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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교웅 의장, 혼란 속 취임 1년…의료전달체계 등 강조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 ①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이 선출된지 1년이 지났다. 김교웅 의장은 지난 해 혼란스러웠던 의료계 상황 속에서도 대의원회의 중심을 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정기총회는 물론 임시총회까지 3번이나 개최됐고, 불신임안(임현택 前 회장)이라는 전례없는 결정도 통과됐다. 말 그대로 격동의 한 해였지만 김 의장은 이를 오히려 단단해지는 계기로 삼고, 남은 임기 동안 겸손하고 성실하게 역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오는 주말 개최될 정기대의원총회를 앞두고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이 21일 김교웅 의장을 만났다. 김교웅 의장은 의료전달체계 확립, 필수의료 대책, 대외 소통 강화 등을 핵심 의제로 꼽으며 의료계의 미래를 위해 젊은 세대와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Q. 대의원회 의장 선출 후 1년이 흘렀습니다. 그간의 소회가 어떠신가요?

대의원회는 사실상 1년에 한 번, 정기총회 때 두각을 드러내는 조직이지만 작년에는 정기총회뿐만 아니라 임시총회까지 포함해 총회를 세 번이나 열었습니다. 그만큼 의협의 상황이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의장직에 출마할 당시 ‘불신임은 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했었지만, 결국 그 일이 현실이 돼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물론 그것이 의료계 전체로 보면 하나의 큰 상처일 수 있지만, 오히려 그것을 계기로 더 단단해지고 정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 사건이 하나의 핸디캡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만큼 더 겸손한 자세로 남은 2년의 임기를 성실히 수행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대의원회에서 일을 하다 보면, 특히 ‘의대정원 확대’ 문제처럼 국민의 공감과 이해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홍보와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또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Q. 4월 26~27일 양일간 개최되는 제77차 정기대의원총회의 중점 의제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사안이 무엇인가요?

가장 우선적으로 다뤄질 의제는 ‘의료 전달체계 확립과 일자리 활성화’입니다. 이어서 ‘공중보건 및 필수의료 대책’이 주요 타이틀로 올라와 있고, ‘대외협력 강화’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들 모두 이번 총회에서 중요하게 논의될 내용들입니다.

우선 의료 전달체계 확립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과제입니다. 지금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현재의 혼란도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스템이 미흡한 탓에 국민들 입장에서는 ‘의사가 없다’는 인식이 생기고, 이는 왜곡돼 전달되기도 합니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충분히 대처할 역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인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결국 의료 전달체계가 정비되지 않은 것이 문제의 본질입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1차 의료기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다 보니 1차병원에서 충분히 진료가 가능한 환자들이 3차 병원에 몰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으면, 국민들이 체감하는 의사부족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고, 의료 자원의 효율적인 분배도 어렵습니다. 따라서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정상화하고, 의료 전달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필수의료 문제입니다. 이 역시 현재 의정갈등의 핵심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번 궐기대회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이선우 회장이 말했듯, 지금 분위기에서는 산부인과나 흉부외과 같은 과를 지원하려는 젊은 의사가 거의 없습니다. 

예전에는 저도 외과의사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외과를 선택하곤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젊은 의사들이 원하는 진료과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필수의료는 붕괴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심장내과에서 스텐트 시술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같은 병원에 흉부외과 의사가 상주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흉부외과 인력이 사라지면 이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됩니다. 결국 병원 시스템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죠. 이런 이유로 필수의료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대외협력 강화입니다. 이는 단순히 외부와 손잡자는 의미가 아니라, 국민들과의 소통을 의미합니다. 한 국회의원께서 유튜브 운영을 제안하셨는데, 유튜브 같은 매체를 통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봅니다. 의정사태 1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국민들이 의료계의 입장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의료계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긴 메시지를 나열한다고 국민들이 공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의학적 용어나 내부 논리를 나열하기보다는,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는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그런 방식의 홍보와 소통이 이뤄져야 국민 설득도 가능하고, 의료계의 진정성도 전달될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이번 총회에서는 대외협력 강화가 매우 중요한 의제로 논의돼야 하고, 대의원들께서도 이 부분에 많은 관심과 의견을 주시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의대생에게 준회원 자격을 부여하는 안건이 상정됩니다. 의정사태를 거치며 학생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의대생과 전공의에 너무 무게가 쏠리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 의료계에서 남아 있는 건 전공의와 의대생들뿐입니다. 지금이라도 의료가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또 학생들이 더 이상의 손해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의료 현장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대표자회의에서 학생과 전공의가 “복귀하겠습니다. 하지만 선배님들은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해주실 수 있습니까?” 하는 질문에 답을 줄 수 없었습니다. 그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대학병원조차도 전공의 없이 돌아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하지만 전공의 없이 병원이 돌아간다면, 그 병원은 더 이상 대학병원이 아니라 단지 준종합병원일 뿐입니다. 교수님들도 교육자라기보다는 그저 ‘과장’일 뿐이겠죠. 그런 식으로는 의학 교육과 수련 체계가 무너집니다.

