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은 환자는 물론 의료인에게도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결국 흔히 쓰는 “같이 죽자”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책일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한의사협회 법제위원회는 최근 ‘의료분쟁의 이해’를 발간하며 회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기에 이르렀다. 발간된 책에 따르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역시 ‘예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의료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환자의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의료분쟁은 의사에 대한 환자측의 불만과 분신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평소 환자측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친절하게 진찰하고,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성실하게 문제 해결에 협조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어 의료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학지식 함양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의료과실은 당시 의학의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의학지식 습득을 게을리 해 자신의 의료행위가 평균적 의료수준에 미달하지 않도록 최신 의학지식 함양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법제위원회는 “자신의 능력 외의 환자에 대해 치료행위를 하다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행위자의 책임을 인정하므로 의료기관에서 감당할 수 없는 능력범위 이상의 의료행위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개입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행위의 경우 항상 부작용과 돌발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 및 주의를 철저히 해야 한다. 즉, 의사에게는 환자를 진료한 순간부터는 나쁜 결과를 회피할 주의의무가 요구된다.
법제위원회는 “최근 판례는 의사의 설명의무와 관련해 상세하게 판시하고 있다”면서,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환자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설명의무는 원칙적으로 환자 본인에게 직접 하는 것이 원칙이며 그 근거를 남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분쟁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 중 하나는 누가 뭐래도 ‘진료기록부’이다. 이는 이미 수많은 법조인들 역시 진료기록부의 성실한 기재를 당부하고 있다.
위원회는 “진료기록부는 의료분쟁발생시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가장 중요한 증거자료”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설명에 따른 문진, 시진, 촉진의 근거를 남기고 진단결과나 후유증에 대한 설명과 함께 설명내용, 시간, 입회인 등 최대한 자세하게 기록해야만 한다.
아울러 의료행위 시 언제나 오진가능성에 주의를 요하며 계속 관찰에 신경을 써야만 한다. 대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의사가 오진을 했다고 곧바로 고의나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결한바 있다. 즉, 당시 병원 환경이나 의료수준으로 보아 최선의 선량한 관리자로서 최선을 다했다면 비록 오진이 있었다 해도 의료과실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오진의 경우 의사가 환자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결과 예견의무와 회피의무인 주의의무를 얼마나 기울였는가를 기준으로 의료인의 과실여부를 판단한다”며, “따라서 진료시 진단이 애매하거나 예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환자는 재진이나 입원을 요구한다든지 상급병원으로 이송해 환자가 정확한 치료를 받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외에고 의료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해야만 한다. 의료사고율이 높은 분만환자 등 진료과정에서 결정적 시점에 의사가 직접 입회해 진찰했는지 여부는 사건의 결과에 많은 영향을 준다.
의사의 부재시 통원환자에 대해 간호사가 추사ㆍ처치행위를 하거나 사무장 등 무자격자에 의한 진료행위는 위법행위임은 물론, 환자에게 문제제기의 커다란 빌미가 되고 있음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법제위원회는 의료분쟁의 사전예방을 위해 △진단서 등 제 증명서 등의 꼼꼼한 작성 △노약자나 응급환자의 초치에 세심한 주의 △기본적 법률지식 습득 등이 필요한 사항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