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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의료기관 안전관리기금 신설하자는 의협, 복지부 "신중한 검토"

권준수 교수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 · 차별이 이번 사건 야기"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해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주장한 '의료기관 안전관리기금' 신설과 관련하여 보건복지부가 신중한 검토를 약속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9일 오전 11시 보건복지위 전체 회의장에서 '강북삼성병원 의사 사망 사건 관련 현안보고'를 개회했다. 이날 회의에는 참고인으로 △서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권준수 교수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신호철 원장 △의협 최대집 회장이 참석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47)가 외래진료 중 조울증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동 병원의 신호철 원장은 "나도 정신과 환자에게 낙인을 찍고 싶지 않다. 이번과 같은 병원 내 폭력 사태는 모든 병원에서 다 일어난다. 원장인 내가 보기에는 응급실 혹은 타 부서에서 폭력 사태가 더 많이 일어난다."며, "우리 병원에는 대피로 · 비상벨 · 보안요원 등이 전부 배치돼 있다. 그러나 이번 일은 워낙 순식간에 벌어졌다. 보안요원 호출이 1분 남짓 걸렸는데 불과 그사이에 벌어져서 대처가 어려웠다. 많은 보안요원 · 시설이 있어도 근본적으로 대처하기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권준수 교수는 "이번 사건은 궁극적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 · 차별 때문에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정신과 환자 대부분은 사회적 불이익 등을 우려하여 병원을 늦게 방문한다. 이 때문에 빨리 치료할 기회를 놓치고 병을 키운다."며, "이번 환자의 경우 어머니조차도 폭력 성향이 있는 아들과 따로 살았다. 그런데 이에 대한 파악도 전혀 안 돼 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 없는 사회 · 제도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다."라고 언급했다.  

의협은 7일 열린 '의료인 폭행 · 사망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 △의료기관안전관리기금 신설 △의료기관 청원경찰 배치 의무화 등을 주장한 바 있다. 

의협 최대집 회장은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은 3만 개소 · 중소병원은 1,500개소가량이 있다. 그러나 이들 병원에는 진료실에 대피공간 · 대피로 · 비상벨 등이 대부분 설치돼 있지 않다. 이번에 예방조치로 시설 · 장비를 설치한다고 하면, 과연 이를 개별 기관에 맡길 것인지? 이는 사회안전망 구축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 재정을 투입하여 안전관리기금을 조성하면 원하는 의료기관 대상으로 진료실에 대피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고인이 말한 몇 가지 중에서 의협이 제시한 안전관리기금은 국가재정 투입을 요청한 것으로, 신중한 검토를 하겠다. 나머지 정신질환장애 대한 편견도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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