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백범기념관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가진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이상훈 회장을 메디포뉴스가 만나 최근 정신건강의학과 현안과 관련, 애기를 들었다.
이상훈 회장은 임세원 교수 사건 이후 정부와 의료계가 진행 중인 환자안전 TF에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불참해도 관련 학회는 참여하는 것이 옳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회장은 “이것은 안전 문제다. 의협의 양해를 구하고 전문과라도 참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병원은 뒷문 등 시설 인프라 등의 지원이 가능한데 의원은 취약하다.”면서 “사건 나고 영등포구에 개원하고 있어 영등포경찰서장과 통화했다. '방어할 안전대책이 없다. 수분 내에 출동할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영등포구 지구대별로 의료기관의 위치를 파악하고, 출동하는 시스템만 갖췄다. 개원가는 여유가 있으면 비상구를 따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실제 모 회원은 방검복을 가운 안에 입고 진료를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칼에 찔릴 수 있다는 트라우마가 생겼다. 사건 나고 과거에는 직원들만 산재보험 들었는데, 저도 산재보험 들었다. 다른 회원들도 산재보험 들어놔야 하지 않을까. 환자들도 별 일 없느냐고 걱정해주는 환자도 있다. 그런(임세원 교수 관련) 환자를 만나지 않아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없는 직업적 숙명이 있다.”고 언급했다.
안전진료 수가와 관련해서는 애매하다면서 3월 중 종합대책이 나오는 데 개원가가 소외되지 않기를 희망했다.
이 회장은 “어디까지 해줄 수 있느냐가 애매하다. 장비나 시설개선 비용이 있다. 또 청원경찰이 진료실에 상주해야 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인건비를 지원해준다면 도움이 되겠는데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환자안전TF에서 3월중 종합대책이 나온다, 의원 등 중소 의료기관이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개원가가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환자로부터 폭력이나 위험은 개업이나 수련과정에서 100% 경험한다. 저도 전공의 때 배운 것은 환자에게 등을 보이지 말라고 배웠다. 복도를 걸을 때도 사선으로 걸으며, 앞도 보고 뒤고 보고 해야 한다.”고 했다.
“환자를 앞세워서 가야 한다. 방심하면 안 된다. 병동에서 간호사를 의자로 내리쳐 사망한 경우도 있고, 변기 뚜껑으로 내리치는 경우도 있다. 폭력 위험은 늘 있기 때문에 스스로가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인이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면서 진료거부권도 언급했다.
이 회장은 “진료거부의 필요성이 있다. 할 때는 해야 한다. 치료의사가 없이 욕설이나 공격적으로 나오면 치료 못한다고 해야 한다. 일단 무조건 배척을 하지 않지만. 진료거부 사유를 좀 더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스스로 나가버리고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먀약을 달라거나, 수면제를 한 알만 처방하는데 두 알을 처방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흔하다. (보건소 등에) 민원을 내 귀찮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것 때문이라도 진료거부 사유를 명료하게 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신과 환자의 의료급여수가와 관련해서는 정액에 묶여 있는 기존 급여에서 고가약을 풀어 의료기관은 그 만큼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회장은 “의료보호환자 입원진료비는 정액으로 묶여 있는 문제가 해결이 안 되었다. 기존수가를 낮추고 약가를 따로 풀어주는 방식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만, 입원실을 운영하는 쪽에서는 열악하다.”고 전제했다.
“인건비나 원재료 값은 올라가는데 수가는 10년 전 수준으로 묶여 있다. 하지만 직원을 줄이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병실을 폐쇄하는 추세”라고 했다.
이 회장은 “의원급이 병원급보다 수가가 열악하다. 현재는 개선의 여지가 없다. 논의를 해서 정신과 입원환자 치료에 소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건보재정과 재원이 다르다보니 재정적 한계가 있다. 알고는 있지만 돈이 없다는 것이다. 얘기하면 '왜 병상을 갖고 있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병상은 환자 접근을 용이하게 한다. 소규모로 의원급이 근처에 있으면 지역사회에서 같이 입원하고 외래치료 받는데 도움이 된다. 그런 의원급의 장점을 무시하니 걱정이다. 일괄적으로 두부 자르듯 하면 안 된다. 저도 견디다 못해 10년 전에 병상을 닫았다. 소방법 등 여러 문제가 있어 개업 환경이 녹록치 않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