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취한 대변의 DNA 분석을 통해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박동일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장내시경을 실시한 대장암환자, 대장선종환자, 정상인 세 그룹의 대변을 채취해 대장암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유전자 변화를 분석한 결과 대장암 진단에 신뢰할 만한 민감도 반응을 보였다고 밝혀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대장암을 진단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가장 정확한 것은 대장내시경 검사로 의료진이 직접 대장 구석구석을 살펴보기 때문에 지금까지 어떤 검사보다 정확하고 선종이 발견되면 검사 도중 바로 제거할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장내시경 검사를 위해서는 장을 모두 비워야하고 검사시간도 많이 소모돼 대장내시경 검사 대상이 되는 사람 모두에게 단 시간내에 시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두번째 대장 검사로는 채취한 변에 피가 섞여있는지 판단하는 분변잠혈검사가 있다.
이 검사는 대장암이 있으면 출혈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시행하는 검사로 동시에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검사가 가능하지만 출혈의 이유는 암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며 심지어는 암도 크기가 작으면 출혈이 없을 수 있어 진단율이 다소 떨어진다.
단지 이 검사는 검사절차가 단순하고 적은 비용으로 어느 정도 대장암진단의 참고자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번째로는 채취한 대변의 DNA검사를 통해 대장암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현재 일부 국가에서 시험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DNA를 이용한 대장암진단은 변에 묻어있는 대장상피세포나 대장암세포 DNA를 추출해서 대장암에서 흔히 발견되는 유전자 변화가 있는가를 검사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암을 직접 진단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가장 정확한 방법 중 하나지만 많은 유전자변형을 조사해야하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비용도 대장내시경보다 훨씬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 적용하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번에 박동일 교수가 새롭게 연구한 검사방법은 DNA검사를 기본으로 하는 것으로 대변 DNA검사시 대장암 발병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판단되는 5가지 유전자의 과(過)메틸화(유전자 앞부분의 프로모터라 불리는 조절부위에 비정상적으로 메틸기가 결합하는 현상)를 검사하는 방법.
이 검사법을 이용해 실제 대장암 환자 30명·대장선종환자 25명·정상인 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장암에 대한 민감도는 76.7%, 진행성 선종은 85.7%, 대장 선종은 76%로 나타났다.
즉 대변의 DNA분석결과 대장암환자의 76.7%와 진행성선종 환자의 85.7%가 과메틸화 반응에서 양성을 보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교수는 “대장암의 특이도는 96.8%로 매우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대장암이 없는 사람은 대변DNA검사가 음성일 확률이 96.8%란 의미로 대변 DNA검사가 음성이면 대장암은 거의 없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DNA를 이용한 대장암 검사는 정확성이 높으면서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쉽게 검사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