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암 치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아스트라제네카-MSD의 PARP 저해제인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가 췌장암, 전립선암 등 비여성암 부문에서도 임상적 혜택을 입증하고 있다.
PARP 저해제는 PARP의 작용을 차단하는 표적치료제의 일종으로, 약물이 PARP 활성부위에 부착(PARP 작용 억제)돼 암세포의 손상된 DNA 단일가닥이 복구되지 못하도록 유도해 암세포의 사멸을 이끈다.
특히 PARP저해제는 종양 억제에 관여하는 효소인 BRCA가 변이해 발생하는 암의 치료에 효과적임이 밝혀지면서 PARP 저해제를 통한 치료에 있어 BRCA변이 지표의 의미가 더욱 조명되고 있다.
◆췌장암 임상연구
2020년 기준 국내 신규 췌장암 환자는 8,414명으로 전체 암 발생의 3.4%에 해당한다. 국내에서 8번째로 많이 발생하며, 전체 암 가운데 5년 상대 생존율이 가장 낮은 암에 속한다. 남성 췌장암 환자는 4324명, 여성 환자는 4090명으로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하며, 연령별로 70대 이상의 고령 환자가 가장 많았다.
BRCA 유전자 변이 또한 췌장암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체 유전성 췌장암 환자들 가운데 BRCA1 유전자 변이 환자는 1% 전후, BRCA2 유전자 변이를 지닌 환자는 5~10% 정도로 알려졌다.
먼저 POLO 연구에 따르면 린파자 유지요법은 gBRCA 변이 전이성 췌장암에서 유의한 무진행 생존기간을 연장을 확인했다.
POLO 연구는 16주 이상 1차 백금 기반 화학요법을 진행한 gBRCA 변이 전이성 췌장암 환자 154명을 대상으로 위약군 대비 린파자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3상 연구다. 린파자군과 위약군은 3:2 비율로 무작위 배정됐으며, 린파자군은 린파자정 300mg을 1일 2회 복용했다.
이번 연구에서 1차평가변수는 무진행 생존기간, 2차평가변수는 전체 생존율, 무진행 생존기간, 객관적 반응률, 건강 관련 삶의 질, 안전성 등이었다.
연구결과 린파자정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은 7.4개월로 위약(3.8개월) 대비 2배 가까이 개선됐으며,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은 47% 감소됐다. 또 연구 2년 시점에서는 린파자정 투여군의 22.1%, 위약군의 9.6%에서 질병 진행이 나타나지 않았다.
안전성 면에서 린파자 투여군의 24%(vs. 15%)에서 심각한 수준의 이상사례를 보였으며, 5%(vs. 2%)가 이상사례로 인해 복용을 중단했다. 일반적으로 이상사례는 복용량 조절 및 중단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
◆전립선암 임상연구
2020년 기준 국내 신규 전립선암 환자는 16,815명으로, 전체 암 발생의 6.8%를 차지한다. 전립선암은 남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3번째로 높은 발병률로 2020년 신규 환자 수는 2015년 대비 61.6% 가량 증가했다. 50대 이상 남성에서 호발하는데, 연령대별로 70대가 43.0%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31.5%, 80대 이상 17.1%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립선암 중 전이성 전립선암에 해당하는 경우 거세술을 시행하거나 호르몬을 투여하면 남성호르몬이 줄어들어 암이 억제된다. 이 거세법은 치료 초기 비교적 좋은 반응을 보이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전립선암 세포들이 남성호르몬 차단에 의해 세포자멸사가 되지 않는다. 이때 더이상 호르몬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으로 전환된다.
국소 침윤성으로 진행됐을 때 평균 생존 기간은 4.5년,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3년 이내인 반면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을 치료 없이 방치하면 평균 생존기간은 12개월 미만에 해당한다.
전립선암 부문에서는 두 가지 연구가 확인이 됐다. 첫 번째로 PROpel 연구에서는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에서 상동재조합복구유전자 변이와 관계 없이 1차 치료제로서 가치를 입증했다.
PROpel 연구는 항암화학요법 경험이 없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성인 남성 환자 796명을 대상으로 기존 치료(아비라테론과 위약 병용요법) 대비 린파자와 아비라테론 병용요법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3상 연구다. 린파자군은 린파자정 300mg 1일 2회 복용과 함께 아비라테론 1,000mg을 1일 1회 투여했으며, 린파자군과 대조군 모두 프레드니손 또는 프레드니솔론 5mg을 1일 2회 투여받았다.
1차평가변수는 방사선학적 무진행 생존기간, 2차평가변수는 전체생존율, 안전성, 내약성이었다.
PROpel 연구에서 린파자와 아비라테론 및 프레드니솔론과의 병용요법은 위약 병용요법 대비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4% 감소시켰으며, rPFS 중앙값은 24.8개월로 위약 병용요법군(16.6개월) 대비 유의한 연장을 보였다.
린파자 병용요법은 상동재조합복구유전자 변이 여부에 관계없이 이러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지만, HRR 변이가 있는 경우 더 높은 효과를 보였다.
린파자와 아비라테론의 이상사례로는 빈혈, 피로, 오심등으로 각 약제의 알려진 프로파일 외에 추가로 보고된 것은 없었다.
PROfound 연구에서도 BRCA 변이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성인 환자의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PROfound 연구는 HRR 변이가 있고 이전에 엔잘루타미드 또는 아비라테론 치료 후 진행된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약제 대비 린파자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 무작위, 오픈라벨 3상 연구다.
연구는 BRCA1/2 또는 ATM 변이가 있는 환자 245명이 코호트A, 이외 다른 12가지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 142명은 코호트B로 나누어 진행됐으며 린파자군은 린파자정 300mg을 1일 2회 복용했으며, 대조군은 1일 2회 프레드니손 5mg과 더불어 1일 1회 엔잘루타미드 160mg 혹은 아비라테론 1000mg을 복용했다.
1차평가변수는 영상학적 무진행 생존기간, 2차평가변수는 확인된 객관적 반응률, 통증 진행까지의 시간, 전체 생존율, 안전성 등이었다.
PROfound 연구 중 코호트A 그룹에서 린파자정 투여군의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은 66% 감소됐다.
BRCA1/2 변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하위 그룹에서 린파자정은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은 78% 감소시켰으며, 방사선학적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이 9.8개월을 기록하며, 3.0개월의 엔잘루타미드∙아비라테론보다 개선된 결과를 나타냈다.
BRCA1/2 변이 하위 그룹에서 엔잘루타미드∙아비라테론군의 전체생존기간 중간값은 14.4개월인 반면 린파자정 투여군은 20.1개월을 기록하며 사망 위험을 37% 낮췄다.
안전성 프로파일은 기존의 린파자정 단독요법 임상 시험에서 보인 이상사례와 유사했다. 린파자정군에서 흔하게 나타난 이상사례는 빈혈, 메스꺼움, 피로감, 무력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