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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메디포뉴스 2023년 약업계 10대뉴스 (2)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약 배송, 약가인하, DTx, 명예회장 별세 등

약업계의 2023년은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주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들의 커다란 장벽이었던 1차치료에 대한 급여 소식을 마침내 전달할 수 있었고, ADC 약물의 도입도 활발해졌다. 여러 당뇨약 계열에 대한 급여가 확대됐으며,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급부상하는가 하면 올해도 감기약 수급 불안정이 여전히 이어졌다.

의료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던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문제는 약업계에서도 뜨거운 감자였고, 이와 함께 약 배송 문제도 고민의 대상이었다. 감기약 수급불안정 해결 방안으로 약가인상의 카드가 나왔다면 반대로 약가인하를 겪은 의약품도 있었고, 디지털치료기기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리고 약업계는 현재의 제약산업을 있게 해준 두 명의 명예회장과 영원한 이별을 했다. 

계묘년의 끝자락에서, 메디포뉴스가 선정한 2023년 약업계 10대뉴스 2편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불러온 파장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그야말로 의료계와 약업계 모두를 뒤흔들어놓은 사건이었다. 

정부는 제한적 초진을 조건으로 하는 재진 위주의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올해 6월 실시했다. 나아가 정부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시작 약 반 년만인 지난 15일, 비대면진료 확대 운영을 위한 개편안을 내놨다. 개편안에 따르면 초진인 경우에도 비대면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에 의협뿐만 아니라 약사회도 반발했다.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은 14일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을 만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강행을 통해 일어날 의료사고 및 약물 오남용 등의 그 모든 책임은 대한민국 정부에 있다며 정부를 향해 강력히 경고했다. 


약 배송은 저 멀리에


약계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약 배송’이다. 이번 시범사업 개정안에 의료계와 약업계가 외쳐왔던 약 배송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그 이유로 약사법 개정 등의 문제를 들었다.

비대면진료와 약 배송의 상충된 시행은 환자들에게도 불편함을 야기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를 통해 약을 처방받더라도, 배송이 안 되면 결국 반쪽짜리 사업이라 할 수 있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대한 갑론을박이 쉽게 꺼지지 않듯 약 배송 문제에 대한 의약계와 정부의 갈등은 내년에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더기 약가인하, 약국도 제약사도 ‘혼란’


감기약 수급 불안정으로 약가인상 방법이 제시됐다면, 재평가로 인해 7,000개가 넘는 제품이 약가 인하를 겪게 됐다. 상반기 재평가된 제품은 9월 5일 이후로, 하반기 재평가된 제품은 내년 2월부터 약가가 조정된다.

약가 인하로 인해 약국에선 이미 확보해둔 제품들의 반품 또는 차액과 관련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문제는 약 6,000개의 제품이 내년 2월 약가인하가 반영될 예정인 만큼 더 큰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의약품 사용이 기준치를 넘으면 의약품 가격을 최대 10%까지 인하하는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제도’ 적용 제품이 200개가 넘어가면서, 제약사로 하여금 R&D 투자를 움츠러들게 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약업계는 약가인하 문제에 대해 예의주시 하고 있다.

디지털치료기기를 개발을 위한 도약…인지치료 소프트웨어 허가



그간 기대감만 모았던 디지털치료기기가 올해 처음으로 허가되기 시작했다. 그 첫 주인공은 에임메드의 인지치료 소프트웨어 ‘솜즈’로, 솜즈를 이용하면 △수면 습관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 중재 등을 6~9주 동안 수행해 수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2호 역시 인지치료 소프트웨어였다. 웰트의 ‘WELT-I’가 그 주인공으로, 환자가 입력한 ‘수면 일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형 적정 취침 시간을 제시하고 △수면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환자 행동을 중재하고 △수면 방해 습관을 분석하고 △긴장과 불안을 줄이는 이완 요법 등 6단계 프로그램을 6주간 수행해 환자의 불면증을 개선한다. 6주간 모두 완료해야 증상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3호의 등장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3호로 가장 유력했던 라이프시맨틱스의 호흡재활 보조프로그램 ‘레드필숨튼’이 확증임상시험에 나섰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디지털치료기기의 신속한 제품화를 지원하기 위해 ‘디지털치료기기 안전성/성능 평가 및 임상시험계획서 작성 안내서’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향후도 디지털치료기기는 ADHD, 섭식장애 등 다양한 적응증을 대상으로 개발될 전망이다.

이종호 명예회장과 강신호 명예회장과 이별…영원한 안식


올해 4월과 10월은 약업계에 애통함을 안겨준 달이다. 4월 30일 JW그룹 이종호 명예회장이, 동아쏘시오그룹 강신호 명예회장이 10월 3일 영면에 들었다. 

이종호 명예회장은 1945년 광복둥이 기업으로 탄생한 JW중외제약에서 ‘제약구세’의 일념으로 필수의약품부터 혁신신약까지 ‘약 다운 약’을 만들어 국민 건강을 지키는 ‘제약보국’ 실현에 앞장섰다. ‘생명존중’과 ‘도전정신’의 경영이념 아래, 대한민국 제약 산업의 발전과 보건의료 기반 향상에 평생을 바쳤다.

이 명예회장은 1969년 합성 항생제 ‘리지노마이신’ 개발 성공에 이어 피밤피실린을 합성한 항생제 ‘피바록신’을 개발했다. 또 1970년대 초반에는 기초원료 합성과 생산을 위한 연구에 집중, 국내 최초 소화성궤양 치료제 ‘아루사루민’, 진통/해열제 ‘맥시펜’, 빈혈치료제 ‘훼럼’, 종합비타민 ‘원어데이’ 등 신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이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갔다. 

수액 사업에도 매진해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 Non-PVC 수액백 개발에 성공했으며 당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액제 공장을 신설했다. 중앙연구소 설립은 물론, C&C 신약연구소와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강신호 명예회장은 ‘생명보다 더 큰 가치는 없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의약품 선진화를 통해 국민 건강을 향상하는데 전력해해오며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에 맞는 현대식 공장 준공, 제약업계 최초 기업부설 연구소 설립, 신약 안전성을 실험하는 우수연구소 관리 기준 시설 등을 마련했다. 

특히 강 명예회장이 1961년 개발한 박카스는 대한민국 대표 피로회복제로 자리매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 뿐만 아니라 아드리아마이신 유도체 항암제 ‘DA-125’,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슈퍼 항생제 ‘시벡스트로’,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 등 국산신약 탄생을 이끌었다. 

이 밖에도 1987년 사재를 출연해 수석문화재단을 설립해 장학 사업, 평생교육 사업, 교육복지 사업 등을 후원했다. 수석문화재단 장학생은 설립 후 지금까지 1900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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