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프로포폴 불법 유통 등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형사고발 및 중앙윤리위원회 징계심의를 부의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허위로 수술을 한 것처럼 꾸민 뒤 프로포폴을 대량으로 빼돌려 유통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의사 회원 사건과 관련해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쳐, 6일 중앙윤리위원회에 징계심의를 부의하고, 같은 날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의협은 이번 해당 회원들의 혐의는 의료계에 대한 불신 초래 및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했으며,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의약품의 불법적인 유통에 가담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회원들의 행위에 대해 적극 나서 일벌백계로 대응할 방침임을 천명했다.
그 일환으로 의협 이정근 상근부회장과 전성훈 법제이사가 집행부를 대표해 6일 직접 대검찰청을 찾아 의료법 및 마약류관리법 등 관계 법령 위반을 혐의로 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날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프로포폴을 부도덕하게 사용한 의사들에 대해서 의협이 선제적으로 자율정화한다는 차원에서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고발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 의협에게는 자율징계권이 없어 프로포폴을 부도덕하게 사용한 의사들의 인적사항과 어떠한 죄를 지었는지 등을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보에 한계가 있어 고발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해 고발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특히, 의협은 의료관계법령 위반 및 의사 윤리를 위배해 의료계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한 단호한 대처와 엄중한 처분을 통해, 의료계의 높은 윤리 의식과 자율적 면허 관리 역량을 공인받고, 전체 회원의 명예를 지켜나가는 것이 의료인 단체로서 회원들의 전문직업성 향상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의협은 중앙윤리위원회의 실효적인 징계를 위한 사실관계 등의 파악을 위해 서울경찰청, 경기북부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을 대상으로 5일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해당 회원들의 비위사실 등의 정보를 요청하는 한편, 해당 회원들을 상대로 의료법에 의거해 구성‧운영 중인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징계심의를 부의한 상태다.
더불어 의협은 현행 의료법령상 의료인 단체의 자율정화를 위한 실효적 수단에 관한 법령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혐의가 의심되는 개인의 특정부터가 어려운 현실적 한계가 명백하므로 국회와 정부가 적극 나서 의료인 단체에 자율징계권이 부여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법제 개선을 촉구했다.
전성훈 법제이사는 “변호사의 경우 일정 정도 수준의 조사권이 법으로 규정돼 있어 상당 수준의 자율 정화가 가능한 반면, 의사단체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기초적인 절차들이 보장되어 있지 않아 사실상 의사들로서는 발을 묶어놓고 싸우라는 것과 비슷하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제 회원을 징계해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고자 하는 우리 의협의 입장은 어느 때보다 강한 상황이지만, 그에 상응하는 절차가 준비돼 있지 않은 것에 아쉽다”라면서 아쉬움을 내비치면서 “여러 가지 부분들이 개선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건강과 보건의료 확립을 위해 의협이 더욱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일부 회원의 불법적‧비윤리적 행위로 인해 절대 다수의 선량한 회원의 명예가 함께 훼손되고, 이로 인해 의사 면허권에 대한 왜곡된 사회 인식이 조장돼 결과적으로 부당한 입법 압력이 거세어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고자, 비윤리적 회원들에 대한 자율정화활동을 강화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