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코로나19로 바빴던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 설이 지나서야 시작된 백신 접종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80% 이상의 국민들이 2차 접종을 완료하는 등 대한민국은 어느 때보다 바쁜 1년을 보냈다.
어느 새 마스크 없는 일상은 상상이 되지 않을 만큼 우리 사회가 급격한 변화를 겪는 동안 제약업계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제40대 대한약사회장에 최광훈 후보가 당선됐으며, 제약업계의 온라인∙비대면 활용이 증가했다. 일명 ‘코시국’ 속 온라인 활용이 널리 퍼지면서 조제약 배송과 배달앱이 등장해
논란이 발생하는가 하면 폐암치료제의 급여 문제로 많은 이들이 울고 웃었다.
메디포뉴스가 한 해의 마무리를 앞두고 2021년 제약업계에서 꼭 기억하고
싶은 10가지 이슈를 정리했다.
◆코로나19, 백신에 이어 경구용 치료제까지 등장
제약업계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치료제 개발이 한창이다.
지난
3분기를 기준으로 코로나19 관련 치료제와 백신은 총 13건이 승인됐으며, 7건이 백신,
6건이 치료제 임상시험이었다.
백신
관련 임상시험 중 5건이 1상, 2상이 1건, 3상이
1건이 진행되고 있었고, 3상시험에 진입한 1건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임상시험이었다.
치료제로
연구되는 임상시험 6건 중 3건이 화이자의 임상시험이었으며, 신풍제약도 치료제 개발을 위해 3상시험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에스티팜은 이달 24일 국내 첫 mRNA 코로나19 백신 임상1상 식약처에 신청했다.
국내
제약사 중 셀트리온에 올해 2월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에 대해 식약처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어 지난 7월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도
항체치료제로 허가받았다.
경구용
치료제도 등장했다. 최근 美 FDA에서도 머크의 코로나 경구용
치료제를 승인한 데에 이어 화이자에서도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선보이면서 지난 22일 식약처에서 긴급사용검토를 착수했으며 23일에는
정부는 16만 2000회분의 물량에 대해 계약을 체결했다.
머크와
화이자 외에도 지난 21일 바이오리더스가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임상 2상에 대한 IND를 제출했다.
◆제네릭
난립 막을 공동생동 1+3 제한 약사법
올해
7월 정부는 약사법 공포 개정을 통해 임상시험 수탁 제약사 1곳당
위탁 제약사를 최대 3곳으로 제한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이는
기존에 진행됐던 무제한 공동생동에 제제를 가해 의약품의 품질을 보장하겠다는 목적으로 진행됐다.
얼핏
보면 낯설어 보일 수 있는 공동생동 1+3 제한은 지난 2007년
생동시험 제약사 수를 2개로 제한하던 제도와 비슷한 정책으로, 10년
전 폐지됐으나 국회에서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다시 불씨가 지펴졌다.
이에
각 기관, 단체와 제약사들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각 기관 단체는 약사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를 환영하며, 제네릭 난립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판단했다.
그러나 일부 제약업계 측은 임상시험 비용 증가에 대한 부담이 커져 중소제약사가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제약업계의 또
다른 무기, ‘온라인’
비대면이 선호되고 있는 요즘, 제약업계에서
온라인을 활용한 활동이 급증했다. 재택근무부터 마케팅, 심포지엄은
물론 영업사원의 역할까지 온라인이 대신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각 제약사에서 의료 전문가들을 위한 정보제공 플랫폼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인 예로, 당뇨약 포트폴리오를
소개하는 사노피의 ‘호시절’ 웹페이지나, 비만과 자사 제품인 삭센다를 소개하는 노보노디스크의 카카오톡 채널 ‘삭센다
톡’이 있다.
뿐만 아니라 보령제약 ‘브릿지’는 웨비나, 심포지엄 진행 및 최신 의학논문과 의약학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BMS도 혈액, 종양, 면역, 바이러스, 심혈관
등에 대해 BMSON을 통해 질환 정보와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이는 동아에스티의 ‘메디플릭스’도
제공하고 있는 사항이다.
의료진이 직접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가 되기도 한다. BMSON과 메디플릭스는 의료 전문가들이 직접 콘텐츠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채널이다.
◆’조제약 배달’로 약사회와 플랫폼은 법적 공방 중
온라인의
활성화에 따라 조제약을 배달로 전달하는 ‘조제약 배송’ 사태도
생겼다. 심지어 닥터나우 등 약 배송을 진행하는 배달앱도 나타났다.
약
배송에 대해 대한약사회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
배송은 배송에 그치지 않고 의약품 오남용과 사후 관리가 불확실할 확률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업계에는 닥터나우 뿐만 아니라 바로필, 올라케어 등 10여개
배달앱이 약 배송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약 배달 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약사회와 지자체가 약 전달 방식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이지만 대한약사회-닥터나우의 법적 공방이 진행 중에 있는 만큼, 추후 약 배달 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광훈
후보, 제40대 대한약사회장 선거에서 설욕전 승리
제40대 대한약사회장에는 김대업 제39대
대한약사회장과 3년만에 대결하게 된 최광훈 후보가 당선됐다. 53.3%의
득표율로 김 후보와 10.6%p 차이를 보이며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한 것이다.
승리를 이끈 주요 요인으로는 변화를 추구했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약국과
약사회에 대한 변화를 원했던 30~40대 젊은 약사들과 시너지를 이루고 지지층을 확보해, 이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통한 것이다.
김대업 회장 임기 내에 발생했던 한약사 문제, 조제약 배송 등의 과오들이
최 후보에게 표심이 더해진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편 내달 중순 최 당선인은 인수위원회와 함께 새 집행부를 선보인다. 선거
기간 동안 책임부회장제 도입을 강조해왔던 만큼, 어떤 인재들이 함께하게 될지 주목되기도 한다.
최 당선인은 핵심 공약으로 한약사 문제, 약 배달, 종속 의약분업 탈피, 약사회 주도 전자처방전 등을 내새운 바 있다.
당선 직후 최 당선인이 힘을 모아 어렵고 험한 길을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던 것처럼, 향후 어떤 집행부와 어떻게 공약을 실천해갈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