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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소아청소년병원 입원환자 90%는 ‘소아감염환자’…유행 ‘심각’

보호자 민원, 1인실 입실과 다인실 환경 개선 등 빗발쳐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아청소년병원에 입원한 환자 10명 중 9명 이상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코로나19, 아데노바이러스, 백일해 등 소아감염질환 환자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입원시 환아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사항은 병실료 실비 적용과 1인실 입실 요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대한아동병원협회)는 지난 16일 소아청소년병원 52곳이 참여한 소아감염환자 입원 비율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입원환자 중 감염환자와 일반환자 비율은 참여병원 61.5%(32곳)가 9:1이라고 답했다. 

이어서 참여병원 9곳(17.2%)은 입원환자 중 감염환자의 비중이 95%로 집계됐고, ▲참여병원 4곳은 입원환자 중 감염환자의 비중이 80%를 기록했으며, ▲감염환자 비중이 70%에 그친 곳도 있었으나, ▲나머지 참여병원들은 97~100%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감염환자 비중이 높은 것이 올해 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에 있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도 올해보다 비율은 낮지만 참여병원(51곳) 중 56.9%(29곳)가 입원환자 중 감염환자와 일반환자 비율이 9:1을 기록했었다는 것에 있다.

물론, 감염환자의 비중이 각각 ▲50%(1곳) ▲70%(1곳) ▲80%(6곳)인 곳도 있었지만, 그 외에는 감염환자의 비중이 95% 이상을 차지했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입원실 감염환자 수가 일반환자 비율과 6대4 정도였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양한 소아감염질환이 유행하면서 소아감염질환 입원 환자 수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이를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환아 보호자들의 민원이 빈번하게 발생돼 소아청소년병원 입장에서는 매우 난감할 때가 1~2번이 아니다”라며 “환자 보호자들의 요구 사항을 수용해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올해 입원환자 중 가장 많은 소아감염질환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으로 전체의 19.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권역별 비율은 ▲수도권 24.5% ▲영남권 20.9% ▲충청권 23.1% ▲호남권 11.1% 순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코로나 8.3% ▲아데노바이러스 8.1% ▲그 외 바이러스폐렴 6.8% ▲장염 5.6% ▲백일해 5% ▲수족구 5% ▲RSV 4.8% 등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폐렴 3.9%, 파라인플루엔자 3.6%, 독감 3.5%, 기관지염·라이노바이러스 3%, 노로바이러스 2.3%, 편도염 2.2%, 급성위장관염 1.8%, 메타뉴모바이러스 1.5%, 요로감염 1.4% 등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보카바이러스, 세균성폐렴, 엔테로바이러스장염 등은 각 1%씩 발생했고, ▲기관지폐렴, 기타, 상세불명의 열, 연조직염, 인두염 각 0.6% AdV, HEV, 연쇄상구균감염, 인플루엔자폐렴, 인후염, 폐렴 독감 a, 헤모필루스 각 0.4% 로타, 비감염, 수두, 천식, 호흡기바이러스질환 각 0.3%씩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소아감염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의 감염 질환명이 매우 다양하게 조사됐다”며 “앞으로 소아감염질환의 출현과 유행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아감염질환에 대한 별도의 대응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전략 수립·실천은 소아청소년의 건강과 성장을 위해서는 이제 필수로 정부 당국과 소아청소년 의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와 협의를 상시로 진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입원 환아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요구한 개선 사항은 병실료 실비 확대와 1인실 병상 수 확대가 주를 이루었으며, 격리병실 마련과 다인실 환아 케어 환경 개선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의사로서 소아감염질환의 입원 비율을 생각했을 때, 다인실 입원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모두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관계자는 “다인실에 입원한 애들 중에는 폐렴이나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 일반 환자 등이 섞여 있는 경우가 있다보니 부모들로부터 엄청나게 민원 들어오고 있다”면서 “소아청소년병원 입장에서는 민원 등 애로사항이 많아 이를 해결하는 것에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재 소아 감염환자가 너무 넘쳐나서 4인실에 소아 감염환자 1명을 격리 입원시키는 병원이 있을 정도로 코로나 이후에 모든 소아 감염질환이 유행하고 있고, 1~2년 사이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감염 유행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소아 환자가 구급차를 타고 와도 응급조치를 한 뒤,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서 1시간 이상씩 전화를 돌리면서 응급실 또는 전원할 수 있는 종합병원 이상의 의료기관을 찾는 상황이 여전히 펼쳐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소아의료체계에 대한 대책 강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강은식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부회장(대전 봉키병원장)도 “일선 소아의료현장은 소아감염환자의 입원 시 환아 보호자들의 요구사항을 들어 줄 수 없는 현실적인 상황에 직면해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일이 반복돼 일어나는 등 애로 사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소아의료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제도적·정책적으로 대대적인 소아청소년병원 입원실 환경 개선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은 “우리나라는 초저출산 시대로 출산율 제고를 위해 온 나라가 한마음으로 나아갈 때 가능하다”며 “출산율 제고의 첫 걸음은 소아의 건강과 성장 환경의 조성이며, 이는 의료 서비스의 확대로 실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당국은 소아감염질환의 지속적인 유행으로 환아 보호자들이 공포감과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소아감염의료체계의 점검과 개선을 통해 아이 키우기 좋은 소아의료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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