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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재정문제 생기면 삭감, 우리는 수단이 없다”

의료계, 보장성 강화대책 추진 불안 한가득

지난 9일 발표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는 여전했다.


비급여의 급여화로 인한 가격통제와 저수가 문제, 대형병원 쏠림현상 등을 지적했다.


김상희 의원실이 주최한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 문재인 케어 실현을 위한 과제점검 토론회’가 18일 국회의원회관 1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발제자로 나선 보건복지부 정통령 과장은 정부측을 대표해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방안에 대해 발표하며 저부담·저급여를 적정부담·적정급여 체계로 전환하려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정통령 과장은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건강보험으로 편입하는데 핵심수단은 예비급여다. 기존에 알려진 약 3800개에 의원급을 합치면 4000개를 넘을 것”이라며 “모두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선적용 및 평가 후 제외하는 방식을 적용하게 된다. 올 연말 정도에 상세히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또한 “동네의원과 대형병원이 경쟁하지 않고 고유의 역할을 잘 수행 할 수 있도록 수가 체계 개선 등을 통해 기능 재정립을 추진하겠다”며 “특히 일차의료기관과 지역거점병원의 역량 강화 지원, 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 및 지역사회 의료서비스의 질 제고를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비급여가 되더라도 보의연 평가 결과 안전성이 없거나 유효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 건보와 실손에서 퇴출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적정수가 보상시 우려하는 질 저하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적정수가의 개념 정립 등에 대한 건설적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 수가는 원가도 제대로 보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비급여 진료비를 포함한 경영수지 분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정 과장은 “기존 낮았던 필수 서비스 보상을 강화하고, 상대가치 점수 조정을 통해 수가의 균형을 추구하겠다”며 “이 정책이 성공하려면 의료계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부탁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정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공급자에 부담을 전가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될 것을 우려했다.


대한병원협회 서진수 보험부위원장은 “비급여가 과도하게 사용되고, 공급자의 수입 보전으로 사용되는 측면은 일부 인정하지만 절대 악은 아니다”라며 “비용효과성이 떨어지거나 시험단계의 신의료기술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논의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켜야 하는데 의료 일선에서는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서 부위원장은 저수가, 의료전달체계, 행위별수가제 등 의료계에 산적한 문제들을 지적하며 여러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희생되는 부분을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여러 가지 규제와 평가가 강화되고, 빈익빈부익부 심화 등 여러 문제가 많고 일시에 해결 안될 것”이라며 “지난 정부의 3대 비급여 축소도 의미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희생되는 부분이 있었다. 현 정부도 많은 난제에 대해 여러 측면의 접근과 인식이 적절하게 이뤄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정부는 다른 좋은 옵션을 가지고 있다. 심평원 삭감을 통해 걷어드리는 옵션 있어 자유롭겠지만 우리는 저항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며 “성공을 위해서는 공급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피드백하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한의사협회 조현호 의무이사는 서 부위원장보다 이번 정책에 보다 비판적인 자세로 나섰다.


조 의무이사는 “재난적의료비가 급증하는 문제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접근해서는 안된다”며 “지난 13년간 3차 보장성 강화계획까지 재정 투입이 엄청 늘었지만 보장률은 그대로였다”고 지적했다.


신의료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하고, 고가신약 등 비급여가 엄청나게 증가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비급여를 컨트롤하는 것이 답이 맞는지 의문이다.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면 의료이용량이 급증하고, 의료질이 저하된다”며 “급여화로 가격통제를 하고, 행위가 늘면 행위를 통제할 것이다. 결국 총액을 통제하는 지불방식 개편까지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비급여의 급여화가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비추기도 했다.


이어 “의료전달체계가 그나마 유지 됐던 것이 가격 장벽이었다. 예를 들면 동네의원과 대형병원의 MRI 가격은 3~4배 차이나는데 비슷해지면 당연히 환자들은 대형병원을 갈 것”이라며 “정부, 의료계, 국민 모두 좋은 제도는 불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이번 보장성 강화대책은 급여의 원가보전,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선행된 후 진행할 수 있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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