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사회(회장 이동욱)는 3일 故 임세원 교수 사망 사건과 관련, 성명서에서 ▲경찰관 순직에 준하는 유가족 예우 ▲안기종 건정심 위원 해촉 ▲의료기관 출입구 신체 수색 의무화 ▲의료법 개정안에 의료인 폭행 처벌 실형 원칙 ▲안전한 진료환경위한 법적 조치 등을 촉구했다.
지난 12월 31일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47)는 진료를 마치고 나오던 중 환자 A씨(30)가 휘두른 흉기에 가슴을 찔려 중상을 입었다. 임 교수는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오후 7시경 사망했다.
경기도의사회는 “의사에 대한 수많은 요구, 권리, 명령만 있고 진료실 안전 대책 마련 의무는 외면해 온 보건복지부는 이번 임 교수 유족에 대해 어떤 피해 보상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가? 경기도의사회는 보건복지부에 임 교수의 죽음이 헛된 죽음이 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 수립에 나설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진료 중 순직한 故 임 교수에게 경찰관, 소방관 순직에 준하는 유가족 예우를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경기도의사회는 “보건복지부는 의료법에 의하여 대한민국의 모든 의사들에게 진료거부금지의무를 강요하여 왔다. 건강보험 강제지정제와 더불어 진료강제의무를 국가가 법률로 강제하여 왔고 그 명령에 의해 임 교수는 의료법상 거부할 수 없는 환자를 진료하다 순직한 것이므로 그 명령을 내린 국가는 당연히 고인에 대해 순직 예우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사회는 “국가의 명령을 수행하던 경찰관이 순직한 경우 특별승진(추서)되며, 유족에게 사망조위금, 유족연금, 유족연금부가금을 지급하고 국립묘지에 안장된다. 이번에 국가의 진료의무 명령을 수행하다 순직한 의사에 대하여 어떤 예우와 보상도 없다면 앞으로 대한민국 의사들은 의무만 부과되고 그에 따른 국가의 보호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보건복지부의 업무명령, 진료거부금지 등 어떤 명령도 단호하게 거부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환자단체 위원인 안기종 위원의 해촉을 촉구했다.
경기도의사회는 “보건복지부는 ‘폭력이 두려우면 어떻게 의사를 하느냐?’는 의사에 대한 적대감을 가지고 의료인 폭력을 미화하고 조장해 온 안기종 위원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포함하여 의료 현안에 관계된 모든 보건복지부 산하 위원회에서 즉각 해촉하라!”고 촉구했다.
경기도의사회는 “낮은 수가에도 희생적인 헌신으로 세계 최고의 의료 환경을 유지해 온 대한민국 의사에 대한 비이성적인 비난으로 자신들의 생존논리를 찾아온 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기관 입구에 신체수색대를 설치하라고 촉구했다.
경기도의사회는 “판사를 보호하기 위해 법원 출입 시 금속 탐지기 등 신체 수색을 의무화하고 충분한 경비 인력을 확보하듯이, 정부와 정치권은 안전한 진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의료기관을 출입하는 모든 사람에 대한 금속탐지기 등 신체 수색 의무화, 충분한 경비 인력 배치 및 경찰 비상 출동 시스템 구축 등을 포함한 종합적 진료실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국가 지원을 법제화하라!”고 촉구했다.
의료법 개정안의 의료인 폭행 처벌 조항은 실형 원칙으로 하라고 촉구했다.
경기도의사회는 “의사에 대한 의무만 양산해 온 정치권은 진료실 폭력으로 가슴 아픈 의사 사망사건까지 발생한 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더 이상 모든 진료실에서 극단적 폭력을 사전 예방하기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의료인 폭행에 관한 의료법 개정안 처리에 있어서 진료실 위협이나 폭행 범죄에 대한 형량 하한선을 두어 벌금형을 삭제하고 실형 원칙으로 하며, 반의사 불벌조항을 삭제하여 조속히 입법하라!”면서 “또한, 향후 의사들의 추가 순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의사와 신뢰관계가 상실된 환자에 대한 의사의 직업수행자유에 의한 진료거부권을 의료법에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법적 장치도 요구했다.
경기도의사회는 “이번 사건에서도 복지부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보다는 의료기관에 대해 행정편의주의적인 규제만 만들어 내려 하고 있다. 그 해결에 있어 복지부와 정치권은 사건의 본질을 직시하고 안전한 진료 환경 조성을 위해 재정 마련이 뒷받침 된 확실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사회는 이번 사건을 우연이나 천재지변이 아니라 왜곡된 대한민국 비정상 의료가 초래한 인재로 규정했다.
대한민국 사회는 의료인에 대한 폭력을 미화, 조장하여 왔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의사회는 “환자 단체의 종신직 대표처럼 행동해 온 안기종씨는 ‘대한민국 환자의 90% 이상은 의사를 때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며, 폭력이 두려우면 어떻게 의사를 하느냐?’는 망언까지 하며 의사가 맞을 만 해서 맞았다는 식으로 의료인 폭행을 미화했다. 안기종씨는 어떤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서 자신이 대한민국 전체 환자를 대표한다고 주장하는가? 보건복지부는 어떤 근거로 의사에게 극단적 적대감을 표현해 온 안기종씨를 의료계 주요 정책결정과정마다 환자 대표 자격으로 참여하게 하였는가?”라고 반문하면서 “TV 드라마, 영화 등 각종 영상 매체에서도 의료인에 대한 폭력을 미화하여 진료 현장 폭행 범죄를 부추겨 왔다.”고 지적했다.
진료 중 의사에게 거의 신과 같은 수준의 막중한 책임을 요구하면서 진료하는 의사에 대한 폭행은 방치하여 왔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의사회는 “2017년 한 해 동안에만 의료인 폭행, 협박 사건으로 수사기관에 정식 고소된 사건만 893건이었고 신고가 안 된 사건까지 감안하면 연간 수 천 건의 의료인 폭행 사건이 있었음이 추정된다. 진료실에서의 위협이나 작은 폭력들이 반복되면서 심각한 폭력, 살인 사건들이 예고되어 왔다. 하지만 경찰은 방관자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하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고소 취하나 합의를 종용하는 잘못된 업무 태도를 보여 왔고, 의료인 폭행에 대해 솜방망이 판결을 하는 법원의 잘못된 처리 관행이 이번 참사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의사회는 “의료계는 날로 흉포해지는 진료현장 폭행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환자를 진료하는 진료실 안전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진료실 의사 폭행에 대한 엄정한 입법을 간곡히 호소하여 왔지만, 본질을 외면한 채 번번이 의사에 대한 규제와 의무만 양산하는 포퓰리즘에 의해 거부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의료인은 진료실에서 목숨을 걸고 진료한다고 했다.
경기도의사회는 “이번 사건에 있어서도 환자가 흉기를 숨기고 진료실까지 오는 동안 아무런 신체 수색 과정이 없었고, 임 교수가 복도로 뛰어나와 도움을 요청했지만 칼에 수없이 찔려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 등, 그야말로 의료인은 목숨 내놓고 진료해야 하는 대한민국 진료실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의사회는 “이 사건은 현재와 같은 시스템에서는 향후에도 제2, 제3의 유사 사건 재발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죽음만 애도하며 이대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이 사회는 임 교수의 순직을 고귀한 희생으로 승화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