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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무료접종 '피내 BCG', 왜 병원에 없을까?…품절이 잦고, 지속적인 수급 불안

'경피용 BCG' 정식 NIP에 병용 채택돼야

보다 적극적인 영유아 대상 결핵 · 수두 · 감염병 예방을 위한 입법청원이 국회에 제출됐다.

대한아동병원협회(이하 협회)가 지난 18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피용 BCG(Bacillus Calmette Guerin)의 정식 NIP(National Immunization Program, 국가무료예방접종사업) 채택, 수두 2회 추가접종 NIP 확대 시행, 소아청소년과 병원 일반병상 의무 확보비율 수정 요구를 골자로 하는 총 3종의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날 협회는 영유아 감염 예방, 저출산 극복, 보장성 강화를 위해 일반병상을 기존 총 병상 50% 이상에서 '10% 이상' 확보로 수정해야 하며, '경피용' BCG의 정식 NIP 채택, 수두 '2회' 기본접종 채택 등이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협회는 지난 2017년 10월부터 청원서명 운동을 펼쳐 3만여 명의 목표를 달성했다. 입법청원 소개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광수 · 천정배(국민의당) 의원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주영(자유한국당) 의원이며,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광수 의원을 비롯해 네이버맘카페 '애기똥풀' 및 YMCA 관계자가 배석했다.



◆ 영유아 '결핵' 예방, 국가예방접종에 '경피용 BCG' 채택돼야 

BCG는 결핵 예방을 위해서 사용되는 백신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BCG는 '피내용(피내 투여)'인 Danish 1331균주와 '경피용(경피 투여)'인 Tokyo 172균주 두 가지 종류이다. 

이 중 피내용 BCG만 현재 NIP에 단독으로 지정된 상황이며, 경피용 BCG는 실제 50% 이상의 부모가 유료 부담으로 접종해오고 있다. 

문제는 피내용 BCG는 품절이 잦고, 지속적인 수급 불안을 가진다는 점이다.

피내용 BCG의 품절이 잦은 이유는 BCG 백신의 채산성이 낮고, 결핵이 많이 발병하는 후진국 · 개발도상국에 WHO가 무상 혹은 저가로 공급하는 의약품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피내용 BCG를 생산하는 제조사는 극소수이다. 

즉, 지속적이고도 원활한 접종을 위해 '경피용 BCG'가 정식 NIP에 병용 채택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협회는 "우리나라는 결핵의 3대 지표인 발병률, 유병률, 사망률을 비롯한 다제내성 결핵환자의 비율이 OECD 회원국 중 1위이다. 특히 다제내성 결핵 신환자의 경우 2016년 852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8.3% 가 증가했고, 잠복 결핵도 국민 3명 중 1명꼴인 30%로 추정되고 있다."라면서, "특히, 1세 미만 영아는 잠복 결핵균에 감염되면 중증 결핵으로 발병할 위험 또한 매우 높다. 따라서 결핵 예방접종은 영유아 NIP 중 가장 중요한 근간이고, 지속적 · 적극적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협회는 "NIP에 단독으로 지정된 피내용 BCG는 그간 국내에서 잦은 품절과 지속적인 수급 불안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대체해 경피용 BCG를 임시 NIP화하거나 허가자료가 불충분한 피내용 BCG를 임시 관수용(보건소용)으로 수입해, 상당수의 부모에게 혼란 · 불만을 야기해 일선에서 질타 · 항의가 빗발치는 상황이 야기됐다."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현행과 같은 피내용 BCG 단독 사용만으로는 구조적인 수급 불안정을 막을 수 없고, 이를 대체하기 위한 임시방편의 경피용 BCG 한시적 무료접종사업도 종료 이후 유료화 과정에서 보호자들의 불만 · 항의를 더욱 가중해 그 폐해가 심각하다."라면서, "지속적이고도 원활한 접종을 위해 경피용 BCG도 자궁경부암백신, 폐렴백신, 일본뇌염백신 등 다른 백신처럼 정식 NIP에 병용 채택하는 방안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피용 BCG의 정식 NIP 시행 시 대한아동병원협회가 추정한 신생아 35만 명 기준 증가 예산을 살펴보면, 전체 신생아 중 50% 접종 시 약 113.5억, 70% 접종 시 약 150억 원, 100% 접종 시 227억 원이 추가 소요된다.



