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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아암 양성자 치료, 접근성 ‘최고’…앞으로 더 발전하려면?

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김주영 방사선종양학과 임상교수

국립암센터가 양성자 치료를 시작한 지 어느덧 18년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양성자 치료의 범위와 기술 등에 주력했다면 지금은 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환자들을 위해 ‘소아청소년 쉼터’를 조성하는 등 환자와 가족의 어려움을 보살피는 방향으로도 나아가고 있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과 국립암센터의 양성자 치료 도입·발전에 기여한 김주영 방사선종양학과 임상교수를 만나 현재 우리나라 또는 국립암센터의 ‘소아암 양성자 치료’ 수준은 어떠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해외에서 우리가 참고할 만한 제도 등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선진국 대비 우리나라의 ‘소아암 양성자 치료’ 수준은 어떠한가요?

A. [김주영 교수] 먼저 국내에 입자 방사선 치료가 도입된 것은 지난 2007년에 우리 국립암센터가 처음입니다. 

처음 들어오는 기계였기 때문에 기술자 구하기가 힘들어서 외국의 기술자에게 100% 의존했어야 했으며, 기계가 멈추는 경우도 많았었다면 지금은 양성자 치료기를 사용할 수 없는 ‘다운타임’이 거의 없습니다. 

그 정도로 이제는 2007년부터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가진 기술팀과 전문가 집단을 보유하고 있고, 양성자치료 관련 여러 기술특허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의학 물리 아카데미를 통해 입자치료의 기술과 인력을 우리나라 전역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양성자 치료의 기술적인 면에서는 세계 어느 국가와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는 기술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서홍관 원장]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주도로 2011년 4월부터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시작됐고, 2015년부터는 18세 이상으로 건강보험이 확장됐으며, 18세 미만 뇌종양·두경부암에서 소아암 전체, 성인 뇌종양·췌장암·식도암까지 적용 범위를 넓혔습니다. 

다만, 전립선암은 아직도 보험 혜택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 전립선암이 제외된 것은 아마도 건강보험 재정의 부담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건강보험 적용 전에는 환자 치료비가 1500~2000만원까지 들었다면,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된 이후에는 200~300만원(연 25회 기준) 수준으로 대폭 줄어 접근성 측면에서는 선두권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현재 국립암센터에서 양성자 치료를 받는 소아암 환자들의 수는 몇 명이고, 더 늘릴 계획은 없으신가요?

A. [김주영 교수] 1년에 50~60명 정도 소아암 환자 양성자 치료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연간 양성자 치료 환자 중 15%에 해당하는 비율로, 나머지는 성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양성자 치료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 양성자 치료를 받는 소아암 환자의 수는 필요시 더 늘릴 수는 있는 상황이지만 소아암환자는 성인환자와는 달리 몇 가지 제한점이 있습니다. 

제한점 중의 하나로는 10세 이하의 소아암 환자들의 많은 부분은 양성자치료를 위하여 마취를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보호자와 떨어지면 울고 불안해 하기 떄문에 양성자치료실에서 보호자가 있는 상태에서 마취를 하고치료를 시행한 뒤, 다시 회복실로 옮겨서 보호자와 마취과 의사가 곁에 붙어서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소아암 환자를 치료하는 데 성인환자보다 2-3배 더 긴 시간을 소요하게 만듭니다. 

또한, 마취과의 인력과 시간 또한 하루에 일정 시간만 소아암 환자의 양성자치료에 사용될 수 있기에 소아환자의 치료시간은 하루에 얼만큼으로 제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전체 기계의 사용과 시설의 운용 측면에서 마취가 필요한 소아암 환자들의 치료는 어느 정도는 제한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요즘과 같은 의료상황에서는 한층 더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희망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오는 2027년에 독립형 양성자 치료기기 1대가 추가로 국립암센터에 도입될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국립암센터가 이미 주문을 해서 현재 벨기에에서 제작 중이며, 양성자 치료기가 1기가 더 추가돼 총 2기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면 환자 수용력도 2배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소아암 양성자 치료 관련해 앞으로 우리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서홍관 원장] 우선 우리나라는 의사가 권유해 주지 않으면 개인이 알아서 찾아가야 하는 제한점이 있으므로 병원 간 전달체계 개선이 필요합니다.

또한, 양성자 치료를 받기 위해 원거리에서 방문하는 환자와 가족에게 요구되는 여행경비와 숙박비, 간병에 소요되는 의료비용을 모두 개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지방의 환자는 더 큰 부담을 안게 됩니다.

지역적인 문제로 가족이 6~7주간 서로 떨어져 있어야 하므로 남은 형제들이 부모의 돌봄을 잘 받지 못하거나, 정신적 어려움까지 간혹 발생하는데, 이러한 지역 간 격차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지원방안이 필요합니다.

[김주영 교수] 외국에서는 소아암 전문가 사이의 네트워크가 우리나라보다 발달돼 있는데, 이 부분도 참고해서 양성자 치료가 필요한 소아암 환자들이 적시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합니다.

소아암을 치료하는 다학제 의사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져 잦은 토의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도움이 될 것입니다.

좀 더 큰 시각으로 보면 미국·캐나다·유럽 등은 소아암과 같은 희귀질환의 경우 대규모의 연구자들이 모여 많은 수의 환자를 등재해 연구하고 그 결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치료방법을 향상시켜나가는 단체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에는 ‘COG(Children’s Oncology Group)’라는 그룹이 있고, 유럽에는 ‘SIOP(Society of International Paediatric Oncology)’이라는 그룹이 있으며, 프랑스와 영국도 나름대로의 커다란 스터디 그룹이 형성돼 있습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과 우리나라는 이러한 기반이 약한 상황으로, 이러한 기반 육성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Q. 외국에서 양성자 치료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제도 중 도입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제도 등이 있을까요?

A. [김주영 교수] 양성자 치료를 받을 때 필요한 환자와 가족들의 심리적 지지프로그램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낯선 병원에서 치료받으면서 생길 수 있는 정신적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정확한 양성자 치료를 위해 치료 중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10세 미만의 아이들은 마취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관련해 선진국에서는 놀이 치료사나 병원아동생활전문가(Child life specialist)와 같은 직종이 있어 이들의 역할로 이런 환아와 가족들을 돌보고 양성자치료시 가능한 한 마취가 필요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외국에서는 그런 사람들이 와서 아이들이랑 놀아주고 방사선 치료에 친밀하게 해주면서 방사선 치료를 무서워하지 않게 만들어서 아이들을 마취하지 않고도 치료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마취를 하지 않은 채로 치료할 수 있게 되면 병원 측면에서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같은 시간 내에 치료할 수 있으며, 환자 측면에서는 아이들이 마취 때문에 금식하거나 학교 등에 못 가는 일이 없어지고 입원을 해야 할 필요가 없어져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더불어 놀이 치료사 등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방사선 치료에서만 활동하는 직종이 아니라 소아를 대상으로 다양한 치료 분야에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방사선 치료를 비롯해 항암제 주사나 골수 검사 등 아이들이 보기에는 무서운 검사·치료에 대해 안심시키고, 달래가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놀이 치료사 등의 도입이 검토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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