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대상은 의료인 품위손상행위에 국한되며, 의료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13일 의협은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의 대상과 범위에 대한 논란과, 일부 우려의 시각이 있는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히면서, 문제의 해법은 바로 자율규제권 확보에 있다고 덧붙였다. (아래 별첨 전문가평가제 관련 실무협의결과 Q&A 등)
의협은 시범사업 추진단 1차 회의 결과를 인용해 “현행 의료법 시행령 제32조에 의한 의료인 품위손상행위만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확실히 못 박았고, 행정처분도 현행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에 규정된 자격정지 1개월 이하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재차 확인했다.
또한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 입법예고안에 대해서도 보건복지부 주무 과장이 의협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언론을 통해 분명히 밝힌바 있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14일까지 산하단체 의견 수렴 중에 있다.
의협은 “일련의 모든 과정이 상임이사회를 통해서 공식적이고 매우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의료계의 오랜 숙원사업이기도 한 자율규제권 확보를 위해 명확한 절차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의 세부사항을 담은 매뉴얼과 관련해서는 지난 12일 의협 제75차 상임이사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쳤고 차기 상임이사회에서 안건을 확정할 계획이다.
또한 “복지부와의 회의를 통해 논의된 사항, 즉 양형을 의협 윤리위가 결정한대로 복지부가 시행하거나, 의사를 고용한 기관(사무장 병원 등)을 처벌할 수 있게 한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이와 별개로 시범사업 자체를 회원들이 적극 반대하면 시행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전문가평가제의 취지와 목적은 단순히 회원에 대한 규제나 징계에 있는 게 아니라 일부 비윤리 회원을 합리적인 방향으로 계도하고, 대다수 선량하고 도덕적인 회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이를 통해 진정한 자율권을 확보하려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제도를 막기 위해서는 국민의 지지와 신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일부 비윤리 사건들은 의협의 정책적 활동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어 왔다.
때문에 의협의 활동들이 국민에게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지고, 잘못한 회원을 감싸기만 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런 오해를 받으면서도 현행 의료법상 의협 스스로 할 수 있는 실효적인 권한이 없어 벙어리 냉가슴만 앓아온 게 사실이다.
의협 김주현 대변인은 “문제의 해법은 바로 자율규제권 확보에 있다”고 강조하고, “정부에 의한 ‘타율’이 아닌 ‘자율’에 의해 회원을 규제하는 것이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받는 전문가로서 위상을 회복하고 대다수 선량한 회원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평가제에 대한 회원 일각의 염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이번 시범사업 참여를 통해서만이 의료계가 자율규제권을 가져올 수 있고, 전문가로서의 위상과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제시한 8개 비도덕행위에 대한 항목과 12개월 처분에 대해선 협의를 통해 회원들의 우려를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의료계 자율규제권 확보 관련 논의는 지난 3월 9일 보건복지부가 면허관리 개선방안을 통해 의료계에 자율규제권을 위임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의협에서 ‘면허제도개선 및 자율규제권 확보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운영하며, 3번의 공청회(서울, 대전, 전주)를 여는 등 회원들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안을 작성했다.
9월 22일 의협과 보건복지부가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면허제도개선을 위한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을 이르면 11월부터 광주 등 3개 광역시도에서 실시하기로 공동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