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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보건의료노조 "정신질환자 살인, 땜질식 해법은 그만!"

지역사회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야만 탈원화 정책 가능

정신질환자에 의한 살인 사건이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사회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피의자 대부분은 지역사회에서 방치된 중증 정신질환자로, 범행 이전 입원 · 외래 치료가 장기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은 25일 '정신건강문제 땜질식 해법 말고 국가가 주도하여 정신보건의료체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해 부실한 국내 정신보건의료 시스템의 경각심을 제고했다. 

국내 정신질환자는 527만여 명으로, 이 중 1%인 52만여 명은 중증 정신질환자에 해당한다. 그러나 정신과 진료받은 사람은 전체 정신질환자의 57.6%인 303만여 명에 불과하다. 

2016년 기준 OECD 회원국의 인구 1천 명당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수는 독일은 0.27명인 반면, 한국은 0.07명에 불과하다. 인구 10만 명당 정신건강전문인력 수도 유럽은 50.7명이나 되지만, 한국은 16.2명에 그친다. 

특히 전국 243개 정신건강센터에서는 2,524명에 불과한 인원이 6만 1,220명의 관리대상 등록 환자를 챙겨야 한다. 정신질환 고위험군을 관리하는 시군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전문인력은 아예 없거나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1곳당 평균 직원 수는 9.7명으로 나타났다. 즉, 사례관리 요원 1명이 약 60∼100명의 등록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러한 상황인데도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 사례관리요원의 고용 및 근로조건은 갈수록 악화돼 높은 이직률로 인력 수급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년도 보건복지부 전체 예산은 72조 5,148억 원으로 편성됐다. 이 중 보건예산은 11조 1,499억 원, 정신보건예산은 1,713억 원으로 보건 예산 대비 1.5%에 불과하다. 

보건의료노조는 "OECD 주요 국가별 보건예산에서 차지하는 정신보건예산이 평균 5.05%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3분의 1 수준으로 꼴찌다. 이 정도 예산으로 국민의 정신건강 정책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며, "가장 중요한 정신건강정책은 대부분 민간에 맡겨져 있어 국가 주도의 정신건강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랜 기간 중증 정신질환자는 그 가족이 감당해 왔다. 그러나 현 인구 구조로는 정신질환자 가족의 돌봄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지금부터라도 국가 · 지역사회 중심으로 치료 및 지원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국공립 정신병원이 7.4%에 불과한 점도 지적했다. 

노조는 "탈원화 정책은 지역사회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야만 가능하다."며, "정부는 이번 기회에 인력 · 예산을 늘려 정신보건의료시스템을 새롭게 다시 짜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증정신질환자들의 강력 범죄는 또 다시 발생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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