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응급 대응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제2차 심뇌혈관질환 관리 종합계획’이 발표됐다.
이번에 정부에서 발표한 ‘제2차 심뇌혈관질환 관리 종합계획’은 보다 개선된 심뇌혈관 정보 제공·관리와 원활한 환자 이송·수용을 확인할 수 있는 ‘의료 이용 지도’ 마련 및 대한신경외과학회 산하 학회의 제안을 토대로 마련된 부족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인 ‘인적 네트워크’ 등이 담겨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권정택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장(중앙대학교병원 병원장)과 만나 이번에 발표된 제2차 심뇌혈관질환 관리 종합계획의 실효성에 대해 점검하고, 우리나라가 마주하고 있는 심뇌혈관질환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방향으로 보완·개선을 통해 나아가야 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제2차 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이 발표됐습니다. 이번 종합계획에 대해 평가한다면 긍정적인 부분과 우려되는 점은 각각 무엇이 있다고 보시나요?
A. 심뇌혈관질환 특성상 ▲기저질환 등을 조절해 증상이 발생하는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을 낮추는 ‘예방 부문’ ▲심뇌혈관질환 증상이 발생하면 응급 상황이 되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수술·시술 등을 시행하는 ‘응급대응 부문’ ▲재발 방지를 위한 ‘2차 예방 및 재활치료 부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번 제2차 심뇌혈관질환 관리 종합계획은 이전에 역점을 두지 못한 ‘응급대응 부문’에 큰 방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종합계획의 비전을 24시간 어디서나 심뇌혈관질환 걱정 없는 건강한 일상으로 두고, 추진 전략으로 ▲신속한 중증·응급 해결 파이프라인 확보 ▲진료 자원·인프라의 최적의 연계(networking) ▲환자 중심의 포괄적 관리체계 구축 ▲근거 기반의 정책 실현을 위한 모니터링 등을 설정했습니다.
특히, 심뇌혈관질환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응급대응에 관한 내용인 ‘신속한 중증·응급 해결 파이프라인 확보’와 ‘진료 자원·인프라의 최적의 연계’를 내세우고 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응급의료체계와의 연계에 관한 내용이 미흡하다는 것으로,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특성상 응급의료체계와의 관계를 적절하게 통합해 고민해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이번 제2차 심뇌혈관질환 종합계획의 일환으로 ‘심뇌혈관질환 인적 네트워크’ 도입이 추진됩니다. 해당 사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며, 어떤 방향으로 운영이 이뤄지는 것이 좋을지 견해를 부탁드립니다.
A. 현재 우리나라에서 뇌동맥류를 개두술 및 결찰률을 진행할 수 있는 의료진은 전국 87개 수련병원에 133명이 전부입니다.
이는 Big5 병원일지라도 최대 2명이 전부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실상 각 의료기관에서 의사 1명이 응급환자 발생을 대비해 1년 내내 당직 근무를 서야만 한다는 것을 뜻해 제약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해당 의료진들의 연령이 대부분 60세 내외로 정년퇴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즉, 뇌동맥류 개두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없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 먼 미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번 제2차 심뇌혈관질환 종합계획에 담긴 핵심적인 사업 중 하나인 ‘심뇌혈관질환 인적 네트워크 시범사업’은 대한신경외과학회 분과학회인 대한뇌혈관외과학회 및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 소속의 신경외과 전문의들이 자발적으로 구상한 아이디어가 정부 정책에 편입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심뇌혈관질환 인적 네트워크’는 권역센터 중심의 기관 네트워크와 상호보완적인 인력 중심의 네트워크 모형으로, 심뇌혈관질환자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진료 시스템입니다.
개별 단위의 의료기관의 전문의들의 협업을 통한 응급 중증 뇌혈관질환 치료를 극대화하려는 학회 회원들의 자발적인 노력 끝에 탄생한 최소한의 인력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자구책의 일환으로 마련됐습니다.
4~5개 병원을 묶어 각 주마다 환자를 받는 병원을 지정해 응급환자를 받을 수 있도록 대비하는 방향으로 운영한다면 공군 조종사들이 5분 대기조가 출격하면 권역 내에서 대기하던 조종사들이 다음 출격에 대비하고 나머지는 본인의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처럼 뇌혈관질환을 담당하시는 신경외과 선생님들도 본인의 생활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복불복으로 환자들이 특정 병원에 많이 몰리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겠지만, 1년 정도가 지나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1~2년은 진행 예정인 건강보험 시범사업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심뇌혈관질환 의료 이용 지도를 마련해 운영하는 방안도 포함됐습니다. 의료 이용 지도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려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현재 응급질환에 관해서는 권역 간의 환자 이송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각 진료권 내에서 환자를 수용해 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료 이용 지도에 담아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응급환자 발생 시 이송이 가능한 의료기관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응급의료센터의 인력 및 역량 ▲최종 진료과의 인력 및 역량 ▲중환자실, 수술실, 혈관조영실 등 각 의료기관의 시설 가용성 등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실시간으로 모든 정보를 정리해 포털사이트 등에 업로드하는 것은 인력과 시간이 매우 소요되는 일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 이렇게 정리된 내용을 바탕으로 119구급대 및 응급환자의 가족들이 의료기관을 선택해 즉시 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애초에 119구급대가 환자를 이송하면서 전화로 병원에 환자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입니다.
대형 건물이 무너지거나 대형 교통사고로 중증환자가 몰리지 않는 이상 응급실에 중증 환자가 넘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더불어 옛날에는 1339를 통해 가용 가능한 ▲병상 ▲수술실 ▲중환자실 등은 물론이고, 당직을 서는 전문의가 어떤 수술을 할 수 있는지 다 파악이 가능했던 만큼, 교통정리를 해줄 수 있는 시스템만 마련된다면 119구급대가 환자를 이송하는 부분에 있어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인터넷 강국입니다. 카카오택시 등의 운영 방식을 차용한다면 매우 좋은 응급의료시스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정부에서 응급 수용 곤란을 공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계시는데, 뇌혈관질환 중 특히 뇌동맥류 파열이나 색전에 의한 뇌경색증을 치료하는 신경외과 의사들은 이미 카카오톡을 이용해 지역별로 단톡방을 개설해 서로 환자 정보와 진료 가능한 병원을 공유해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바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이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심뇌혈관질환의 응급환자들이 골든타임 내에 치료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불어 뇌혈관질환 전문병원은 대학병원보다 더 많은 뇌혈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만약 상급종합병원급의 대학병원 위주로만 이뤄진다면 전문성을 갖춘 인력과 시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제되는 병원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뇌혈관질환 응급환자를 뇌혈관 전문병원으로 못 가고 대학병원으로만 가는 것은 불합리한 사안으로 이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Q. 이번 제2차 심뇌혈관질환 종합계획에 ‘심뇌혈관질환 정보센터’ 운영이 포함됐습니다. 기존 정보 제공체계 대비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시나요?
A. 제2차 심뇌혈관질환 종합계획에 따르면 심뇌혈관질환 정보시스템과 연계해 심뇌혈관질환 예방-진단-치료-관리 등에 대한 정보를 한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심뇌혈관질환 종합정보포털사이트’를 구축해 운영합니다.
다만, 현재 질병관리청에서 운영하는 ‘국가건강정보포털’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지만, 그 영향력은 매우 낮은 상황이며, ‘심뇌혈관질환 종합정보포털’에서 제공하는 내용들도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는 기본적인 내용들이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활용도가 매우 낮을 것으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