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이 환자 회복에 좋고 의료진 업무량 감소에도 효과가 있는 바,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더불어 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려면 한국형 가이드라인을 비롯해 Audit(관리) 프로그램’과 표준화된 다학제 관리 패키지도 중요하며, 시범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명확한 근거와 함께 성과 지표·평가 방안 등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언들도 쏟아졌다.
국민의힘 한지아 국회의원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2024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원탁회의’가 ‘국내 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ERAS) 도입·활성화 방안은?’ 주제로 11월 27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한양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이인규 가톨릭의대 교수는 수술 후 치료 개념이 예전에는 충분한 휴식과 영양 공급을 통해 회복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면 현재는 수술 후 신체적 기능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많은 활동을 통해 회복을 촉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안내했다.
수술 전에 약간 영양 상태를 올림으로써 회복 과정은 똑같지만, 신체적 기능 등이 나빠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전통적인 수술 후 영양 치료라면 최근에는 수술 전에 신체적 기능을 예상되는 떨어지는 것 이상으로 올려놓고, 그 이후에 떨어지는 거를 최소화 및 회복·증진시키는 것이 ‘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ERAS)’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많은 병원들이 ERAS를 하길 원하지만, 대부분은 시스템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연구 목적에서 일부 환자에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는 ERAS를 적절히 시행하려면 시스템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순응도 체크와 Audit(관리)가 필수적이지만, 순응도 체크와 Audit(관리)에는 많은 노력·시간·인력·노하우 등이 필요해 실제로 ERAS을 이행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이 교수는 “ERAS는 예전의 치료 방식과는 좀 많이 다르기 때문에 난이도가 상당히 높고, ERAS 대한 지식을 외과 의사를 비롯해 마취과의사, 재활의학 의사, 영양사, 약사, 간호사, 운동처방사 등 모든 직종의 사람들에게 다 가르치는 등 병원 시스템적으로 접근을 해야 된다”고 전했다.
특히 “환자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요즘 환자들은 지시·안내하더라도 따라하지 않아 반복적으로 환자에게 설명하고 유도해야만 환자가 따라한다”고 설명하면서 “환자를 유도하기까지 많은 설명·과정이 필요해 의료진 등이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의 많은 선생님들이 아직도 ERAS가 기존보다 시기를 단축해 빨리 먹고 운동시켜 퇴원시키는 정도의 단편적인 지식을 갖고 접근을 하는 선생님들이 아직도 많다”면서 인식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ERAS를 시행하면 수술 후 염증·스트레스 반응을 줄일 수 있으며, ▲조기 퇴원 ▲의료비 감소 ▲조기 일상 복귀 ▲보호자 필요 없는 치료 ▲의료질 관리 등의 장점이 있음을 강조하며, 정부의 시범사업 및 수가화 등 적극적인 지원을 통한 병원 전체의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도중 서울의대 교수는 한국형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ERAS® Society’ 국제학회에서 만든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해당 가이드라인은 외국의 실정에 적합한 부분이 게 많아 국내 보험체계와 국내 실정에 맞는 가이드라인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ERAS 요소를 선택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표준화된 ERAS 접근방식이 만들어지면 각 의료기관에서 얼마나 잘 도입해서 운영할 수 있는지 관리·지원하는 역할이 필요한 바, 다학제 팀을 구성해 ERAS를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udit(관리) 프로그램’과 표준화된 다학제 관리 패키지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박 교수는 “전공의·간호사·담당 의사가 바뀌면 인적 오류가 발생할 수 있으며, 그렇게되면 순응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Audit(관리) 시스템을 통해 모니터링 등을 실시하면 관계자가 바뀌더라도 ERAS 절차가 잘 지켜질 수 있도록 강제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환자 중심 시스템으로 패러다임을 전환돼야 한다면서 표준화된 다학제 관리 패키지를 통해 의사결정 과정 개선과 의료기관별 술기 관리의 차이를 줄여야만 표준화된 치료를 통해 재원 일수 감축과 의료비용 감축 등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인환 경희대 의과대학 교수는 “건강보험 시범사업의 경우, ▲사업의 필요성과 시급성 ▲건강보험 재정 지원의 타당성 ▲사업 운영의 적절성 및 효율성에 따라서 추진 여부를 심의한도록 되어 있다”면서 “효율성이나 비용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데이터를 좀 더 모으는 것이 논의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다학제 팀의 접근, 환자 교육, 추가적인 술기 등으로 인해 추가 비용이 소요되는 것이 있다면 얼마나 추가적으로 비용이 소모되는지에 대한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만약 ERAS 프로그램을 시행해서 실제로 업무량이 감소된다면 해당 프로그램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 기술인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측정해 프로그램 수행과 교육 등으로 인해서 추가되는 비용 대비 업무량이 얼마나 감소하는지 대해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오 교수는 “시범사업을 하게 되더라도 본 사업으로 이어질지는 추가적인 고려 사항을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시범 사업의 명확한 목표와 실제로 시범사업이 실시돼 의료 환경에서 작동 시 의료체계 내에서 ERAS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어떤 가치를 선보일 수 있는지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성과 지표와 평가 방안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배홍철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사무관은 ERAS와 관련해 “별도로 표준화된 특정 행위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별도로 수가가 만들어지지 않았고, 사실상 건강보험 수가 체계에서는 진찰료와 수술료 그리고 재활용 정도만 지금 청구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중증 희귀난치질환자에 대해서는 다학제적인 진료 접근을 위해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심층 진찰 시범사업을 하고 있고, 회복기 의료기관(재활병원) 중심으로 시행 중인 재활 치료도 급성기 환자가 받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시범사업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안내했다.
특히, 시범사업에 필요한 성과 목표나 평가 지표와 같은 것들은 보건복지부나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서 만들기는 사실 어려운 상황이기에 오히려 학회에서 만드는 것이 더 현장에 맞는 지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배 사무관은 “시범 사업이 본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특정 대상자들을 통해서 시범 사업에 적용한 이후 효과가 있어야만 시범사업이 확대되거나 본 사업 전환으로 갈 수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대상자들에게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에 대해 나온다면 정부도 건강보험 지원 방안 등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