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이재태, 이하 NECA)은 만성 간질환 환자에게 시행되는 간섬유화검사(Liver Fibroscan)의 의료기술재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간은 질환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특히 장기간 바이러스 감염이나 과도한 음주 등으로 간이 서서히 굳어지는 간섬유화는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될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간섬유화는 F0(정상)부터 F4(간경변증)까지 총 5단계로 분류되며, 숫자가 커질수록 간 손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섬유화검사는 진동자와 초음파 변환기로 이뤄진 장치를 간 부위 피부에 대고, 진동을 가하면서 간의 탄력도를 신속하게 측정해 섬유화 정도를 수치로 제시하는 비침습적 검사다.
NECA에서는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 간섬유화검사의 안전성과 진단정확도를 평가하기 위해 총 64편의 연구(대상자 1만 942명)를 분석했다. 간섬유화 정도에 따라 진단정확도를 확인한 결과, F2 이상(중등도 이상 섬유화)에서는 약 87%, F3 이상(중증 섬유화 이상)에서는 약 89%, F4(간경변증)에서는 약 94%의 정확도를 보였다. 이는 혈액검사(M2BPGi[정밀면역검사], 혈청 간섬유화검사)보다 진단정확도가 우수하며, 영상검사(횡파 탄성 초음파 영상, 자기공명 탄성도 검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가장 심각한 단계인 F4에서는 약 94%의 높은 진단정확도를 보여 만성 간질환의 중증도 판단과 치료 계획 수립에 있어 유용한 기술임을 확인했다.
동 검사는 체외에서 이루어지는 비침습적인 검사로 환자에게 직접적인 위해가 없고 진단 결과의 위음성(가짜 음성)으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낮아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동 검사로 인한 간질환 개선 효과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보건의료평가연구본부 김민정 본부장은“간섬유화검사는 만성 간질환 환자에서 간섬유화 진단 및 간경변 진행 정도를 관찰하는 데 적합하며, 임상적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기술”이라면서도“다만, 일반인 또는 간질환 병력이 없는 경우에는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