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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당뇨 위험인자 가진 젊은 성인, 선별검사 받아봐야”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상열 교수

대한당뇨병학회가 1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진료지침 개정을 예고했다. 이번 진료지침 개정은 지난 2021년 이후 2년만의 개정으로, 진료지침 8판이 발간될 예정이다.

대한당뇨병학회의 진료지침은 총 27개 챕터로 나눠져 있다. 이 중에서 △당뇨병 선별검사 연령 △의학영양요법 △2형 당뇨병의 약물치료 △비만관리 △고혈압관리 △이상지질혈증 관리 △당뇨병신장질환 △노인당뇨병 △연속혈당측정과 인슐린펌프 등 9개 내용이 개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상열 교수를 만나 개정될 진료지침을 알아보고 새 진료지침이 진료현장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 전망해봤다. 대한당뇨병학회의 진료지침위원이기도 한 이상열 교수는 대한내분비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등에서도 활동한 바 있는 당뇨병 전문가다. 
 

Q.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 중 개정이 예정된 부분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아직 여러 선생님들이 검토하고 있으며 사려 깊은 고찰이 필요한 항목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워크숍이 여러 번 진행이 됐습니다. 

관련 내용에 따라 예를 들어보면 당뇨병 선별기준 연령을 조정한다든지, 최신 테크놀로지 기반의 여러 도구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최신 임상연구 결과에서 좋은 성과가 나왔던 다수의 임상 연구들에 근거한 전향적이고 좀 더 공격적인 조절 목표가 추가되거나, 식사, 운동 등 일상생활 관리에 있어서 약간의 변화가 있는 것 등이 예상됩니다. 

2월 중순을 기준으로 확정된 사안은 아니며 유연성이 있는 만큼, 전체적인 것은 나중에 대한당뇨병학회에서 진료 지침이 확정돼서 발표되는 순간에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예고된 바에 따르면 선별검사 대상이 35세 이상 그리고 위험 인자가 있는 20세 이상으로 낮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권고 연령이 이와 같이 낮춰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당뇨병에 취약한 인구 집단이라는 가정 하에 설정된 내용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논문이 최근에 우리나라 학회지에 발표됐습니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샘플코드 자료를 이용해 당뇨병 선정 기준을 조절했을 때 진단율이 어떻게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였습니다.

연구 결과 흥미로운 점은 선별검사 기준 나이를 낮췄을 때, 생각보다 적지 않은 숫자의 당뇨 환자들을 새로 찾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 결과 35세 이상과 위험 요인을 갖고 있는 성인 20세 이상 성인 모두 혈당 검사를 한 번 정도는 받아봐야 하는 쪽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선별검사는 결국 많은 사람한테 할 수 있는 검사 그리고 별로 비싸지 않은 저렴한 검사, 그러면서도 질병의 고위험군을 비교적 효과적으로 찾을 수 있는 검사를 의미합니다. 이와 정반대인 확진검사는 아주 정확하고 확실하게 ‘우리한테 질병이 있다, 없다’를 판단해 주는 기준이 됩니다. 대신 방법이 복잡하고 까다롭고, 비용이 비싸서 많은 사람들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검사입니다.

당뇨병 선별검사에는 혈당, 당화혈색소 정도가 해당됩니다. 굉장히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환자 발견에 대한 효용이 정말 큽니다. 적은 비용을 투자하고도 심각한 위해를 미칠 수 있는 환자들을 조기에 발견해서,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별 기준을 낮추는 것은 타당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당뇨병에 있어 합병증은 빼놓을 수 없는 단어로, LDL-C는 특히 더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습니다. LDL-C와 관련한 진료지침 개정 내용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최근 순환기내과 선생님들을 위주로 좋은 레퍼런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ASCVD(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가 있는 환자이거나 또는 최근에 앓았던 사람들에 대해 조금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LDL-C 조절을 추구하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조는 대한당뇨병학회 진료 지침에도 반영이 될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조절목표는 LDL-C이라는 것이 다시 한 번 명백하고 명확하게 결정될 예정입니다.

두 번째로는 조절 목표 중 기존에 언급되던 위험인자를 동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100mg/dL 미만으로 하는 것은 유지가 됩니다. 그러나 위험 인자를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은 70mg/dL, 초고위험군은 70mg/dL보다 훨씬 더 낮은 적극적인 LDL-C 조절의 목표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그런 기조가 대한지질동맥경화학회 가이드라인을 포함, 대한당뇨병학회 가이드라인에도 반영되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Q. 최근 떠오르고 있는 SGLT-2 억제제와 관련해서 진료 지침에 반영될 만한 유의미한 임상근거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외국의 리얼월드 연구결과, RCT 결과 등이 많이 반영됐습니다. 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을 이용한 신장과 관련한 연구나 심부전 관련해서 혜택을 봤던 연구들이 본보기로 채택됐습니다. 

때문에 그런 동반질환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군에 메트포르민과 함께 SGLT-2 억제제를 우선 사용하는 약제로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최근 가이드라인 경향입니다. 신장과 심장 합병증을 예방하고 조기 관리하는 목적으로 관련 내용들이 조금 더 보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당뇨환자의 평생 과제인 탄수화물 섭취 조절에 대해 학회는 어떤 방향으로 권고하고 있나요?

이전 개정판이나 1~2년 전까지만 해도 당시 이슈가 됐던 ‘저탄고지’를 비롯해 탄수화물 제한식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언급되거나 권고되지는 않았으며,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축소해서 말씀드렸지만 불과 1, 2년 사이에 상황이 조금씩 바뀌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연구 결과들이 시간 제한 다이어트, 탄수화물 제한식 등에 대한 위험성이 조금씩 나오고 있기 때문에 그런 내용들도 가이드라인에 반영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임상적 근거 충분하다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은 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을 갖고 있어서, 해외 사례와 동일하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최근 진료지침의 흐름을 보면 이런 것들이 좀 더 전향적으로 추가될 가능성은 있고, ‘어떤’ 탄수화물을 먹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즉, 질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것들이 가이드라인에 담기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으며, 새로운 식습관과 관련된 식사 중재 요법이 가이드라인에 추가될 가능성이 조금 전망됩니다.

Q. 환자나 의료진분들께 전하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당뇨병’이라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질환입니다. 처음에는 혈당만 올라가거나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나 조절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시간이 늦어지고, 그로 인한 합병증 등 여러가지 증상이 심화된 이후 병원을 찾거나 검사를 하게 되시는 분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우리나라 국가 통계를 보면 당뇨병의 조절률, 관리율 등이 수년째 계속 정체 상태입니다. 환자들께서도 당뇨에 대해 인지하더라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시고 또 정확하게 관리를 못하고 계시는 상황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럴 때 근거 기반으로 치료하고 당뇨병을 관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료진분들은 임상적인 요령을 잘 숙지하셔서 좀 더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당뇨병 환자를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환자들께 당부하고 싶은 것은, 선별검사 기준에 대해 위험 인자를 가진 젊은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 정도는 혈당 검사를 해보면 좋겠다고 권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건강검진을 적극적으로 받으시고 당뇨와 관련해 인근의 전문가들하고 상의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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