개원의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궐기대회를 하느냐’, ‘왜 평일 휴진까지 감수해야 하느냐’는 질문도 있지만, 단지 우리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와 환자를 위한 일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집행부 역시 이런 부분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안은 의대생과 전공의, 즉 젊은 의료인들의 미래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되는 것이고, 그에 따라 집행부도 해당 안건을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현안이 생기면 그에 맞게 전체 의사들을 위한 대응도 당연히 할 것입니다. 지금의 상황이 학생과 전공의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건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직면한 문제의 긴급성과 중대성 때문입니다.

의대생의 준회원 자격 부여도 충분히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세대가 의료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지 않으면, 결국 우리의 미래도 없습니다. 전공의가 없으면 교수도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의료계 자체가 망가지기 때문에 보다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Q. 회장 불신임안(탄핵안) 발의가 ‘필수코스’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발의 시점도 점점 앞당겨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출범 두 달 만에 탄핵론이 제기됐습니다. 탄핵이 쉽게 거론되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민주사회라는 건 기본적으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서로 간의 논쟁이 가능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물며 의료계는 더 그렇습니다. 

의료계 집행부, 특히 회장이라는 자리는 항상 여유가 없는 자리입니다. 무언가 여백을 두고 움직일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잘 생기지 않습니다. 매번 어려운 상황이 닥쳐왔습니다.

회장이라면 뭔가 정부와 협상해서 결과를 가져와야 하는 자리입니다. 성과가 눈에 띄지 않으면 탄핵, 불신임 등의 이야기는 항상 나올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런 상황에 대해 집행부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열심히 대처하느냐입니다. 잘 대응해 나가면 슬기롭게 넘어갈 수 있는 일입니다.

탄핵 여부는 의장이 임의로 판단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각 대의원들과 시도의사회장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이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이해가 쌓이고 공감이 이뤄지면 탄핵 문제도 자연히 해소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의료계는 ‘평화로운 시기’라는 게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빠르든 늦든 탄핵 얘기는 언제든 나올 수 있는 구조이고, 그만큼 의료계 전체가 계속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결국 지금은 이럴수록 의협 집행부가 더욱 겸허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보고에 집중해서 활동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런 일들은 어쩔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나아가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현안에 기민하게 대응하려면 대의원회가 먼저 융통성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렇다면 대의원 총의를 모아 수임사항을 지정하는 의미는 무엇이냐’는 반론도 나오는데요. 

김택우 회장의 입장에서 두 달 후의 상황을 미리 안다면 그에 맞춰 방향을 잡고 싶을 겁니다.

문제는 복지부나 교육부 등 정부 부처와 논의해서 지금 틀을 잡는 게 나은지, 아니면 대통령의 확정 발표 이후에 움직이는 게 맞는지에 대해 불확실성이 큽니다. 때문에 대의원회는 그런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해서 수임사항을 정하고 거기에 따라 집행부가 움직일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세가 급변하거나 긴급한 현안이 발생하면 그건 집행부가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요즘은 정관상으로도 온라인 회의(줌 회의)나 서면 결의가 가능하니까, 굳이 총회를 열지 않더라도 긴급 회의를 통해 유연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운영위원회를 소집해서 논의하고, 필요한 경우 서면 결의를 통해 정식 절차를 밟을 수도 있습니다. 1년에 한번 있는 총회만이 아니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여러 통로들이 존재합니다.

물론, 총회를 봄과 가을에 두 번 하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현실적으로 보면 총회 준비는 각 시도에서 올라오는 안건들을 취합하고 논의하는 데 몇 달씩 소요되는 일입니다. 총회를 두 번 하게 되면 사실상 집행부는 다른 업무를 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행처럼 연 1회 총회를 하되, 긴급 사안은 유연한 절차를 통해 처리하는 방식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봅니다.

이필수 회장 때도 당시 대의원회의 결정이 너무 엄격하게 규정돼 있어서, 회장의 유연한 대응에 한계가 있었고, 그로 인해 많이 힘들었다는 것을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김택우 회장과 자주 만나 소통하려고 합니다. 필요하면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서라도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지혜를 모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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