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우울증 환자들의 지옥이다. 또 우울증 치료에 있어서 비정신과 의사들의 지옥이다.”
대한신경과학회 홍승봉 이사장은 10일 학회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이 말하며, SSRI 항우울제 처방 규제로 한국이 세계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기 가장 어려운 나라라고 맹비난했다.
대한신경과학회에 따르면, 1990년 이전 당시 판매된 삼환계 항우울제 부작용이 너무 많고, 과량 복용 시 치사율이 높아서 우울증 치료를 위해 처방했는데 오히려 자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많이 사용돼 우울증을 제대로 치료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1990년에 들어서서 프로작 등의 매우 안전한 SSRI 항우울제가 시판되면서 우울증 치료율이 유럽과 미국에서 급격히 높아졌다. 또 SSRI 항우울제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자살률은 반비례로 크게 떨어졌다.
특히 한국 보다 자살률이 훨씬 더 높았던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은 SSRI 항우울제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지금은 자살률이 한국의 절반도 안 된다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학회는 “한국 정부는 자살예방대책을 열심히 한다고 말하면서 가장 중요한 우울증의 치료를 SSRI 처방 규제로 막고 있어서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은 OECD 최저”라며 “SSRI 항우울제 규제를 폐지하지 않는 것은 자살예방대책이 없는 것과 같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라고 지적했다.
현재 2002년 3월 보건복지부 고시로 SSRI 항우울제 처방을 내과, 소아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등 비정신과 의사들에게는 60일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학회는 “주요 우울장애 발생 후 첫 12주 동안 자살위험률이 50~70배로 가장 높아 우울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해야 자살을 예방할 수 있지만, SSRI 항우울제 규제로 우울증 치료의 의료접근성이 갑자기 30분의 1로 줄어들었다”면서 SSRI 항우울제 규제를 반인권적이고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악성 규제로 정의했다.
끝으로 학회는 “요즘 학생, 20대 젊은이, 장년, 노인, 한 가족 등 귀중한 국민들이 우울증과 자살로 생명을 잃고 있다”며 “어린 학생들과 일반 국민들이 우울할 때 주변에 있는 소아청소년과, 내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등 아무 의사에게 찾아가서 상담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한국은 그럴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