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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PTSD 위험군에 대한 심리적 방역 체계 필요하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이태원 사고 PTSD 자살추정 사건 관련 입장문 발표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회장 김동욱, 이하 의사회)가 지난 10월 말에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의사회는 “PTSD를 겪는 사람들은 사건이 종료돼도 끝나지 않은 것처럼 느낀다”며 “외상적 경험 이후에 갖가지 환경으로 인해 PTSD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선정적인 언론의 보도나 불필요한 진술로 2차 가해가 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PTSD는 사건 발생 수개월 후, 1년 이상 경과된 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시간이 지나서 괜찮아져야 한다는 압박감이 당사자를 힘들게 할 수 있다. 청소년 등 PTSD 고위험군과 복합애도반응이 병합될 경우 자살의 위험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말했다.

의사회는 “여력이 된다면,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부상자나 가까운 사람을 잃은 사람에 대한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같은 사건을 겪어도 PTSD의 위험성이 다르므로 예전에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이나,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 청소년, 고령, 혼자 사는 사람 등 PTSD 고위험군에 대한 심리적 방역 체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1월부터 이태원 사고로 인한 재난심리지원 24시간 직통 전화(1577-0199)를 운영하고 있다.

<입장문 전문>

금쪽같은 귀한 생명, 더이상 잃지 않기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는 자신이나 타인의 실제적 죽음이나 죽음에 대한 위협, 심각한 상해, 정신적 또는 신체적 안녕에 위협을 주는 사건을 경험하거나 목격했을 때 생길 수 있다. 사건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적인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낀다. PTSD를 겪는 사람들은 사건이 종료돼도 마치 끝나지 않은 것처럼 느끼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PTSD에서 초반에 더 두드러지고 잘 알려진 증상은 재경험을 통한 플래시백, 공황발작, 악몽 등이다. 그러나 외상적 경험 이후의 갖가지 환경으로 인해서 PTSD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2차 가해이다. 트라우마를 경험하는데 있어서 ‘그 때 거기 있지 말 것을’이라는 후회는 우울감을 지속되게 한다. 어쩔 수 없는 우연에 대해 비난을 하는 태도로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언론의 보도가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조사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진실 규명에 불필요한 세부사항까지 다시 진술하게 하는 것도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PTSD는 사건 발생 수개월 후, 심지어는 1년 이상 경과된 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시간이 지나서 괜찮아져야 한다는 압박감은 당사자를 힘들게 할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사건에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청소년의 경우 PTSD의 고위험군이다. 즉 같은 사건을 겪어도 감정조절이나 판단이 어려운 10대의 경우 우울증이 발병하거나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특히 이번 10대의 안타까운 사례와 같이, 사건을 직접 겪은데다가 소중한 타인의 죽음을 목격한 사람들은 PTSD 뿐만 아니라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것에 대한 애도반응을 더 지속적으로 심하게 겪는다. 즉 복합애도반응(complicated grief)이 병합될 경우 자살의 위험성은 더욱 높아진다.

재난 상황에서의 정신건강 개입은 증상이 현재 심한 사람을 위주로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여력이 된다면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부상자, 가까운 사람을 잃은 사람 등에게는 좀 더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같은 사건을 겪더라도 PTSD의 위험성이 다르므로 예전의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이나, 기존에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 청소년, 고령, 혼자사는 분 등 PTSD 고위험군에 대한 심리적 방역 체계가 시급하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회장 김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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