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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지역암센터 역량 향상이 국립암센터 역할과 의무”

20주년 국립암센터에 암 분야 전문가들 조언 쏟아져
임석아 소장 “국립암센터, 효율적인 국가 암빅데이터 교도부 역할 돼야”


부모가 갓 성년이 된 자식에게 삶에 대한 지식을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올해 스무 살 된 국립암센터에 암 분야 전문가들이 아낌없는 조언과 발전방향들을 쏟아냈다.

국립암센터(원장 서홍관)와 대한암학회(회장 김우호, 이사장 양한광)는 21일 공동으로 국립암센터 국가암예방검진동 국제회의장에서 ‘국가 암 정복의 성과와 미래’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 이 날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국립암센터 개원 20주년을 기념해 그간의 국가 암 관리 사업에 대한 업적을 공유하고, 우리나라 암 정복의 청사진을 세우기 위해 마련됐다.

첫 번째 세션 발표자로 나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성주헌 교수는 암 전주기에 걸친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함께 이 데이터를 통합해 잘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성 교수는 “암빅데이터 구축을 위해 지금까지와 다르게 개인의 여러 정보가 노출되고 서로 교환돼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참여자 혹은 대상자의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동반자 혹은 파트너쉽 개념으로 바뀌어야 하고, 이를 위해 일차의료를 기반으로 한 참여방식이 중요하다”면서 “또한 기존에 국가기관이 직접 필요한 데이터 솔루션을 만들고 업데이트해나가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표준을 공유하고 질 관리를 해나가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많은 양의 데이터를 축적한 건강보험공단이나 통계청 말고도, 환경부나 노동부도 사업장 등을 통해 축적한 발암원에 대한 중요한 데이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잘 활용한다면 중요한 암빅데이터가 될 것이라는 게 성 교수의 생각으로, 그는 “현재 근거 기반의 암 관리 사업이 데이터 기반의 암 관리 사업으로 전환될 수 있는 시점이고, 여러 기술적인 요인과 인프라가 이미 갖춰졌기 때문에 충분히 고려해볼만 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칠곡경북대병원 권태균 병원장은 지역암센터의 운영 어려움 사례를 들며 국립암센터 못지않게 지역암센터도 발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병원장은 “지역암센터들의 의료시설이 낙후돼 있어서 첨단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또 그동안 새로운 사업들을 많이 진행하면서 호응도 좋았지만, 이전 사업들의 효능이나 노력 대비 효율성 측면에서 기존 사업들을 답습만 하려해 발전이 없다”고 꼬집었다.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최은경 교수는 글로벌 트랜드에 발맞춰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 등 항암신약 개발에 국립암센터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교수는 “항암신약개발사업단이 새로운 예타(예비타당성조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아는데,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와 플랫폼 등을 바탕으로 향후 연구소가 중심이 되어 연구결과물을 실질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그동안의 연구데이터를 공개한다면 국가 암연구 수준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정승용 병원장은 국립암센터 내 각 센터별 다학제 협진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을 강조했다.

정 병원장은 “각 센터별 다학제 협진체계와 하나의 암종을 넘어선 치료법들이 새롭게 대두될 전망”이라며 “센터 내 자체 임상연구 역량 함양도 중요하지만, 연구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암센터를 전체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국립암센터의 역할과 의무로써, 지역암센터와 국립암센터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다기관 연구를 통해 이 둘의 진정한 가치를 나타내는 연구성과가 도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세대학교 언더우드 김성훈 특임교수는 암 정복을 위해 암에 걸리기 전에 미리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항암제 개발에 앞서 새로운 기전의 암 발생을 연구하는 신(新) 기전 타겟 연구가 선행된 것처, 국립암센터도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신 기전 타겟들을 도출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는 임상시험 연구자 육성을 위한 국가적인 지원 마련 필요성을 제시했다.

안 교수는 “임상시험에는 환자와 연구자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국가적인 지원과 함께 국립암센터가 주도해서 연구자들이 임상시험에 필요한 펀드를 마련하는데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서울대학교 임석아 암연구소장 역시 “국가 연구비 중장기 정책을 마련하고, 일회성 지원보다는 장기적인 지원을 통해 연구자들이 임상연구를 시행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며 “국립암센터는 효율적인 국가 암빅데이터 교도부 역할을 하고, 전문가 의견 개진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정부도 국립암센터 및 지역암센터 역량 강화와 더불어 국가 암빅데이터 구축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한상균 질병정책과장은 “복지부는 국가 암빅데이터를 구축해서 이를 공개해 암연구자들의 연구에 활용될 수 있도록 일조하려 한다”며 “또 적극적인 암 예방을 통해 암 발생률을 줄이고, 새로운 검진법 도입을 통한 암 발생 고위험군에 대한 암검진을 조기 개입하며, 희귀난치암에 대한 치료부담 완화 및 항암제 급여화, 암환자와 암생존자들이 양질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암센터의 역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립암센터는 건물 노후화 등으로 인해 본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인실 및 낮병동 확대, 암환자 감염시설 및 응급의료시설 개선,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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