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Breast09 3상 임상 연구에 결과에 따르면,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와 퍼투주맙 병용요법이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기존의 탁산+트라스투주맙+퍼투주맙 병용요법(이하 THP 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도 의미 있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결과는 미국 시카고(일리노이)에서 열리는 2025년 미국임상종양학회(2025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2025 ASCO) 연례학술대회 특별 구두 발표 세션을 통해 2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사전 계획된 중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엔허투+퍼투주맙 병용요법은 THP 요법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44% 감소시켰다(HR=0.56; 95% CI: 0.44–0.71; p<0.00001).
눈가림된 독립 중앙 검토(BICR) 기준,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엔허투+퍼투주맙 병용군에서 40.7개월, THP요법 투여군에서 26.9개월로 나타났다. 엔허투+퍼투주맙 병용군에서의 무진행 생존기간(PFS) 이점은 새로 진단된 질환 또는 재발성 질환, 호르몬 수용체 상태, PIK3CA 돌연변이 여부 등 사전 설정된 분류 기준 요인 전반에 걸쳐 하위 집단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연구자 평가 기준에서도 엔허투+퍼투주맙 병용군은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이 40.7개월로, THP 요법 투여군의 20.7개월 대비 유의미하게 연장됐다(HR 0.49; 95% CI 0.39–0.61; nominal p<0.00001).
객관적 반응률(Confirmed objective response rate, ORR) 또한 엔허투+퍼투주맙 병용군이 85.1%로, THP 요법 투여군(78.6%)보다 높았다. 완전관해(Complete Responses, CRs) 사례는 엔허투+퍼투주맙 병용군에서 58건, THP요법 투여군에서 33건이 보고됐으며, 반응지속기간 중앙값(Duration of Response, DOR)은 엔허투+퍼투주맙 병용군에서 39.2개월로 3년을 초과한 반면, THP 요법 투여군은 26.4개월로 확인됐다.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은 데이터 컷오프 시점 기준으로 16%의 성숙도에 불과해 아직 확정적인 분석은 어려우나, 중간 분석 결과 엔허투+퍼투주맙 병용요법이 THP 요법 대비 우월한 초기 경향을 보였다(HR 0.84; 95% CI 0.59–1.19).
DESTINY-Breast09 연구의 중앙 추적관찰 기간은 약 2.5년(29.2개월)이었다. 데이터 컷오프 시점 기준, 전체 환자의 39.6%에 해당하는 302명이 치료를 계속 받고 있었으며, 이 중 174명은 엔허투+퍼투주맙 병용군, 128명은 THP 요법 투여군에 속했다.
DESTINY-Breast09 임상에서 확인된 엔허투와 퍼투주맙 병용요법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각각의 기존 치료제에서 이미 알려진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치했으며, 새로운 안전성 우려는 확인되지 않았다.
독립 판정 위원회에 따라 평가된 결과, 엔허투+퍼투주맙 병용요법을 투여한 환자 중 12.1%에서 간질성 폐질환(ILD)/폐렴이 발생했다. 대부분의 간질성폐질환(ILD) 사례는 경증으로, 1등급이 17명(4.5%), 2등급이 27명(7.1%)이었다. 3~4등급의 중증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5등급 사례는 엔허투+퍼투주맙 병용군에서 2건(0.5%) 발생했다.
이번 임상 연구에는 엔허투 단독요법과 THP 요법을 비교하는 추가 연구군도 포함돼 있으며, 현재 환자와 연구진 모두에게 블라인드 처리된 상태로, 최종 무진행 생존기간(PFS) 분석까지 연구가 지속될 예정이다.
엔허투는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HER2 표적 DXd 기반 항체약물접합체(ADC)로,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으로 개발 및 상업화하고 있다.
엔허투는 DESTINY-Breast03 임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를 위한 2차 치료제로 현재 80개국 이상에서 승인받아 사용되고 있다.
본 임상의 책임연구자이자 다나 파버 암연구소 유방암센터장인 사라 톨라니(Sara Tolaney) 박사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표준 1차 치료를 시작한 후 약 2년 내에 질병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DESTINY-Breast09 연구에서 무진행 생존기간이 3년을 넘긴 것은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과 퍼투주맙 병용요법이 새로운 1차 치료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항암·혈액암 연구개발 수잔 갤브레이스(Susan Galbraith) 수석 부사장은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서 엔허투를 보다 초기 단계에서 사용하는 것은 환자에게 중요한 진전을 의미할 수 있다. DESTINY-Breast09 임상 연구에 따르면, 엔허투와 퍼투주맙 병용요법이 표준 치료 대비 질병 진행을 상당히 늦췄고, 영상상 질병 소견이 완전히 사라진 환자 수가 거의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1차 치료 이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의 약 3분의 1이 추가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전이성 질환이 진단된 즉시 강력한 치료 반응을 유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이이찌산쿄 글로벌 연구개발 켄 다케시타(Ken Takeshita) 총괄은 “전이성 유방암 치료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엔허투는 특히 이번 DESTINY-Breast09 연구에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HER2 양성 환자 전반에서 1차 치료 시 기존 THP 요법 대비 향상된 치료 성과를 확인했다”며, “전이 진단 시점에서부터 엔허투와 퍼투주맙 병용요법을 시작하는 것이 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데 효과적임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엔허투의 DESTINY-Breast09 임상 핵심 연구자로 참여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연희 교수는 “엔허투가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1차 치료에서 40개월에 가까운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입증한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성과이며, 전이성 유방암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는 획기적인 진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질병 진행 속도가 빠르거나 내장 전이(visceral disease)가 동반된 환자, 뇌전이, 또는 PIK3CA 돌연변이가 있는 고위험 환자군에서 엔허투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