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비용추계 및 운영효율화 방안’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연구는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와 장래인구추계를 활용해 2050년까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이하 ‘간호간병’)의 중장기 비용과 재정부담을 추계하고, 주요국 제도 비교를 통해 제도의 운영 효율화 및 재정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수행됐다.
2015년 도입된 간호간병은 환자의 간병 부담 완화와 감염 예방 등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으나, 서비스 이용량이 급증하며 건강보험 재정에 심각한 위협 요인으로 부상했다. 특히 연구진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맞춤형 DB를 통해 전수 분석한 결과, 간호간병 총 입원료 규모는 2015년 3287억원에서 2023년 10조 6847억원으로 불과 8년 만에 약 32.5배(3150% 증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연간 총 입원일수가 111만일에서 2115만일로 약 19배 증가하고, 일당 입원료가 29.5만원에서 50.5만원으로 약 1.7배 상승하는 등 서비스 공급 확대와 수가 인상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2023년 기준 전체 비용 중 보험자부담금(건보공단 부담)만 8조 8053억원에 달해, 향후 제도 확대 정책이 가속화될 경우 재정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는 단순 비용 집계가 아닌 건강보험 재정 영향 총량 관점을 도입해 현실적인 추계 기준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명세서상 간호·간병료(T30)만 합산한 2조 6720억원(’23년)은 미래 위험을 심각하게 과소평가한 것이라 지적하며, “제도 확대 시 공단이 감당할 몫은 유입 환자의 진료비 전체인 만큼, 실질적 재정 부담 총량인 10조 6847억원을 기준으로 미래 건전성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건강보험 진료정보와 2022년 인구총조사 기반 장래인구추계를 이용해 개인별 연간 간호간병 입원일수를 예측하고, 공급·수가 가정을 달리한 여러 시나리오에서 2025~2050년 간호간병 입원료와 보험자부담금을 산출했다. 그 결과 모든 시나리오에서 장기적으로 간호간병 지출이 건강보험 수입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시점은 2038년(최대 시나리오)부터 2046년(최소 시나리오) 사이, 2050년 재정부담 비율은 최대 26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입원일수 증가 요인을 분석한 결과 의학적 필요도가 높은 환자군뿐만 아니라, 저소득층이나 회복기 인프라가 부족한 비수도권 환자가 급성기 병상에 장기 체류하는 이른바 ‘사회적 입원’ 현상이 뚜렷하게 확인되었다. 이는 고비용 급성기 병상이 본연의 치료기능 외에 돌봄 공백까지 떠맡고 있는 비효율적 구조를 시사한다.
미국·독일·일본 제도 비교에서는, 재원기간에 따른 본인부담 조정, 간호 인건비의 별도 보상, 입원기본료와 간호인력·재원일수 연계 등을 통해 급성기 병상의 불필요한 장기입원을 통제하고 간호투자를 유도하는 다양한 장치들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간호간병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① 급성기·회복기·요양·지역사회 돌봄 간 기능 분화 및 연계 강화, ② 중장기 병상 수급계획과 간호간병 병상 총량 관리, ③ 간호투자와 재원일수 관리 성과를 반영하는 수가·본인부담 구조 개선, ④ 재원일수 관리체계 구축, ⑤ 의학적 필요도와 사회적 취약성을 반영한 대상자 선정 기준 고도화, ⑥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 등 재원 다층화 추진 등을 정책 방향으로 제안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현재와 같은 구조로 지속될 경우 건강보험 재정에 큰 부담이 될 것임을 객관적 수치로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간호간병서비스는 환자와 가족의 간병 부담을 덜어주는 중요한 제도인 만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면서 효율적인 의료·돌봄 전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 과제”임을 강조했다.
또한 “이번 연구가 간호간병서비스 관련 지불제도 개선, 병상 기능 재편, 재원 구조 설계 등 향후 정책 논의에 중요한 근거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