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으로 학술대회의 의사들이 참여율이 저조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대한신경과학회도 마찬가지로 참석율이 예년의 약 60%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내년도 학술대회에 대해서도 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43차 2024년도 대한신경과학회 추계학술대회가 11월 9일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는 ‘협력과 도전’을 주제로 디지털헬스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최첨단 연구와 기술, 정보를 심도 있게 준비했으며, 각 분과 학회와 위원회가 주관하는 다채로운 강의와 워크숍을 비롯해 일차 신경과 진료와 의료정책 및 의사 창업 관련 세션 등을 마련했다.
이날 김현영 대한신경과학회 학술이사는 “지금까지 신경과 의사들이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에 많이 근무하고 있지만, 점점 종합병원으로 이동하거나 개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해 이번 학술대회는 종합병원의 신경과 선생님을 비롯해 연자들을 다양하게 섭외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다양한 실력파 의사들이 나와 일차의료에서 ▲뇌졸중 ▲뇌전증 ▲파킨슨병 ▲치매 등 중증 신경계질환의 치료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이사는 의·정 갈등 때문에 리서치(연구·학술 조사) 관련된 것들을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의사들이 꼭 해야 하는 일 중 하나가 리서치임을 강조하며, ‘2025년 국가 R&D 사업 소개 및 지원 팁 제시’를 주제로 리서치 세션을 마련했음을 전했다.
다만, 이러한 학회의 알찬 준비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의 참여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이사는 “우선 전공의들은 320여명 중 110여명이 사전 등록하는 등 1/3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초록을 비롯해 포스터와 구현 발표 등의 접수가 예년의 60% 정도이고, 사전 등록자 수도 예년의 55%에 불과한 것도 모자라 포스터를 미처 부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발생하는 등 예년 같으면 예상도 못했던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이유·원인은 의·정 사태로 인해 교수들이 당직을 서게 되면서 학술대회에 참여할 시간적 여력 등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김승현 이사장은 “대한의학회에서도 이번 의·정 사건 이후로 각 학회별로 학술 활동이 얼마나 줄었는지 등에 대해 보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학회·학술대회에서 연구와 관련된 논문 수가 평년 대비 적게 나오고, 전공의와 전문의 등이 나오지 못하는 분들이 엄청나게 많은 것 같다”고 견해를 밝히며, 현재 의학 학술대회들이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의사회 학술대회와 학회의 학술대회 간 참여율에 차이가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의사회 차원의 학술대회는 개원의와 종합병원의 신경과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실제 진료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학문을 주로 다루는 반면, 학회의 학술대회는 모든 학문을 포괄하는 특성의 차이가 있음을 설명했다.
내년도 춘계·추계 학술대회의 전망도 좋지 않았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학회에서는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승현 이사장은 “예상할 수 있어야 계획을 잡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면서 “내년도에는 국가에서 어떻게 하겠다고 확정안을 내놓으면 거기에 대한 대비책 등을 강구하는데, 지금 상황은 문제를 모르는 상태에서 먼저 답을 달아놓는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또, 춘계학술대회와 추계학술대회에 전공의들이 얼마나 돌아올지도 예상할 수 없는 상태임을 덧붙이며, 이번 기회에 외국의 전공의 교육·수련시스템 중 일부를 가지고 와서 국가가 책임지고 전공의 교육·수련시스템을 개선하려는 것은 틀림없어 보이므로 우리 학회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보려고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현영 학술이사도 “학술대회를 진행할 때마다 전공의 세션이 있었는데, 올해는 사태가 어떻게 될지 몰라서 그 세션을 운영하지 못했다”고 전하며, 내년에는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했다.
이어 “하지만 전공의와 어울리는 세션을 그래도 구성할 것”이라며, “전공의가 없다고 가정하고 학술대회를 준비하지 않을 것이며, 전공의를 대상으로 같이 할 수 있는 세션을 꼭 넣을 예정”임을 안내했다.
박미영 대한신경과학회 회장은 내년도 대구에서 열릴 춘계학술대회와 관련해 “위기를 잘 모면함과 동시에 기회로 삼아 반전해야 하는데, 지방에서 학술대회를 열면 수도권에서 하는 것보다 교통 등에서 불리한 면이 있는 만큼, 참신한 프로그램을 고민해 보려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