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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신경과-신경외과’ 차이 혼동 “인식개선 필요”

신경과 명칭 변경 필요성 2013년 61.7%→2020년 38.4% 감소
신경과학회 “중증 신경계 질환 인식개선도 무게 둬야”

약 10명 중 8명이 신경과를 알거나 들어본 적이 있지만, 타 과 특히 명칭이 유사한 신경외과와의 차이는 절반 정도가 혼동하는 것으로 나타나 신경과와 신경외과와의 분명한 차이를 부각해 환자가 전문성에 맞게 진료과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히 전체 연령 중 신경과 질환이 가장 많은 60세 이상의 고령 환자에서 인지도가 낮아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인지도 개선 노력을 위한 전략 마련 필요성이 제시됐다.

대한신경과학회는 일반인들이 신경과를 얼마나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임상진료과로는 처음으로 2013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신경과 인지도조사를 실시한 이후 그동안의 인식개선 정도를 파악하고, 향후 진행될 대국민 홍보에 도움을 얻고자 7년 만에 지난 조사와 동일한 내용으로 대국민 인식조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최근 대한신경과학회지 제39권 3호에 게재했다.

조사 결과, ‘신경과를 알거나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 1000명 중 78.5%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13년의 78.8% 보다 다소 낮아진 결과였다.


신경과 진료경험을 묻는 질문에서는 대상자의 23.2%가 “신경과 진료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이는 2013년도 18.6%와 비교해 4.6% 상승한 수치였다.

신경과가 어떤 질병이 발생했을 때 방문하는지 묻는 질문은 신경과의 진료경험군과 비경험군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진료경험이 있는 대상자는 ‘손 떨림 및 파킨슨병’이 57.8%로 가장 높았으며 ▲뇌졸중 55.5% ▲말초신경질환 53.7% ▲어지럼 49.5% ▲치매 42.7% 순이었으며 뇌염과 뇌막염이 20.3%로 가장 낮았다.

진료경험이 없는 대상자에서는 말초신경질환(52%)이 가장 높았고 ▲손 떨림 및 파킨슨병(51.2%), 뇌졸중(43.6%), 치매(39.6%), 어지럼(38.6%) 순이었다.

신경과 질환이 아닌 질환에 대해서는 우울증이 진료경험군과 비경험군에서 각각 34.7%, 38.8%로 가장 높았고, 각각 57.2%, 48.1%가 신경과 질환에 대해서 정인지하고 있었다. 2013년 결과에서는 각각 72%, 38.4%가 정인지하고 있었다.

특히 타 과의 명칭에 대한 인지도에서 신경정신과 또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비해 신경외과와의 차이 인지 정도는 여전히 낮았다. 

신경정신과 또는 정신건강의학과와 신경과를 구분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70.2%와 75.7%가 차이를 인지하고 있었고, 이는 2013년 조사의 68.3% 결과보다 각각 1.9%, 7.4% 증가한 수치였다. 

반면, 신경외과와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57.9%만이 신경과와 신경외과가 다른 진료과임을 인지하고 있었다. 2013년 조사 때는 54.3%였다.


신경과 명칭 변경 필요성과 관련해서는 38.4%가 “바꿀 필요가 있다”고 답했고, 44.4%가 “없다”고 답했다. 2013년에는 각각 61.7%, 22.6%로 나타나 명칭 변경 필요에 대한 의견이 23.3% 감소했다.

연령별로 보면 40~49세는 과반수 이상인 52.7%에서 명칭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답한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25.7%만이 바꿀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반면, 19~29세에서는 59.5%로 과반수 이상이 명칭 변경이 필요 없다고 했다.

명칭을 변경한다면 적합한 명칭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는 응답자의 55.0%는 ‘뇌신경과’, 36.5%는 ‘신경내과’로 답했다. 2013년 명칭 변경 선호조사 결과 각각 53.4%, 32.7%로 나타난 것과 유사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진(해운대백병원 박진세·국제성모병원 김혜윤·상계백병원 박중현·강동경희대병원 신원철·서울아산병원 임재성·가천대길병원 양지원·박기형·삼성서울병원 홍승봉 교수·서울브레인신경과 이일근 원장)은 “아직까지도 초창기에 내과와 정신건강의학과 기반으로 설립된 한계와 짧은 역사로 말미암아 일반 국민들에게 신경과의 진료 및 학문영역에 대한 뚜렷한 인식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대한신경과학회에서는 그동안 시대의 흐름에 맞춰 홍보활동을 지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경과의 인지도는 2013년도와 비교해 0.3% 차이의 결과를 보였으나, 이는 의미 있는 차이로 보기 어려워 대국민 인지도는 7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라며 “2013년과 2020년 모두 신경외과와 비교할 때 낮은 인지도를 보여, 여전히 신경과가 유사질환을 보고 있는 타 과와 비슷한 정도의 인지도를 확보하기 위해 시간뿐만 아니라 학회 차원의 명칭에 대한 홍보가 필요함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또 고령층이나 육체노동자에서 신경과에 대한 인지도나 이용 비율이 낮은 결과에 주목하며 “취약 대상자들에 대한 정확한 질환 홍보와 적절한 의료 전문성에 대한 안내 및 교육이 요구되며, 이를 위한 정책적 접근 방법의 마련이 절실하다”고 제안했다.

유병률은 낮으나 빠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치사율이 높고, 신경학적 결손 후유장애가 높은 뇌염이나 뇌수막염의 인지도가 낮은 점에 대해서는 “중증 신경계 질환에 대한 인식개선도 신경과 질환 홍보에 있어 무게를 두고 다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2013년 과 명칭 변경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과반수를 넘었던 반면, 2020년에는 명칭 변경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더 많았던 점 그리고 ‘신경과’라는 명칭에 대한 인지도가 2013년과 비교해 비슷한 점 등을 고려해 지난 7년간 각 의료현장과 매체 등을 통한 신경과에 대한 국민들의 선호도가 상승했음을 반영하는 결과라고 풀이하며 “2013년에 논의됐던 신경과 명칭 변경에 대해서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정신건강의학과를 사례로 들었다. 2011년까지 ‘정신과’였던 정신건강의학과는 부정적 이미지 해소를 위해 기존 인지도가 높았던 정신과에서 지금의 명칭으로 개명했다. 

하지만 당시 개명 사실을 대중들이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고, 9년이 지난 조사에서도 정신건강의학과의 인지도가 급격히 저하되는 결과를 보였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즉, 과 명칭에 대한 선호도는 단순히 과에 대해 알고 들어본 정보의 인지도보다는 과 자체의 ‘브랜드파워’가 더 영향이 많다는 분석이다.

끝으로 연구진은 “신경과는 뇌졸중, 뇌전증과 같이 응급처치가 필요한 질환을 다루는 진료과로 일반 국민들의 정확한 인식개선은 곧 적절한 치료 및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줘 국민 건강 문제와 직결된다”면서 “그럼에도 타 임상과에 비해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어 타 과와 혼동이 쉽고, 몇몇 질환에서는 진료영역이 혼동될 수 있는 관련 과가 많아 정확한 정보에 대한 홍보와 과 명칭 브랜드에 대한 강화가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학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020년 7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만 19세 이상의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연령, 지역, 성별을 나눠 전화설문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신뢰수준은 9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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