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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노보노디스크, 약가 협상서 환자는 있었나?

공단, 입장차로 협상 결렬…보호자 “죽으란 거냐?”

건보공단과 노보노디스크는 8일, 혈우병 치료제인 ‘노보세븐’에 대한 약가협상을 가졌지만 결국 결렬됐다.

그러나 환자를 볼모로 건보공단과 벼랑 끝 약가협상을 벌였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과 노보노디스크는 혈우병 치료제인 ‘노보세븐’에 대한 약가협상을 8일 오후 4시부터 밤 9시까지 벌였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건보공단 협상 관계자는 협상이 끝난 직후 “가격에서 이견이 있어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협상이 끝난 직후 건강보험공단 보험급여실 이성수 실장은 지난주 금요일(5일)부터 공단에서 대기했던 환자들을 마주했다.

이성수 실장을 마주한 혈우병 환자 단체 관계자는 “생명은 살리고 봐야 되는 것 아닌가? 응급환자에 대한 해결을 8일까지 부탁까지 했다. 그럼 응급환자가 죽으면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어 “차라리 고통 받고 죽는 것보다 그냥 죽는 것이 낫다. 공단이 협상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과가 중요한 것”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보험급여실 이성수 실장은 “여러분들의 마음을 충분이 이해하고 있다. 다만, 노력을 많이 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면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겠지만 공단의 입장을 생각해 줬으면 한다. 저의 자리에 와서 근무를 하면 처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생명을 단순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협상 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또 “노보노디스크와 입장차이가 있어 결렬됐다. 아직 협상이 끝난 것이 아니고 약제급여조정위원회가 남아있다. 환우의 생명을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협상을 했다. 합의되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성수 실장의 이야기를 들은 환우 회와 환자 그리고 보호자들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모습을 보였다.

환우회 관계자는 “노보세븐만 맞아야하는 환자에 대해서 공단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번 사태는 복지부와 건보공단 그리고 노보노디스크 등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면서 “국가가 국민의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고 본다. 응급환자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며 공단의 답변을 요구하며 절규했다.

또한 환우회는 “7인자 유전자재조합제제 노보세븐은 7인자 결핍환우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치료제”라며 “복합제제 훼이바(박스터사 제조)로 치료가 되는 항체환우라 해도 수술 및 심각한 출혈에는 훼이바로 치료되지 않는 경우를 피할 수 없어 노보세븐 공급 중단은 모든 항체환우에게 큰 위험이라 할 수 있다”며 응급환자만이라도 살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줄 것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공단의 약가협상 결렬보다 노보노디스크가 환자를 빌미로 협상에 나섰다는 비난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보노디스크의 기본 3원칙 중 제1원칙에 따르면 “우리는 목표를 높게 설정하고 사회 복지, 인간 존엄성, 안전성에 대한 기준 등을 일상 업무에 포함시킴으로써 사회 복지 업무 수행을 증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를 최우선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노보노디스크의 이번 혈우병 치료제 ‘노보세븐’에 대한 약가협상에서는 회사의 제1원칙인 “인간 존엄성”은 사라졌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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