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환자와 의사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이 정부가 추진 중인 원격의료를 전면파업이라도 불사해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전의총은 원격의료에 대해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가 IT업체, 재벌들과 야합한 것”이라며 “의료전문가인 의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원격진료 허용에 관한 의료법 개정안을 강행한다면, 모든 의사들은 즉각 전면 파업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청와대와 보건복지부에 경고했다.
특히 이번 의사파업은 의약분업 투쟁보다 훨씬 크고 격렬할 것이고, 원격의료 개정안의 전면적 취소와 주동자들의 사과와 파면 없이는 모든 의사들이 옥쇄할 때까지 투쟁을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의총은 포괄적인 개념의 원격의료는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와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확실히 했다.
또 “원격진료를 시행하는 국가들은 국토가 매우 크거나 섬이 많아 의료인 접촉이 어려운 경우 등 특수한 상황에 있을 때만 원격진료를 매우 일부분 시행하고 있다”며 “좁은 국토에 의료 접근성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원격진료를 시행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전의총은 원격진료가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경제성도 담보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다른 OECD 국가 의사들은 직접 진료비가 회당 4~22만원에 달하므로 한 번의 진료 시 최대한의 효율을 내기 위해 환자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원격의료를 시행하고 있지만 초저수가인 우리나라에서는 모니터링 형태의 원격의료가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예측이다.
국민들 대다수가 자신의 건강 상태 모니터링에 비용을 들이기보다 커피 한잔 값에 불과한 진료비를 지불하고 의사에게 더 자주 진료를 보는 것을 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의총은 원격의료 추진계획을 거대재벌기업인 S기업이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의총은 “원격의료를 추진하는 IT업체들은 어떻게든 원격의료 법안에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 항목을 포함하도록 기재부에 로비를 펼치고 있고, 그 중심에 거대재벌기업인 S기업이 있다”고 전했다.
또 정작 의료인들은 비전문가들이 원격의료가 가능하다고 하는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현행 의료법에서 의료인-의료인 간의 원격의료는 이미 합법으로, 수년 전부터 강원도 등의 지역에서는 도시지역 보건소 의사가 원격진료장비를 갖춘 오지의 보건진료소 간호사 도움으로 산간지방 환자들에게 원격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원격진료를 수년간 경험해본 보건소 의사는 수천만 원대의 원격진료 장비를 갖추고 의료인인 간호사가 협조해도 쉽지 않은 원격진료를, 어떻게 의사-환자 간에 직접 하도록 의료법의 원격의료 조항을 개정하겠다는 것인지 의아해하고 있다는 것.
전의총은 “기재부, 미래창조과학부가 IT업체, 재벌기업들과 야합해 추진하고 있는 원격의료는, 대다수 병의원의 직접진료를 빼앗고 망하게 하여 몇 개의 IT업체, 재벌기업들이 모든 의료 이익을 독점할 목적에서 비롯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전문가인 의사들의 동의를 얻지 않은 원격의료는 절대 용납치 않을 것이며 ”개원의, 봉직의, 교수, 전공의, 의대생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단결하여 의료를 멈춰서라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29일인 오늘 오전 중 환자와 의사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