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병원(병원장 안영근)이 지방 국립대병원 최초로 고위험 산모의 자궁동맥색전술과 제왕자궁적출술을 동시에 시행하는 하이브리드 수술에 성공했다.
하이브리드 수술이란 여러 진료과의 의료진이 동시에 함께 수술을 하는 것으로 이번에 산부인과에서 먼저 제왕절개술로 분만하고, 영상의학과의 자궁동맥색전술 후 다시 산부인과서 자궁적출술을 했다.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고위험 산모인 30대 후반 A씨는 임신 36주 4일 차인 지난 10일 병원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 고위험산모·신생아통합치료 김윤하 센터장(산부인과 교수)의 집도로 제왕절개술을 해 3230g의 남아를 출산한 뒤 태아와 모체의 자궁을 연결하는 기관인 태반이 유착돼 남겨둔 채 1차 자궁봉합을 했다. 이후 곧바로 영상의학과 김형욱 교수가 산모의 과다 출혈을 막기 위해 양쪽 자궁동맥색전술을 한 후 다시 김윤하 교수가 자궁적출술을 시행, 성공했다.
이미 세 번의 제왕절개 경험이 있는 산모 A씨는 태반이 비정상적인 위치인 자궁입구에 있는 완전 전치태반 임신 중이라 제왕절개술 시 대량의 출혈이 유발될 수 있었다. 특히 태반 일부가 자궁 내벽으로 침투돼 있는 경우인 태반유착 등으로 인해 제왕자궁적출술을 시행 필요성이 예측됐다.
이 때문에 김윤하 센터장은 기존처럼 수술장에서 집도하거나, 수술 후 다른 장소인 영상중재실로 옮겨 자궁동맥색전술을 하는 것이 아닌 한 수술실서 여러 진료과 전문의들이 함께 수술 및 시술하는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선택했다. 이 수술은 ‘다학제적 협진’을 진행하며 치료의 효율성을 크게 높이고 환자의 사망률, 합병증 유발률과 수술 뒤 회복 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
실제로 A씨의 하이브리드 수술은 출혈의 경우 기존 전남대병원에서 제왕자궁적출술을 했던 산모들보다 58%가 감소했으며, 수혈은 무려 71%를 줄일 수 있었다.
김윤하 센터장은 “세계적인 의료기술을 선도하는 병원들은 고위험 전치태반 임신부 수술을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 하는 추세로,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적은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는데 지방 국립대병원에서는 우리가 이번 처음 수술하게 됐다”며 “이 방법은 수술 도중 과다 출혈로 사망까지 이르는 합병증과 수술 후 이환율을 줄이는 최첨단 기법으로 앞으로 고위험 전치태반 임신부에게 유용하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