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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기획1]국립 한전원, 醫 반발 뚫고 출항

신입생 모집 및 교수 공채 실시, 의료계 반발 불씨 여전

지난 해 8월 정부의 발표 이후 의료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립 한의학전문대학원(이하 한전원) 개교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의 한전원 건립 계획이 발표되자 한전원 유치에 뛰어든 국립대는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전남의대 등이었으며, 부산대측의 적극적인 유치활동에 힘입어 부산대가 최종 선정됐다.
 
현재 부산대는 지난 2월, 2008년도 국립한의학전문대학원(이하 한전원) 신입생 모집요강을 발표한 이후 5월 시험공고를 앞두고 있다.
 
시험은 8월말에 치러지며 성적통지는 10월이다.
 
학생 선발과 동시에 현재 한전원 교수 채용 공고를 낸 상태며 5월 27일부터 지원서류를 접수 받는다.
 
이 밖에도 한의과 교수들과 의대교수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교과과정개발 연구팀을 구성해 교과과정 수립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학교는 제2양산캠퍼스 내 의과대학 및 부산대병원, 한전원 등의 건립을 통해 양한방을 아우르는 명실공히 토털 의료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전원 설립 취지는 한의학의 세계화 및 과학화인 만큼 한전원 유치는 물론 한양방임상센터 유치를 적극 추진, 거의 성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한전원 설립은 정부의 설립 발표 전후부터 의료계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발표 당시 의료일원화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한전원 설립을 재고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후 부산의대 교수인 박인세 부산대 총장을 의협 윤리위원회에 제소, 강력한 반대 의지를 재천명했다.  
 
의료계의 이 같은 반발에는 한전원 설립이 검증되지 않은 한의학에 대한 공식화를 공고히 한다는 것, 이를 통해 유사의료행위가 더욱 더 범람할 것이라는 명분이 깔려 있다.
 
실제로 유치 경쟁에 뛰어든 한 의대의 경우, 의대교수들의 반발로 한전원 유치 찬반을 묻는 투표가 아예 실시되지 못했다.
 
또한 한정된 의료계 안에서 실체도 알 수 없는 한의학에 밀려 더 열악한 상황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학적 근거를 들어 한전원을 반대한다는 것은 대외적인 명분일 뿐”이라고 말했다.
 
즉 한의학에 대한 의사들의 반대 논리에는 엄연한 의학적 입장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차피 국민들이 볼 때는 똑 같은 의사”라며 “같은 의사지만 분야가 다를 뿐이라고 했을 때 어려운 의학적 규명 보다는 단순한 의학적 경쟁관계에 무게 중심이 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가 한전원 건립을 고사한 것과 관련, “한전원은 안되지만 한의학과는 괜찮다고 한 것은 넌센스”라며 “한전원 대신 한의학과를 유치한다고 해서 의료계가 반대하는 한의사가 배출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서울대의 고사 논리가 이율배반적임을 꼬집었다.
 

아울러 한전원 설립 자체를 반대한다면서 내노라는 하는 지방국립의대들이 너도나도 경쟁에 뛰어든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의료계와 한의계가 서로 배타적으로 깍아 내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상호존중이 필요할 때이며, 지금이 바로 기회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부산의대 한 교수는 “상대방(한의계)에 대한 존중이 너무 부족하다”며 한전원을 통해 의료계와 한의계간의 깊은 골이 예상보다 심각하는 것을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산의대의 또 다른 교수는 “한의학이 실증적이지 못하고, 비수술적일 뿐 아니라, 미생물 개념과 예방의학개념이 없는 등 의학적인 측면에서 인정하기 힘든 부분도 있겠지만, 생약의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며 “기초 의학인으로서 이 같은 효과에 대한 연구를 통해 보다 포괄적인 의학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시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른 동료의 예를 들며 “수술 후 상황버섯 달인 물을 먹어도 되는지를 묻는 환자에게 대답을 할 수 없었다는 호소를 들었다”며 “그 동료의 말인 즉  ‘알아야 얘기를 해 줄 수 있지 않느냐’며 ‘환자에게 좋을 수도 있는데 무조건 먹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언제까지 이렇게 서로 담을 쌓고만 있을 게 아니라’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를 부산대가 쥐게 된 만큼 부산대로서는 한전원 설립 과정 및 이후 상황에 대해 적잖은 부담감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이에 부산대 한전원 설립추진단 관계자는 “부산대가 한전원을 유치한 대승적 명분과 방향이 뚜렷한 만큼 그 어떤 비난도 감수하겠다”고 강조, 확고한 설립 의지를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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