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화)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의협 비대위 무산…강경 기류 속 ‘단일대오’ 과제로

의협 대의원회, 2월 28일 임시대의원총회 개최


김택우 회장 탄핵안이 반려되고 의대증원 비상대책위원회 설치가 부결되면서 대한의사협회 집행부 체제는 일단 유지됐다. 그러나 의대증원이라는 중대 현안을 둘러싼 의료계 내부의 긴장과 이견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14만 회원의 단일대오 구축이라는 과제가 더욱 무거워졌다는 평가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2월 28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의대증원과 관련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의 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재석대의원 125명 중 찬성 24명, 반대 97명, 기권 4명으로 최종 부결했다. 이날 총회 안건은 ▲의대증원 관련 현안보고 및 향후대책 ▲의대증원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의 건 두 가지였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은 먼저 그간의 대응 과정을 설명했다. 수급추계위원회와 보정심 과정에서 2000명 증원과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모든 수단과 채널을 동원해 대응했고, 불리한 추계 모형 속에서도 의료계에 돌아올 충격을 줄이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고 밝혔다. 

공공의대와 신설의대 인원을 별도의 추가 정원이 아닌 전체증원 총량 안에 포함시키고, 증원인력 전원을 지역의사제로 선발해 공공병원 등 필수의료 영역에 근무하도록 하는 방향을 관철하고자 한 것도 그 일환이었다. 이는 향후 개원가와의 직접적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한 판단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종적인 발표는 회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회원들의 실망과 질책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현 상황에 대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증원안이 발표된 이상 의학교육 현장에 닥칠 파행을 최소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국회 및 정부와의 협의 채널 가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김택우 회장은 이미 지난 2월 26일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실질적 권한을 지닌 ‘의학교육협의체’ 구성에 대해 긍정적인 논의를 진행했고, 곧 가시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보다 앞선 2월 25일에는 복지부의 의정협의체 제안에 대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수용하겠다”고 공식 화답한 만큼, 3월 중 출범을 목표로 구체적 구성과 운영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했다.

또한 김 회장은 의정협의체를 통해 필수의료 및 기피과 적정 보상,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책 법제화, 면허취소법 등 제도 개선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공의와 의대생을 위해 군의관·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더블링에 따른 부실교육 방지대책 마련, 본과 3학년 국시문제 해결, 전공의 복귀 시 수련 연속성 보장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관철시키겠다고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서로 다른 의견이 존재하더라도 의료의 미래를 지키려는 마음은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남은 과제를 풀어내기 위해 의료계의 결집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43대 집행부가 흔들림 없이 현안을 해결하고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총회장 안팎의 분위기는 단순한 체제 신임으로 읽히기 어려웠다.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여한 대의원들은 의대증원 정책을 의료붕괴를 초래하는 ‘정치적 폭거’로 규정하며, 필수의료의 근본적 해결책 없이 수련환경 악화를 방치하고 의료전달체계를 훼손하는 조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가 의료계의 경고를 무시하고 증원을 강행한 데 따른 의료시스템의 혼란과 국민 피해에 대해서는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집행부를 향해서는 보다 분명한 투쟁기조를 주문했다. 범대위를 중심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과 추진력을 총동원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14만 회원의 총의를 기반으로 한 단일 대응 ▲명확한 로드맵에 따른 단계적·체계적 대정부 압박 ▲가장 강력한 행동을 포함한 모든 수단의 즉각 검토 등이 기본 원칙으로 제시됐다.

14만 의사회원들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대의원들은 회원들에게 “집행부를 중심으로 철옹성 같은 단일대오를 구축하고, 의료수호 투쟁에 즉각적이고 전면적으로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번 임시대의원총회를 앞두고 최상림 대의원이 23일 ▲김택우 회장, 박명하 부회장 불신임의 건 ▲의대증원 등 의료현안 관련 비대위 구성 ▲회장 불신임 및 비대위 구성 의결 시 비대위 종료까지 모든 의료계선거 연기의 건 등의 내용이 담긴 발의를 시도됐으나 반려된 바 있다.

의료계 선거와 관련한 부분이 ▲정관 및 권한의 한계 초과 ▲절차적 정당성 결여 ▲타 단체 및 선거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대의원회의 판단에서다. 

이번 임시대의원총회는 집행부 교체나 비대위 전환이라는 급격한 체제변화 대신, 현 집행부에 다시 한 번 책임과 역할을 부여하는 쪽으로 정리됐다. 다만 협상과 제도개선을 통한 출구전략에 방점을 찍는 집행부의 기조와 보다 분명하고 강도 높은 투쟁을 요구하는 현장의 정서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의대증원이라는 정책 변화가 이미 현실화된 상황에서 의료계가 대정부 협상력을 유지하면서도 내부결속을 동시에 다질 수 있을지 여부는 향후대응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집행부 체제가 유지됐지만, 14만 회원의 뜻을 하나로 모아 일관된 대응 전략을 만들어내는 일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험대라는 평가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