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려는 고혈압치료제의 목록 정비 사업에 대해 일선 의료진들의 반발이 심해지고 있다.
5일 심평원 주최로 서울대 김진현 교수가 고혈압치료제 목록정비를 위한 임상효과와 이상반응 평가 결과 발표에서 제약사들과 의사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서울대 김진현 교수는 “연구결과 어떤 문헌에도 고혈압 약제간 효과 차이가 있다는 근거가 없다. 또 오리지널약과 제네릭약은 법적으로 효과가 동등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각 대학병원 교수들과 관련 학회의 반대 의견이 줄을 이었다.
경희대 심장내과 A교수는 “전국 어느 의사들에게 물어봐도 고혈압 약제간 효과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계열간 차이는 분명 존재하며 이뇨제는 가격면에서 저렴하지만 결코 좋은약이라고 말할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양대 심장내과 B교수도 “계열별, 계열간 차이가 없는데 기등재 목록 정비는 어떡하자는 거냐, 연구 취지에 상충되는것 아니냐”며 “목록정비 평가에 보다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병원협회측은 “의료는 상품이 아니다. 환자 개개인에 맞춰 치료방법과 약제의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며 “문헌만을 기준으로 약제간 효과 차이가 없다고 결론짓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라고 우려했다.
고혈압학회에서도 “고혈압약제의 기전은 분명 다르다. 결국 이번 연구결과는 약제간 효과 차이가 없으니 비싼약은 자르자는 것 아니냐”고 의도를 꼬집었다.
이어 “새로 개발되는 신약에 대한 혁신성은 분명 인정해줘야한다”며 “계열간 효과 비교 분석 자체가 어불성설이다”라고 강조했다.
대다수 오리지널 품목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고혈압치료제 개발에 힘써온 연구 노력과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 외국에서도 고혈압 기등재 평가 연구 결과를 시행했지만 실제로 가격 인하를 한 사례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같은 지적에 연구책임자로 나선 김진현 교수는 “약제간 효과 차이가 분명 있다고 주장하지만 문헌이나 임상적 근거가 없지 않은가”라며 “신약에 대한 시간적 비용적 노력을 무조건 인정해달라는것은 무리다. 단순히 투자했다고 해서 100% 보상해줘야 할 필요는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관련 업계와 학계에서는 이번 목록 정비 사업이 대부분 고혈압 약제들을 보험 등재에서 제외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판단, 추후 진행되는 이의 신청 기간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