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진료지침’이 개정됐다. 이번에 나온 ‘결핵 진료지침’ 개정판은 약제내성 결핵의 신속한 진단을 강조하고 있으며, 국내·외 연구결과를 근거로 ▲감수성 결핵 ▲내성 결핵 ▲잠복결핵 감염 표준치료법이 변경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약제내성결핵의 치료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침과 국내 연구 결과에 따라 프레토마니드(신약) 등을 사용한 단기요법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도록 권고함에 따라 약제내성결핵의 치료기간을 단축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메디포뉴스에서는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최재철 결핵 진료지침 개정 위원장(중앙대학교광명병원 호흡기알레르기 센터장)을 만나 이번에 마련된 ‘결핵 진료지침 개정판’과 관련해 이전 진료지침 대비 어떠한 점들이 개선됐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결핵 진료지침 개정판’이 마련됐습니다. 이에 대한 소감과 의의 부탁드립니다.
A. 결핵 진료지침은 2011년 처음 제정돼 일선에서 결핵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 진료지침입니다.
이후 3차례 개정 작업이 있었는데, 마지막 4판 개정 시에는 다제내성 결핵의 진단 및 치료를 위주로 부분 개정만 이뤄짐으로써 전반적인 결핵의 진단·치료에 대한 부분의 개정은 오랫동안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개정판은 2017년 3판 이후 결핵의 전반에 대한 개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며, 전면 개정에 도움을 주신 많은 교수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Q. 이번에 ‘결핵 진료지침 개정판’을 제정·마련하게 된 이유·계기는 무엇인가요?
A.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2017년 이후 결핵의 진료지침이 부분 개정만 이루어진 상태에서 전반적인 결핵에 대한 진단 치료 부분에 대한 전면 개정에 대한 요구가 많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제내성결핵의 치료에 있어서는 세계적으로 단기 치료에 대한 효과들이 많이 보고되면서 이에 대한 우리나라의 치료 지침도 변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있었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진료지침이 WHO 지침을 많이 반영해 수립되는데, 우리나라의 연구결과들과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는 진료지침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들도 많이 제기됐었습니다.
특히, 다제내성 결핵의 경우 세계적으로 단기치료로 변해가고 있는데, 기존의 지침으로는 단기치료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국내 진료지침을 근거로 심평원에서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결핵 진료지침이 현실적으로 변화해야 일선에서 진료하시는 선생님들이 적절한 진료를 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우리 실정에 맞고 또한 세계적인 추세에 맞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최신 진료지침을 개정하게 됐습니다.
Q. 진료지침의 주요 내용 소개와 이전 지침 대비 차이점 및 추천하고 싶은 내용은?
A.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부록으로 지난 진료지침과 바뀐 부분을 표로 요약해 쉽게 바뀐 부분을 찾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우선 진단 부분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는 결핵의 진단 시점부터 빠른 내성결핵의 진단을 위한 분자진단 검사를 우선적으로 권고한 것이 가장 크게 바뀐 부분입니다.
이전에는 다제내성결핵이 의심되는 경우 신속내성검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권고했으나, 이번 개정판에서는 결핵이 의심되는 경우 초기부터 분자진단검사를 시행해 다제내성 결핵을 조기에 진단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과거와 같이 ▲결핵균 핵산증폭검사 ▲항산균 도말 및 배양 검사만 우선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추가로 Xpert MTB/RIF 검사를 통해 진단 시점부터 다제내성 결핵을 진단할 수 있도록 권고를 바꾸었습니다.
결핵의 치료에 있어서는 감수성 결핵의 치료와 내성결핵의 치료로 목차를 나눠 분자생물학적 검사에 따른 조기 분류에 맞게 치료 약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권고했습니다.
또한, 결핵 치료에 있어 치료 종료 후에 폐 질환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도록 권고해 후유증에 대한 진료지침도 마련했습니다.
내성결핵의 치료에 있어서는 가장 큰 변화가 다제내성결핵의 치료에 단기요법을 우선적으로 권고한 부분입니다.
기존에는 다제내성 결핵의 치료를 18~20개월 동안 하도록 권고했다면 이번 지침에서는 신약을 사용하는 경우 적절한 약 조합을 통해 6~9개월 치료로 변경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약제 보험 적용과도 연관돼 지침이 마련됐더라도 바로 시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조만간 신약의 보험 적용 기준을 변경해 지침대로 치료할 수 있도록 질병관리청 및 심평원과 협의해 진행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최근 장기이식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이식 환자의 결핵 치료 부분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잠복결핵 감염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치료에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단기요법임을 감안해 표준치료를 리팜핀 포함한 단기요법을 권고하고, ‘이소니아지드’ 9개월 요법을 선택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바꾸었습니다.
그 외에 자세한 사항은 결핵 진료 지침의 부록을 살펴보시면 빠르게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Q. 진료지침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어떤 쟁점·어려움 등은 없었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A. 가장 큰 어려움은 단기간에 많은 분량을 개정해야 하는 부분이었으며, 이는 일선에서 결핵 진료하시는 교수님들이 많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진료지침이 마련됐다고 하더라도 보험에서 인정하지 않으면 그 지침대로 치료를 할 수 없습니다.
이에 현재 보험에서 인정하는 부분에서 지침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도 있었으나, 현재 나와 있는 많은 근거를 바탕으로 적절한 지침을 마련하고, 이에 맞는 보험 적용이 결정돼야 한다는 대다수 결핵 전문가들의 의견과 또한 질병관리청에서도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 우리 실정에 맞는 최신 지침이 마련됐다고 생각합니다.
Q. 향후 진료지침 추가·보완·개정 작업 계획·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A. 결핵뿐만 아니라 모든 진료지침은 변화하는 의료 환경과 근거에 따라 추가·개정이 이뤄져야 합니다.
현재 저희가 최신 흐름에 맞게 결핵 진료지침을 마련했다고 생각되며, 추가적인 변화 양상에 따라 보완 및 개정 계획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Q. 앞으로 학회의 계획 및 방향은 어떻게 되며, 의료계·정부·국민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없으신가요?
A. 저희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에서는 매년 일선의 의사들을 위한 결핵 강좌를 통해 결핵치료의 최신 방향을 설명하고 있으며, 질병관리청과 협의해 PPM 의료기관 의료진들에게도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발표된 결핵 진료지침 5판도 지속적으로 홍보해 일선에서 적절한 결핵치료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아울러 정부에서는 개정된 진료지침에 맞게 결핵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결핵 신약의 보험적용 범위를 빠르게 결정해 일선에서 진료하는 의사들이 진료지침에 따라 적절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