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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구인두암’ 발병률↑…“남성도 HPV 백신 접종해야”

‘이제는 男의 일’…OECD 33개국, 남성도 HPV 백신 NIP 포함
MSD, 국내 가다실9 출시 9년 기념 기자간담회 개최


이제는 구인두암 예방을 위해서라도 남성의 HPV 백신 예방접종이 중요해졌다.

국제인유두종협회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암의 5%는 HPV가 원인이다. 2018년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HPV 관련 암 발생을 추산하면 전세계적으로 1분마다 1명이 HPV 관련 암을 진단받는 셈이다. 

성별과 무관하게 성관계를 통해 파트너에게 전파되는 HPV는 여성암으로 잘 알려진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구인두암, 항문암, 질암 등을 유발한다. 특히 최근 남성의 암 발생 빈도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전문가는 남성에 대한 HPV 백신 접종을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전세계적 HPV 백신접종 현황 대비 한국이 많이 뒤쳐져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가운데 HPV 백신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낸 한국MSD의 ‘가다실9’이 어느덧 국내 출시 9주년을 맞았다. 가다실9은 만9-45세 여성과 만9-26세 남성에서 접종이 가능하며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및 생식기 사마귀 등의 적응증으로 국내에서 허가를 받았다.

한국MSD는 27일 ‘남녀 가리지 않는 암 원인 중 하나 HPV, ‘9가 백신 남녀접종’이 세계적 트렌드!’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는 중앙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세영 교수가 ‘HPV 백신, 자궁경부암 예방을 넘어 남녀 HPV 암‧질병 퇴치로 도약’을 주제로 HPV 질병 예방 사각지대에 놓인 한국 남성에 대한 인식증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세영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남성의 HPV 관련 암 및 질병은 증가추세이지만, HPV로 인한 남성의 질병 부담과 삶의 질 저하는 과소평가돼 왔다”며 “실제, 국내 남성 HPV 예방률은 한 자리 수로 적극적인 HPV 예방사업을 펼쳐온 호주, 영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고 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호주는 2020년 기준 남성 HPV 백신 접종률이 78%, 영국은 2022년~2023년 기준 만 9세에 1회 접종을 시작한 비율이 남녀 평균 60-70%에 이른다.

이어 남성 HPV 질병 부담이 과소평가돼 온 이유로 △대표적인 남성 HPV 암인 구인두암이 정기적인 검진이 이뤄지지 않거나 진단이 어렵고, △HPV가 남성 암의 원인이라는 인식의 부재, △남성에게 호발하는 HPV로 인한 생식기 사마귀 재발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남성 HPV 질환으로 인한 삶의 질과 질병부담이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특히 두경부암 및 구인두암과 관련해 “HPV에서 두경부암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두경부암 환자의 대부분은 남성이다. HPV 감염에 대해서도 여성보다 남성이 훨씬 취약하고, 암 이전에 병변이 생기지 않아 스크리닝 검사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가 제시한 미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HPV 감염과 관련해 자궁경부암 발생 빈도는 계속 줄어들지만 남성들의 구인두암 발병은 점점 늘어나면서 2010년에는 역전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미국의 HPV에 의해 생기는 암 중 1위가 구인두암이기도 하다.

지난해 대한이비인후과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구인두암의 일종인 편도암 발생률은 2002년부터 2019년까지 3배 증가했다. 

또한, 미국에서 남성의 HPV 관련 구인두암 발생률은 이미 여성 자궁경부암 발생률을 앞섰다. 최근에는 HPV 감염이 정자 수 및 정자 운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보고됐다. HPV 감염 남성의 정자 수 및 운동성에 이상을 보인 반응(75%)은 HPV 미감염 남성(43.8%)보다 30% 이상 높게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이 교수는 “여성의 HPV에 감염돼도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남성은 덜 하다. 또 여성들은 70% 이상에서 항체가 형성되지만 남성은 항체 형성이 20~30% 밖에 안 된다. 하지만 백신을 맞으면 남성, 여성 모두 100% 항체가 형성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HPV가 남성건강을 위협하고 있지만 OECD국가를 포함한 전세계 86개국은 남녀 모두에게 HPV 백신 접종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4월을 기준으로 전세계 172개국이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HPV 예방 접종을 실시하고 있으며, OECD 가입 38개국 중 33개국이 남성 대상 NIP를 도입하고 이 중 28개국은 HPV 9가 백신으로 예방하고 있다.  

또 정책적으로도 전세계 주요 보건 기구에서 남녀 모두 접종을 목표로 한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암기구에서는 유럽의 모든 국가에서 남녀 청소년 모두 HPV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2030년까지 90%의 남녀청소년의 HPV 백신 접근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암은 계속 발생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암 발생을 줄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남녀 모두 백신을 맞게 되면 여성만 접종했을 때보다 남성은 암이 65%, 줄어들며 여성은 암이 40%가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적극적인 HPV 예방이 우리 미래 세대의 건강과 국가 보건 증진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나라 사례를 통해 충분히 확인됐으며, 대한이비인후과학회를 비롯한 국내 학계는 남녀 동시 접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HPV 백신 접종 확대 단계 중 2단계가 남성에 대한 4가백신 접종, 그 다음 단계가 남녀 9가백신을 접종인데, 이렇게 되면 4가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9가백신을 추후 또 접종해야 하는 것이다. 국가 재정적으로도 세금을 4가백신에 맞춰놓았는데, 추후 9가백신이 들어오면 9가백신에 맞춰야 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많이 늦은 만큼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 바로 3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MSD 의학부 양경선 이사는 가다실9이 10년간 축적해 온 실제임상근거와 최신의 HPV 9가 백신이 갖는 임상적 이점에 대해 밝혔다.

2023년 10월 미국소아과학회지에 소개된, 가다실9을 1년 내 3차까지 접종 완료한 9-15세 남아 301명과 여아 971명을 대상으로 접종 후 10년간을 장기추적 관찰한 연구에 따르면 남녀 모두에서 3차 접종 후 10년 차에도 지속적인 HPV 항체 반응이 나타났다. 

가다실9 관련 심각한 이상반응이나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연구 참여자가 중도 탈락한 가장 흔한 이유는 참여 의사 취소 또는 추적관찰 실패 등이었다.

양 이사는 “가다실과 가다실9은 ‘암도 예방할 수 있다’는 새로운 의학적 지평을 열며 공중보건 향상에 기여해오고 있다”이라며, “특히 가다실9 접종 후 10년 장기간추적연구를 통해 가다실9의 면역원성, 유효성, 안전성을 평가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MSD는 최신의 백신에 대한 접근성 향상을 통해 남녀 모두가 HPV로 인한 암과 질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MSD 김 알버트 대표이사는 “HPV로 인한 암과 질환에서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미 전 세계 86개 국가에서 HPV 예방을 위해 국가 지원으로 남녀 모두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한국MSD는 한국에서 HPV의 퇴치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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