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입법예고된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에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이에 대한 기본적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기관은 우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이후 민간의료에서의 공공의료 확대를 위한 확실한 지원책을 세워야 한다”는 뜻을 보건복지부에 전달했다.
앞서 복지부는 골자로 하는 국·공립병원(181개)만을 공공의료기관으로 한정하지 않고, 의료취약지에서 의료를 제공하거나 수익성이 낮은 의료를 제공하는 민간의료기관까지 공공보건의료 수행기관으로 인정하고 지원토록 하는 내용의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을 착수하고 입법예고 했다.
이번 법률 개정은 기존 공공보건의료 정책 방향을 전면 수정하기 위한 것이다.
의협은 우선 “기존의 ‘설립 주체 및 소유’에서 ‘기능’으로 제정립해 공공과 민간의 효율적 역할 분담 및 민간의 참여확대를 통해 공공보건의료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필수 보건의료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하는 동 법안의 개정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그러나 “필수 의료에 대한 국민의 의료 접근성 향상이라는 공공보건의료의 본연의 역할을 벗어나면, 중복투자에 따른 의료자원의 낭비와 함께 의료공급체계의 왜곡으로 이어진다”며 이번 법률개정안에 우려를 표했다.
의협은 특히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민간의료기관의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만큼, 민간의료와 공공의료의 분명한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우선 공공과 민간의 불필요한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일반진료의 제한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민간의료기관에는 진료비 지원, 국ㆍ공유재산의 무상대부 및 비용보조 등과 조세특례제한법 및 지방세 등 조세관련 법령에 따를 세제 감면 등 행정ㆍ재정 지원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공공보건의료 수행기관의 계획수립 및 결과평가 방식을 지역주민의 의견수렴을 통해 가능토록 하거나, 일정규모 이하의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특례를 적용해 행정부담을 완화토록 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와 함께 지역보건법은 국가 지정 필수 사업과 지방자치단체 자체의 사업에 대한 연계성이 부족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자체 사업에 대한 국가적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으며 복지부 장관에게 공공보건의료기관장의 공공보건의료 시행 계획에 대한 변경 요구권을 부여해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의협은 “민간에 의해 설립ㆍ운영되고 있는 민간의료기관을 강제로 공공보건의료 제공기관을 지정하는 것은 질적 저하와 함께 인프라 확대를 무산시킬 수 있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며 “ 의료취약지 거점의료기관 및 분야별 공공전문진료센터로 지정하고, 민간 보건의료기관은 신청을 받아 지정하는 방식으로 개선되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