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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SSRI 항우울제 처방 완화, 정신건강의학과 필요 없다는 뜻 아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타 진료과 항우울제 처방 허용 관련 확대 해석에 우려 표현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문턱 낮춰가겠다”는 입장문 발표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가 보건복지부의 SSRI 항우울제 처방 규제 완화와 관련해 정신건강의학과의 전문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공식적인 입장문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SSRI 등 항우울제 급여기준 관련 질의 및 응답’을 통해 12월 1일부터 정신건강의학과 뿐만 아닌 타 진료과에서도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계열 항우울제를 상용량으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반복 처방할 수 있게 했다.

단, ‘정신건강의학과로 자문의뢰가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로 한정짓고 우울증, 자살 생각 등이 드는 경우는 정신건강의학과 자문의뢰가 필요한 경우라고 명시했다.


이번 SSRI 항우울제 처방기준 변경안에 대해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그동안 정신건강의학과에 가면 F로 시작하는 질병 코드가 붙어 인생을 망친다는 괴소문으로 인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주저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다른 과에 가도 F코드를 붙여야 SSRI를 처방할 수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신건강의학과의 낙인을 타과에서 씻어줄 수 있다는 오해를 주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정신질환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막지 못한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타과에서 항우울제를 처방받는다고 이 부분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오히려 이번 보건복지부 질의응답은 정신건강의학과 의뢰 기준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SSRI 반복 처방이 가능한 경우는 신체적 질병에 의한 우울증에 한정되는 경우로, 불가피하게 SSRI를 처방하는 타과 선생님들께서도 정신건강의학과 의뢰 기준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CT, 혈액 검사 같은 객관적 검사가 없으니, 4년간의 수련 과정과 임상경험을 온전히 바쳐 환자들을 치료했다. 단순히 우울하다는 기분과 우울장애의 양적, 질적 차이를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항우울제의 처방은 우울, 불안에 대한 자기 인식과 전문가의 판단이 조화를 이룰 때 이뤄진다”며 “우울한 상황의 환자의 의지와 판단력이 떨어진 상태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항우울제 처방을 타과에서 받을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이득이 될지 손해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보건복지부의 권고안대로 SSRI 처방을 하는 타과 의사들이 정신건강의학과에 의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믿고 싶다. 정신건강의학과의 문턱이 높다는 현실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더욱 진실되게 환자 진료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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