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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한특위 “산모∙태아 위협하는 한방 난임치료 당장 중단하라”

한특위, 공개토론 제안 “비과학과 미신의 늪에서 벗어나야”

최근 보건복지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은경 장관이 ‘한방 난임치료는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말했음에도, 한의계는 연일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언행들을 쏟아내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연구비 지원으로 한의사들이 실시한 한방 난임 임상연구는 2019년 ‘Medicine’지 논문 심사과정에서 ‘터무니없고(ludicrous) 비과학적이며(This is not science) 임상연구가 아니기 때문(This is not clinical research)’이라는 이유로 탈락했다. 

해당 논문의 리뷰를 담당했던 잭 윌킨슨 영국 맨체스터대 보건과학센터 연구원이 자신의 SNS에 논문의 황당함을 게재하면서 국제 망신까지 당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한방 난임치료는 정 장관과 해외기관이 지적한 비과학성도 문제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안전성, 특히 산모와 태아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과학중심의학연구원, 바른의료연구소 등에서는 이미 아래 사항을 수차례 지적한 바 있다.

우선 한약은 임산부와 태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태아의 기형이나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방난임 사업에 사용하는 한약(조경종옥탕, 계지복령환, 가미소요산, 온경탕, 배란착상방 등)가운데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한약재(목단피, 도인 등)가 들어있음은 이미 밝혀져 있다. 특히 2022년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조경종옥탕 등 난임치료에 많이 활용되는 3종의 처방이 심장독성을 나타낸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는 물론 홍콩중문대 등 해외 연구기관에서도 임신 중 한약 복용의 위험성을 지적한 바 있으며, 대만 타이페이의대 연구에서는 난임 여성이 한약 복용 시 체내 납 수치가 높고 임신을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음이 드러난 바 있다. 

게다가 한방난임 사업의 유산율은 인공수정에 비해 오히려 3배 높으며, 출산 실패율을 최대 8배까지 높인다는 데이터가 있다. 난임 한약은 임신 전부터 임신 후 검사를 통해 인지할 때까지 복용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크다. 

유산 위험을 얼마나 증가시키는지, 태어난 아이의 뇌신경 발달에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는지 최소한의 안전성조차 담보되지 않은 한약을 난임 여성에게 처방하는 것은 윤리적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아울러 한방 난임 사업의 임신 성공률은 심지어 난임 여성의 자연 임신율에도 못 미친다는 결과도 이미 드러났기 때문에, 한방난임치료는 출산에 성공할 가능성을 떨어뜨리기만 할 것이다.

이러함에도 이미 의학적으로 입증된 보조생식술(시험관 아기 등)을 제쳐두고, 한방 치료에 매달리게 하는 것은 난임 부부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을 빼앗고 소중한 임신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다. 

이에 우리는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1. 정부와 지자체는 과학적 근거가 전무하고 위험성만 가득한 한방 난임치료 지원 사업을 즉각 폐기하라.

2. 보건당국은 한방 난임치료에 사용되는 한약재의 독성과 최기형성(기형 유발), 유산 비율 및 태어난 아이들의 건강 상태에 대해 철저히 전수 조사하고 결과를 공개하라.

3. 한의계는 근거 없는 주장과 거짓말을 멈추고, 난임 여성과 태아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비과학적 행위를 중단하고 당장 국민 앞에 사죄하라.

산모의 건강과 아이의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과학적 근거도 없고 심지어 위험하기까지 한 한방 난임 사업에 소중한 국민 세금을 쏟아 붓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대국민 사기극일 뿐이다.

한방 난임치료가 실제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라면, 무작위 대조시험, 객관적 임상지표, 안전성 자료를 토대로 공개된 자리에서 검증받는 것이 마땅하므로 한의계에 공개 토론을 제안한다.

우리는 비과학과 미신의 늪에서 벗어난 ‘난임 치료의 정상화’를 강력히 촉구한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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