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운명한 故 임세원 교수를 애도하는 목소리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병원 입구에 보안검색대를 설치하여 의료진 안전을 도모하자는 주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한의사협회 · 대한병원협회가 3일 오전 10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2019년 신년하례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은 병원 입구에 보안검색대를 설치하여 환자가 흉기를 가지고 병원에 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우 종합병원 등에서는 공항과 마찬가지로 보안검색대를 설치하여 환자가 이를 통과해야만 병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손학규 대표는 "외국에서는 대형병원에 보안검색대가 있어서 환자가 흉기를 가지고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의료인 안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료제도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고, 신상진 의원도 "병원에 들어갈 때부터 흉기 소지를 점검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처벌 강화 · 예방을 강조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은 이번 사건이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고 처벌을 강화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언주 의원은 "근본적으로 이런 일이 왜 발생하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아까 어떤 의원이 금속탐지기를 말했다. 처벌을 강화하는 법도 많이 발의됐다. 그런데 과연 그것만 가지고 해결될 일인지? 금속탐지기를 통과하고 처벌을 강하게 하는 것으로 의사가 괜찮을지 의문이다. 나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 의원은 "이 사건에 대한 근본적 문제는 우리 사회의 지도자급 역할을 하는 이들이 유산 등을 부정 · 폄하하면서 마치 기득권 집단인 것처럼 편을 가르고 문제로 삼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며, "환자는 왜 불만을 가질까? 의사 권위가 무너진 것도 있지만,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해서다. 현 의료시스템은 의사를 오래 보지 못하고, 수술이 잡혀도 해당 수술에 대해 충분하게 의사와 소통할 시간조차 확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며칠 전 만난 중소병원장이 병원 문을 닫아야겠다고 말했다.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유지가 안 된다고 한다. 그런데 들어보니 그 말이 옳다. 이 얘기를 해당 원장뿐만 아니라 여러 지방 중소병원장에게 들었다. 병원이 자꾸 없어지면 환자들은 더 힘들어진다."며, "이런 구조에서는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고 처벌을 강하게 한다고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 왜 환자가 불만을 가지는지, 왜 의사 권위가 무너지는지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바른미래당 하태경 · 이준석 최고위원도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임 교수의 빈소를 2일 방문하여 안전한 병원 환경 조성을 위한 보안검색대 설치를 주장했다. 이들 의원은 보안검색대를 통해 외래 환자나 외부인이 흉기를 소지하여 병원에 들어오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며, 이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당시 역설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