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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사회적 문제 ‘난임’, 시술 환자 대부분은 심한 스트레스 상태”

아이를 낳아도, 낳지 않아도 스트레스인 사회… 난임 지원 정책에 대한 점검 필요
국립중앙의료원 난임·우울증상담센터 개소 5주년 맞이 정책 심포지엄 개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난임 지원 정책을 점검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그러나 난임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가 아닌 개인의 의학적 문제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난임·우울증상담센터가 개소 5주년을 맞아 개최한 ‘난임 및 임신 스트레스 없는 사회를 위하여’ 토론회가 5월 19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출산율 0.78명이라는 국가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에서는 2월 인구위기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정부는 3월에 저출생 관련 4대 추진전략과 5대 핵심분야를 발표했으며, 그중에는 ‘건강한 아이, 행복한 부모’라는 어젠다도 있다.

토론회를 주최한 서정숙 의원은 ”오늘 토론회를 통해 난임 환자와 임신문제에 대한 정책적 고민을 하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저출산 문제 타개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주영수 원장은 “2018년에 개소된 중앙과 권역 난임·우울증상담센터 사업이 국정과제로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채워가야 할 부분이 많다. 중앙센터의 경우 서울을 비롯해 권역센터가 미설치된 지역의 상담을 포괄하다보니 대기 시간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적시에 충분한 심리적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전국적인 확대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사는 2개의 발제에 이은 토론 순서로 이어졌다. 먼저 ‘난임 및 임신 스트레스 없는 사회’라는 제목으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난임·우울증상담센터 최안나 센터장이 발제했다. 우리나라 난임 지원 정책의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하며, 우리나라는 ‘임신을 해도, 못 해도 스트레스 받는 사회’라고 말했다.


최안나 센터장은 “우리나라 난임 지원 주요 정책을 보면 건강보험 적용과 공적 지원이 병행되고 있다. 또 최근 난임 시술비 지원 정책에서 여성의 만 45세라는 연령 제한을 폐지했다. 이런 두 가지 정책이 모두 적용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지만, 효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난임 시술 환자의 대부분이 우울 등 정서 문제를 호소하며, 심한 스트레스 상태이다. 결과를 보면 45세 이상 임신율은 3.7%에 불과하며, 출산율은 0%에 수렴한다. 하지만 나이 제한 폐지는 나이와 상관없이 임신이 가능한 것처럼 들린다. 또 시험관 시술로 인해 다태 임신 등 고위험 임신이 증가하고 있다. 과연 시술 횟수만 늘려서 될 일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보조 생식술의 건보 적용 횟수 제한을 없애고, 보건소를 통한 공적 지원 병행을 폐지해야 한다. 여성 연령에 따라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가임력이 높은 20대를 위한 난임 예방 정책을 만들고, 의학적 사유의 가임력 보존에 대한 급여 지원을 해야 한다. 타인 임신 목적의 배아 기증에 대해서도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인식이 사회적 난임을 양산하고 있다. 아이를 더 낳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부부의 행복이 목표가 돼 유산의 아픔을 겪은 산모도 육아를 하는 양육모도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까지가 지원이다. 이런 문제가 이후 세대에서는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김장래 부센터장이 ‘난임·우울증상담센터 사업보고 및 발전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센터 운영 현황과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현재 난임·우울증상담센터는 중앙센터와 5개 권역센터가 협조해 사업을 진행중이며, 올해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일산동국대병원에 2개의 권역센터가 추가 설치될 예정이다. 단계별 상담 서비스를 운영해 내담자가 정상범위 또는 경도인 경우 센터에서 상담을 종결하며, 중증도 이상인 경우 해당 진료과로 연결을 지원하고 있다.

김장래 부센터장은 “5년간 12만 건 정도의 상담을 진행했다. 2023년도 1분기 상담 평균 대기일수가 42일로 다소 긴데, 더욱 줄이는 것이 과제이다.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7점으로 높으며, 이제는 도약기로서 전국 17개 시도 권역센터를 개소하고, 센터별 상담사 10명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회적 인식개선을 통한 출산 친화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저출산 문제와 난임 정책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대한보조생식학회 이택후 회장이 좌장을 맡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수형 연구위원은 “누구나 안전한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는 난임 지원정책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단순 시설 수 증가가 아닌 적절한 인력 확충이 필요하고, 근거에 기반한 난임 건강정보 제공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상당수의 난임 여성들이 적합한 건강정보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난임시술 시작 전 상담 및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동우 정책연구소장은 “난임 문제에 대한 인식과 치료의 지연이 심각하다. 분당차병원 난임센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난임을 경험하고 1년 미만에 내원하는 경우는 7%에 불과하다. 또한 치매센터와 난임센터 현황을 비교했을 때, 대상자 수는 1/3에 해당하지만, 조직이나 인력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저출산 대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난임 문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난임가족연합회 김명희 회장은 “한편으로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를 난임과 연결시켜서는 안된다고 본다. 난임은 의학적인 문제고 저출산은 사회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의학적인 난임에 대한 해결은 저출산과 다른 트랙으로 가야하고, 임신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임신 종합 상담센터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련 정책을 관리하는 보건복지부 최영준 출산정책과장은 “앞서 이중 지원을 지적하셨는데, 현재 건강보험은 모두에게 적용이 되는 부분이고, 본인 부담에 더해 일부 비급여 부분에 시술비 지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시술비 지원 사업에 대한 부분은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의를 통해 가급적 완화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난임 지원 정책을 인구 정책으로 볼 것이냐, 보건 정책으로 볼 것이냐 했을 때 현재는 인구 정책에 들어와 있다. 오늘 토론회를 들으며 많은 생각을 했고, 국가적으로는 예방적 차원에서 가임력 검사, 초음파 검사, 정액 검사 등 지원 확대를 추진하려고 한다. 재정의 한계를 고려해 급여 우선순위를 잘 구분하겠다”고 말했다.

최영준 과장은 “미숙아 등 난임으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도 의료비 지원 확충부터 시작해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센터의 역할 확장 측면에 대해서도 고민중이다. 내년에도 확장 계획이 있고, 수요가 많은 지역부터 확장하려고 한다. 기존 정신건강지원체계와 병행해 잘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 중심 정보 제공과 관련해서는 최근 난임 치료기관에 대해 3년에 1번씩 평가를 시작하게 됐다. 가볍게는 공기청정기가 있느냐부터 구체적으로는 배아를 며칠 됐을 때 몇 개를 주입하느냐까지 평가를 하고 결과를 전달하려고 한다. 지나친 경쟁이 되지 않으면서 정보를 잘 전달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영준 과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난임 정책은 건강보건 측면이지만 현 시점에서는 국가인구 측면에서도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자, 난자, 배아 관리절차 등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필요하다면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많은 의견을 듣고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모자보건학회 김증임 회장은 “대책을 마련할 때 경제적, 양적인 대책보다도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내용을 반영하고,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과거에 비해 지원금이 많이 확대되고, 육아를 위한 시스템이 많이 구축돼 있는데도 여전히 비판이 많다. 사회 곳곳에서 임신에 대한 양해를 구해주고 돌봐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저출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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