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7일) 오후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계획 등이 담긴 ‘코로나19 예방접종 4분기 시행계획’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국내외에서 실시된 백신 임상시험 및 접종사례에서 예방효과나 이상반응 등이 성인과 별 차이 없고, 세계 각국에서 12세 이상 청소년들에게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접종이 더 이롭겠다는 게 소아감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4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대한백신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소아감염 전문가들은 12~17세 소아청소년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에 대해 설명했다.
충남대병원 조은영 교수는 “최근 국내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보면 20세 미만에서 약 3만 7000명 발생했고 이 중 0~9세가 5.3%, 10~19세가 8.9% 정도를 차지했다. 현재까지 19세 미만 사망자는 없고 다른 연령대에 비해 위중증 비율이 낮긴 하지만 10대 위중증 환자가 발생한 상황으로, 소아청소년에서의 질병부담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소아청소년에서 백신 접종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최근 여러 차례 유행이 반복되면서 전체 확진자가 늘고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0~9세, 10~19세 확진자 발생도 무시할 수 없으며, 점차 그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라면서 “코로나19 판데믹 시작 이후 소아 환자는 2.6%로 적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비율이 증가해 최근에는 28.6%에 이르는 등 성인과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유행상황이 달라짐에 따라 소아청소년 감염 발생 비율이 커질 수 있다. 실제 유럽에서는 노인층의 발생 비율이 줄고 소아청소년 포함 젊은 성인층의 발생 비율이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반적으로 환자 발생이 늘어난다면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소아청소년이 코로나19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질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위중증 발생 가능성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는 게 조 교수의 분석이다.
이어 조 교수는 국내외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뤄진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결과와 실제 접종 결과를 설명했다.
현재 화이자 백신은 12~15세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완료된 상태고, 더 어린 연령에 대한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 결과, 2차 접종 후 1개월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360명을 대상으로 중화항체 역가를 평가한 결과 12~15세 160명의 중화항체 역가가 16~25세 170명과 비교했을 때 GMT 평균비가 1.76으로 평가 기준에 적합했다. 2차 접종 후 7일까지 코로나19로 확진된 사람은 백신군 1005명 중 0명, 위약군 878명 중 16명 발생해서 100%의 효능을 보였다.
현재 6개월~2세 10㎍, 2세~5세 20㎍, 5세~11세에게 성인과 같은 용량인 30㎍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주에 발표된 일부 결과에 따르면, 5~11세와 16~25세를 비교했을 때 이상반응도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의 안전성은 12~15세까지 16세 이상과 전반적으로 유사한 양상을 보여서 양호한 결과를 보였다. 백신과 연관성이 인정된 특이 이상반응은 없었고, 12~15세에서 발생한 이상 사례들은 16세 이상과 유사했으며, 국소 이상사례 중 주사부위 통증이 79~86%로 흔하게 나타났다. 전신 이상반응은 피로 60~66%, 두통 55~65%로 나타났으나, 대부분 경증에서 중간 수준이었고, 백신 접종 후 며칠 이내에 증상이 소실됐다.
모더나 백신의 경우 2차 접종 후 1개월 시점에 중화항체 역가를 평가한 결과 12~17세 340명과 18~25세 296명과 중화항체 역가를 비교했을 때 GMT 평균비 1.08로 평가기준을 만족했다. 효능평가 결과는 2차 접종 후 14일까지 증상이 있으면서 PCR 검사로 코로나19로 확진된 사람은 백신군 2039명 중 0명, 위약군 1042명 중 4명이 발생해서 화이자와 마찬가지로 100%의 효과를 보였다. 현재 6개월~12세까지의 2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안전성 평가에서도 역시 특이 이상반응 사례는 없었으며, 국소 이상사례 중 주사부위 통증이 92~93%로 가장 흔했고, 전신 이상사례는 두통과 피로가 40~70%로 흔했으나 대부분 경증에서 중간 수준이었다.
실제 소아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진 이스라엘과 미국의 결과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6~18세를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 후 1~3일 째 흉통 등이 발생했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증상이 심하지 않았고, 인공호흡기 치료는 필요하지 않았으며, 최대 6일 입원치료 후 퇴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4~5월 화이자 백신 접종 후 급성심근염이 발생한 소아청소년 사례가 있었다. 접종 후 2~4일째 흉통 등의 증상이 있었고, 5명이 ICU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모두 호전돼 퇴원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7월까지 890만 도즈가 소아청소년에 접종된 상태로 임상시험 결과와 마찬가지로 주사부위 통증, 피로가, 두통 등의 이상반응은 꽤 나타났지만 심근염 등의 중증 이상반응은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다만 일상생활을 방해할 수준의 발생이 4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이 점은 주의가 필요하겠다”고 조언했다.
또 조 교수는 앞으로 국내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게 될 경우 고려할 사항에 대해 이미 접종이 이뤄진 고3 수험생의 경우를 들어 “코로나19 발생이 더 증가한다면 대상 집단의 이익과 접종의 위험비를 잘 계산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국외에서 발생한 이상반응들이 국내에서도 어떤지 잘 관찰해야 하고 현재 현황이 어떤지도 잘 알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아직 이 연령층의 접종 완료 수가 적어서 데이터는 계속 보안돼야겠지만, 16~18세 연령층에서 98%, 19~24세 연령층에서 92.4%의 감염예방 효과를 보인 상태로 국내에서도 이 연령층에 대한 백신 효과가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세계 각국에서 12세 이상 청소년들에게 접종을 시작한 상태로, 계속 도입되는 국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연령층에서의 백신의 효과와 이상반응에 대한 자료가 더 쌓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단순히 소아청소년들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전형적인 증상보다 그 외에 문제들이 더 많아졌다는 지적과 함께, 고3 수험생들의 이상반응 신고율이 높지만 그만큼 중증사례는 높지 않다며 안전한 사회활동을 위해서라면 백신 접종이 이롭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선희 교수는 “청소년들은 학교 외 활동도 많고 활동량이 많을수록 전파가 많이 된다는 것은 예전부터 있어왔다”면서 “그렇게 때문에 안전하게 모든 사회활동을 하기를 원한다면 백신을 맞는 게 맞다”고 조심스럽게 접종을 권고했다.
특히 신 교수는 “단순히 코로나19로 인한 전형적인 증상보다 그 외의 문제들이 많아졌다. 여러 생활패턴이 변하면서 오히려 가족간의 유대관계가 깨지기도 하고, 학교를 안 가게 되다 보니 스스로를 조절하는 것이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 같다”면서 “가장 문제는 난독증 환자와 소아비만 환자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소아를 보는 선생님들이 심각하다고 느낄 정도다. 이것 또한 백신이 필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27일 오후 임신부·소아청소년 예방접종 계획 및 추가접종 계획, 미접종자 접종 계획 등이 담긴 코로나19 예방접종 4분기 시행계획이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