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는 원격의료를 추진하는 현 상황을 비상사태로 선포하고, 의료제도를 바로 세우기 위해 투쟁하겠다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11일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계 비상사태 선포 및 투쟁 선언문'을 통해 정부가 우리나라 의료의 기반을 궤멸시킬 원격의료를 추진하는 현 상황을 의료계가 존립의 위험에 처한 비상사태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정부가 추진하는 원격의료법안은 진료를 보완하는 제도가 아니라 환자의 얼굴을 직접 대면하는 현행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이것은 의료의 본질을 바꾸는 것으로서 의료체계 전반에 크나큰 혼란을 초래할 뿐 아니라 특히 동네의원과 지방 병원의 붕괴를 예고하는 법안이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원격의료를 적극 저지하는데 그치지 않고 의료제도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11만 의사들의 강력한 의지를 모아 이번 기회에 국민과 의사 모두를 위해 의료제도의 근본적 개혁을 성취하기 위해 강력한 투쟁을 펼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잘못된 의료제도를 올바르게 바꾸는 것은 암울한 의료제도 아래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의사들이 짊어져야 할 엄중한 사명이며, 의사들은 잘못된 의료제도를 고쳐 올바르게 바로 세워질 때까지 결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협은 “우리는 더 이상 싸구려 진료를 강요하는 정부의 횡포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의사의 양심과 의학적 지식에 따라 진료함으로써 환자가 최선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 것이다.”고 강조했다.
의사가 더 이상 범죄자로 취급받지 않고 진료현장에서 당당하게 진료를 하며 그에 대한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의료제도를 만들겠다는 의지이다.
"의료계는 진료비의 원가조차 지급하지 않는 건강보험공단의 횡포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실을 메꾸기 위해, 지난 수십 년간 의사들은 정부가 지불하지 않는 부족한 치료비를 환자로부터 받아내는 불편한 역할을 정부 대신 대행해야 했다."며 그동안의 왜곡된 의료수가를 지적했다.
그 결과, 의사들은 국민의 신뢰와 존중을 상실하게 되었고 정부는 더 나아가 수진기록 조회와 같은 방법으로 국민들에게 의사는 잠재적 사기꾼이라고 매도함으로써 의사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전락시켰다는 것이다.
의협은 “힘없는 동네의원은 정부의 각종 억압적 규제로 인해 급속히 무너지고 있고 대학병원들조차도 정부의 무책임한 졸속 정책으로 인해 경영 압박을 받아 교육과 의료의 질을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지금은 대한민국 의료의 총체적 위기”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