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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장성 고통분담에 민간보험사도 꼭 동참시키는 게 公平

지난 8월9일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보장성 강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문 대통령 임기 5년간 보장성 강화에 30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그간 20조원 이상 누적된 국민건강보험 흑자를 사용한다. 나머지 9조4,000억원은 국가가 일부 지원하고, 건보료를 일정 수준 인상해서 마련할 전망이다. 이 재원으로 5년간 미용 성형을 제외한 의학적 비급여 약 3,800개를 급여화 한다.

3,800개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과정에서 관행수가였던 비급여 가격의 하락이 불가피하다. 지난 사례를 보면 정부는 비급여의 급여 전환에서, 예를 들어 내과의 위내시경 검사, 외과의 치루 치핵 치열 농양 수술, 산부인과의 분만, 소아청소년과의 소아 야간진료의 경우 적정한 수가를 책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장이다. 이런 피해의식 때문에 의료계의 반대가 극심하다. 의료계는 ‘저수가 급여로 인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고가 비급여를 개발했는데 문 정부가 이 마저도 저수가로 만들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3,800개 비급여가 급여화되면 민간보험사가 반사이익을 거두게 된다. 예를 들면 그동안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의료소비자가 10만원 비급여를 상품에 가입하고 의료기관에서 10만원짜리 진료를 받으면 90%인 9만원을 실손보험에서 돌려받았다. 그런데 가입한 상품이 급여가 되면 본인부담금 30%인 3만원을 지불하고, 실손보험에서는 90%인 2만7천원을 돌려받는다. 민간보험사가 6만3천원의 반사이익을 거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예는 의료기관들이 개발한 고가 비급여 가격이 그대로 급여 가격이 될 경우다. 하지만 10만원 비급여는 급여화되는 과정에서 6만원~8만원으로 인하될 수 있다. 중간 수준인 7만원으로 인하될 경우 민간보험사의 반사이익은 더 커진다. 7만원 급여 시 본인부담금은 2만1천원이다. 실손보험에서 2만1천원의 90%인 1만8,900원만 돌려주면 된다. 민간보험사가 7만1,100원의 반사이익을 거둔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비급여 항목이 급여 항목이 되는 순간 검사와 치료의 방법과 횟수는 정부에 의해 제한 받게 된다. 이처럼 민간보험사에겐 천문학적인 비용절감이 일어난다.

정부는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의료기관의 지갑을 털어 민간보험의 지갑을 두둑하게 하는 불공평(不公平)이 생긴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도 4대 중증 등 보장성 강화 정책이 있었다. 이 정책에 대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2016년 3월17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이 민간의료보험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한바 있다. 이 보고서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보장성 강화정책에 사용된 재원은 11조2,590억원으로 추정되며 이 기간 민간보험사가 누린 반사이익은 1조5,244억원에 달한다고 했다. 이번 보장성 강화 정책에 투입되는 재원은 박 정권의 약 3배 수준인 30조6,000억원이다. 반사이익 역시 약 3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문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의 핵심인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로 의료기관은 이익이 감소하고, 국민은 의료보험료 부담이 늘어난다. 그런데 민간보험은 반사이익을 거둔다는 것은 불공평하다. 정부도 알고 공평하게 바로 잡으려고 한다. 이달 중으로 금융감독원이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산정 과정에 대한 감리를 마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정부가 내년 상반기에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를 인하키로 했다. 기대가 크다. 금융감독원은 한 쪽에 지우치지 않는 공평한 감리로 실손 보험료를 인하해야 한다. 특히 이미 국민이 가입한 실손보험료 부분에 대한 환급과 인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의 과정에서는 고통이 따른다. 하물며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라는 급격한 변화는 이익이 줄어드는 의료계와 재정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국민에게 더 고통스럽다. 고통분담에 민간보험사도 꼭 동참하도록 하는 게 공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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