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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의협 “교육부 발표는 말장난, 총장이 건의해야 3058명”

먼저 1년이 넘도록 의료환경이 정상화되지 못해서 고통을 겪고 계시는 환자들과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주 금요일 교육부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3058명으로 하겠다는 요지의 발표를 했습니다. 마치 2천명 증원을 원점으로 돌려놓는 것처럼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입학정원을 줄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총장의 건의를 받아서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하는 것이지 정원은 5058명이라고 단정했습니다. 그 3058명도 조건부라고 했습니다. 정부의 말장난에 국민도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결국 정부는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계속해서 의대정원 증원 정책이 잘못 추진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는 의대정원 2천명 증원을 발표한 이후 1년이 지나는 동안 의료현장의 붕괴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환자를 살리는 일에 그나마 사명감으로 자리를 지키던 의사들은 자리를 떠나고 있습니다. 

지역의료의 심각한 붕괴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렇게 많은 상처가 생겼는데도 정부는 정책 추진 실패에 대한 사과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정부가 좋은 의도로 만들고 추진하는 정책이라고 해도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과하고 다시 정비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당연하고 옳은 일일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는 1월 김택우 회장 취임 후 단 한 번도 정원에 대한 숫자를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협회는 지속적으로 24, 25학번이 겹쳐서 7500명이 교육을 받아야 하는 현재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요구해 왔습니다. 이는 교육과 수련을 합쳐 최소 10년의 문제입니다. 

의대 교육의 정상화는 좋은 의사를 만들어 내야 하는 대학의 책무이고 사회에 대한 약속입니다. 이를 담보할 수 있어야 2026년의 정원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 왔습니다. 물론 많은 고민과 준비로 의대 학장님들께서 안을 만들어주셨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과연 어떤 답을 내놓고 있습니까? 

학생들은 공부하고 싶어합니다. 전공의들은 수련 받고 싶어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신뢰의 문제입니다.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정부의 대승적 결단과 진솔한 사과가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첩경이 될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는 국민 건강을 위한 많은 정책과제에 대해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의견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의료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정리가 먼저입니다. 대한의사협회는 하루라도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 최고의 시스템으로 국민 건강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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