협회는 경피용 BCG의 NIP 시행으로 인한 추가 예산액을 70% 접종 기준 약 150억 원으로 가정하더라도 이는 전체 15개 질환별 영유아 NIP 총예산 중 10위권 밖에 해당하는데, 단 '1회 접종'으로 소아중증 결핵에 대한 면역을 획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출생아 수 감소율에 따라서 영유아 전체 NIP 총예산이 전년 대비 약 633억 원 자연 절감된다고 했다. 경피용 BCG NIP 추가 비용인 약 110~180억 규모는 출생아 수 감소에 따른 자연 절감 예산액 633억 원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예산 규모로, 경피용 BCG의 정식 NIP 사업은 다른 NIP 백신보다 상당한 저비용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수두 예방 접종을 '2회' 무료접종으로 확대 시행해야

질병관리본부가 2017년 발간한 '2016년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2005년부터 시작된 수두보고는 2016년 5만 4,060명으로 2015년 4만 6,330명에 비해 16.7%나 증가했고, 이 중 전체의 79.9%가 9세 이하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경우 96~100%(2001~2005년)라는 높은 수두 예방접종률을 기록하고 있으나 접종을 한 아이들에게서 높은 수두발병률이 발생해, 2006년부터 1회 접종에서 '2회 접종'으로 정책을 확대 ·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5년부터 국가접종으로 수두 1회를 시작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수두 진단 건수는 접종 전·후를 비교해서 1991년 30만 명에서 2009년 17만 명 발생으로 44% 감소했다. 하지만 2005년 백신접종률 70%에서 2011년 백신 접종률 97%까지 추가로 수두 발생 감소 추세는 뚜렷하지 않다. 

협회는 영유아 수두 예방을 위해서 NIP 2회 접종 채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수두는 전염력은 높지만, 일주일이면 호전되는 가벼운 병으로 간주해왔다. 그러나 항암치료나 면역억제치료 대상자, 임산부에게서의 수두 감염은 일반인 감염과는 차원이 다르고 치명률 또한 높다. 수두 2회 접종을 기본으로 채택해야만 지역사회 수두 감염 발생을 감소시키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협회가 추정한 현행 수두 1회 접종에서 2회 접종으로 확대 시행 시 추가되는 증가예산액은 2017년 1회 접종 총예산인 약 125.67억 원이다. 즉, 총 약 251.35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협회는 "수두접종의 경우 약가가 1만 원대로, 다른 백신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가 접종횟수 또한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감염 예방 위해 소아청소년병원 1인실 비율 90%로 늘려야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2 비급여대상 제4호 가-(1)-(가)에서는 '의료법령에 따라 신고한 병상이 10병상을 초과하는 의료법 제3조 제2항 제1호에 따른 의원급 의료기관과 같은 항 제3호에 따른 병원급 의료기관(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은 제외하되, 의료법 제3조의5에 따라 지정된 산부인과 전문병원은 포함한다)의 경우 일반병상을 총 병상의 50% 이상 확보할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일반병상을 총 병상의 50% 이상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에서는 일반적으로 1인실부터 먼저 채워지고, 1인실에 자리가 없으면 다인실에 임시 대기했다가 1인실로 옮겨가는 현상이 빈번하다.

이를 협회는 90년대에 태어나서 어른이 된 2010년대 어머니들이 80∼90년대 어머니들과 달리 생활 수준이 높고 자녀도 한두 명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자녀 때문에 병상생활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기대하는 병상생활의 수준은 기본적으로 사생활이 보장되는 1인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현재 입원실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3차 병원은 일반병상 확보 의무가 70%로, 1인실 공급 부족 때문에 1인실은 초고가 병실이 대부분"이라며, "기대에 못 미치는 병상 환경이나 상급병실료로 인해 입원을 포기하고 기다리다가 질병의 악화 · 이환기간 연장으로 결국 의료비와 후유장애가 상승하고 회복기는 연장되는 등의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며, 병간호하다가 보호자가 2차 질환에 이환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즉, 부모들의 구매력과 생활 수준에 부합하는 상급병상을 공급하는 소아청소년과 병원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입원환아 중 90% 이상이 폐렴, 장염, 바이러스 원인균에 의한 고열질환으로 전염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격리 차원에서 반드시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협회는 현 일반병상 의무 확보비율 규정과 관련해 "영유아가 주 치료대상인 소아청소년과 전문 병원에서는 병상 간 이격거리 1.5m 확보 강제 규정으로는 영유아 통제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전염 예방에 효과가 거의 없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소아청소년과 병원의 일반병상 의무 확보비율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협회는 "소아청소년과 병원은 산부인과 병원과 함께 저출산율을 타개할 중요한 국가 인프라이지만 저출산율로 인해 수요감소가 매년 극명하게 일어나고 있다."라고 전하고, "소아청소년과 병원을 비감염성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과 동일 잣대로 일괄 규제하고 의료서비스의 공급을 시장 기능에만 맡긴다면,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는 심각한 수요 감소로 도태돼 시장에서 퇴출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는 미래 출산율을 제고시킬 국가 인프라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으로 병원급 의료기관 중 소아청소년과병원은 총병상 대비 상급병상비율을 확대해야만 환아의 안전과 질 높은 치료 환경을 도모하고, 국가적 문제인 저출산 등을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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