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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피부관련산업 진출-2000억 경제효과…글쎄?

세계피부과대회 국내관광 참여 저조ㆍ화장품 부스만 인파


관광 등으로 200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기대되며 한국의 피부 관련 산업이 세계로 진출하는 이정표 될 것이라 자부하는 국제학술대회가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25일, 세계피부과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의 코엑스 현장에서 ‘관광’을 담당하는 안내데스크는 한산하기 그지없었으며 200여개의 관련업계가 들어차있는 부스 전시에는 ‘화장품’ 회사 쪽으로만 관심이 쏠려 인파가 몰렸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살펴보면 우선 1500CC 자동차 5000여대를 수출하는 효과와 맞먹는데 큰 역할을 해야 하는 ‘관광’의 실적이 저조하다. 실제로 학술대회 홈페이지를 통해 관광 참가자를 받았던 여행업체에 따르면 학술대회의 사전, 사후 투어 프로그램은 중국의 베이징투어를 제외하고는 모두 취소됐다.

안내문에 따르면 학술대회 사전 투어로는 템플스테이와 제주도, 경주 탐방이 계획돼 있었으며 학술대회 이후 투어로는 설악산과 제주도, 경주, 제주도 골프, 베이징 투어가 준비돼있었다.

그러나 베이징 투어에 40여명의 관광객이 신청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프로그램은 모두 신청자 미달로 취소됐다.

Daily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이천 도자기 체험과 남이섬 투어, DMZ와 헤이리 마을 등을 다녀오는 하루짜리 프로그램은 대다수가 취소됐으며 학술대회 현장에서는 남산과 한강 등을 투어하는 프로그램이 판매되고 있었다. 이마저도 학술대회가 이틀 째 진행되고 있는 동안 대략 100여명의 인원이 신청을 했을 뿐이다.

조직위원회 측에서는 이번 학술대회를 위해 방한한 외국인이 약 1만명을 상회하는 것이라 보고있는데 이에 반해 한국을 관광하는 비율은 터무니없이 저조한 것.

관광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여행사 관계자는 “전체 참가 규모에 비해 관광 참여도가 굉장히 적다”며 “외국인이 개인적으로 돌아다니는 건 현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전에 다른 여행사를 통해서 신청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전체 규모에 비해 관광객이 저조한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1만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제공했으며 한국관광공사에서는 Korean Village 를 설치해 홍보를 지원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의 관광 참여가 저조하다는 건 학회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좀더 집중해 참여하려는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이어 “학회에서는 서비스 차원에서 투어 업체를 연결시켜주는 것일 뿐 관광에 참여하는 비율이 저조한 건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200여개사가 참석한 부스에서는 조직위원회에서 밝힌대로 ‘국내 피부관련 산업이 세계로 진출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들이 연출됐다.



외국 화장품 회사들이 학회의 주요 스폰서로서 주도권을 행사하는 가운데 변변한 사은품이 제공되지 않는 제약, 의료기기가 주로 위치한 곳은 한산하기 짝이 없었다. 반면 ‘정품에 가까운 화장품 샘플’을 받는 데 관심이 집중돼 화장품 쪽 부스는 인파로 장사진을 이뤘던 것. 결국 피부 관련 산업의 활성화는 주로 외국의 화장품 업체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됐다.

정부와 지자체, 학회가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위해 최선의 공조를 했다지만 실질적인 관광객 유치에는 실패하고 공정경쟁규약의 간접적 여파로 제약사의 적극적인 참여 또한 요원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역대 최대규모라는 초대형 국제행사를 유치하며 이를 통해 2000억 규모의 경제효과와 1500CC 자동차 5000대에 맞먹는 수출효과, 2만여 명의 고용창출효과가 기대된다는 자신감이 자칫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은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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