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뇌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동맥내 재개통 치료 직후 지나친 혈압 조절 오히려 예후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이 ‘급성 뇌경색 환자에서 동맥내 재개통술 후 혈압 관리 전략 간 비교’에 대한 임상적 가치평가 결과를 발표했다고 11월 22일 밝혔다.
최근 급성 뇌경색 재개통 치료의 하나인 동맥내 혈전제거술의 임상적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동맥내 혈전제거술 후 뇌출혈 발생이나 뇌경색 진행 등 여러 혈관 사건들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시기인 처음 24시간 동안 혈압 조절 목표에 대한 논란이 존재했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에는 동맥내 혈전제거술 후 24시간 동안 혈압을 180/105 mmHg 이하로 낮추도록 권고하고는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만한 높은 수준의 전향적 비교임상연구가 수행된 바 없으며, 관련 후향연구에서 상이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었다.
이에 PACEN에서는 급성 뇌경색 환자에서 동맥내 재개통 치료 성공 직후 혈압조절 치료 전략 간 비교를 통해 환자에게 최적의 보건의료성과를 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연세대학교 남효석 교수 연구팀에 의해 수행된 OPTIMAL-BP 연구를 지원했다.
PACEN 지원 OPTIMAL-BP 연구는 2020년 6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전국 19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무작위배정 비교 임상연구다.
연구 결과, 급성 뇌경색 환자에서 동맥내 재개통술 후 첫 24시간 동안 수축기혈압을 140 mmHg 미만으로 더 낮게 조절한 군(적극적 혈압관리군)에서 140-180 mmHg으로 조절한 군(표준적 혈압관리군)에 비해 환자의 기능적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3개월 시점의 기능적 회복 정도로, 수정랭킨척도(mRS) 0-2점인 환자 비율은 ▲적극적 혈압관리군 39.4%(61/155명) ▲표준적 혈압관리군 54.4%(80/147명)로 표준적 혈압관리군에 비해 적극적 혈압관리군에서 시술 후 3개월 시점의 기능적 독립성을 획득한 환자의 비율이 유의하게 적었다.
시술 후 36시간 이내 증상성 뇌출혈은 동맥내 혈전제거술 후 첫 24시간 동안 적극적 혈압관리군에서 9.0%(14/155명), 표준적 혈압관리군에서 8.1%(12/149) 발생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3개월 이내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은 적극적 혈압관리군에서 7.7%(12/155명) 발생했고, 표준적 혈압관리군에서 5.4%(8/147명) 발생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36시간 이내 악성 뇌부종 발생률은 적극적 혈압관리군 7.7%(12/155명)과 표준적 혈압관리군 1.3%(2/149명)로, 표준적 혈압관리군에 비해 적극적 혈압관리군에서 악성 뇌부종이 더 많이 발생했다.
3개월 시점의 삶의 질(EQ-5D-3L 점수)는 per-protocl 분석 결과, 표준적 혈압관리군에 비해 적극적 혈압관리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다.
해당 연구결과는 급성 뇌경색 환자에서 동맥내 재개통 후 24시간 동안 수축기혈압을 180 mmHg 미만으로 유지하되, 140 mmHg 미만으로 지나치게 조절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구체적 내용을 향후 가이드라인에 반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임상현장에서 근거에 기반한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연구주제는 연구를 통해 직접적 이익을 얻는 특정 주체가 없어 연구수행이 취약한 분야 중 하나다.
이번 연구는 공익적 임상연구 지원을 통해 국민 건강에 실질적 이득(치료효과 향상, 삶의 질 개선 등)을 가져올 수 있음을 확인한 우수 연구 사례로, 세계 최고 권위 의학 저널인 미국의학회지 JAMA에 게재돼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PACEN 허대석 사업단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임상현장에서 치료 전략을 선택하는데 있어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으며, 국내 환자들의 임상시험에 대한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는 우수사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