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로상피암은 고령층에서 발병률이 높고 전이와 재발이 잦아서 예우가 불량하고 치료가 까다로운 암이다. 특히 FGFR 변이가 흔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억제하는 치료제가 없어서 미충족수요가 강했던 질환인데,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새로운 약이 출시됐다. 바로 한국얀센의 ‘발베사정(얼다피티닙)’이 그 주인공이다.
발베사은 세계 최초의 FGFR 변이 요로상피암 표적 치료제로 2019년도에 FDA 승인을 받은 제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22년 11월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았으며, 올해 9월 3상연구인 ‘THOR’를 기반으로 허가 사항이 업데이트 돼 면역항암제 사용 후 질병이 진행된 FGFR 변이 요로상피암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국얀센이 16일 발베사의 최신 임상데이터와 치료가치, 요로상피암에서의 FGFR 변이 진단 중요성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첫 순서로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김인호 교수가 전이성 요로상피암의 치료현황과 최신지견에 대해 소개했다.
김인호 교수는 전이성 요로상피암(방광암)에 대해 발생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고령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남성 환자에게서 빈번히 발생하며,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더욱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방광암의 또 다른 특징은 ‘재발’”이라며 “초기에는 근육층을 침범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되지만, 재발을 반복하며 결국 전이성 병기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전이성 병기에서는 약물 치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방광암의 가장 주요한 위험 요인은 흡연이며, 무증상이 많지만 초기에는 혈뇨가 나타나거나 요통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며 “주로 소변검사, 영상검사 등을 통해 진단이 이뤄진다”고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근육 침범 여부’에 따라 치료의 전략이 달라진다. 김 교수는 “근육 침범성 요로상피암에서는 항암치료나 약물치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FGFR 유전자 변이가 요로상피암 환자의 약 10~20%에서 발견되며, 이 변이는 주로 진행된 암에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발베사의 임상적혜택이 확인된 BLC2001 연구와 THOR 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먼저 이전치료에게 실패한 후 발베사를 투여받은 FGFR 변이 요로상피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2상 연구 ‘BLC2001’에 대해 “암이 줄어든 환자의 비율(반응률)이 약 40%로 나타났으며, 이는 당시의 다른 치료제와 비교해 매우 고무적인 결과였다. 또한, 무진행 생존기간은 약 5.5개월, 전체 생존기간은 13개월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이 연구에서 주요 부작용으로는 고인산혈증, 피부 및 눈 건조 등이 있었으나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고도 덧붙였다.
임상3상 연구인 THOR 연구에선 기존 항암제 대비 발베사가 더 나은 생존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발베사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기존 항암제 대비 악화위험이 약 40% 감소됐으며 전체 생존기간은 약 4.3개월 더 길었다. 반응률도 약 45%로, 기존 항암제 대비 훨씬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고 했다.
이어 “발베사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약물로 자리 잡고 있다. FGFR 변이가 있는 환자들에게 특히 효과적이며, 기존 항암제나 면역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한다. 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FGFR 변이가 있는 환자에게 발베사를 주요 치료 옵션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발베사의 사용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음 차례로 여의도성모병원 병리과 김태정 교수가 요로상피암에서의 FGFR 유전자 변이 진단과 국내 검사현황에 대해 설명하며 요로상피암의 흔한 변이인 FGFR를 진단하고 치료로 연결하는 시스템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방광암 환자들에게 FGFR 변이를 찾아내고, 임상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검사 플랫폼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태정 교수는 “요로상피암의 발병에는 다양한 원인들이 있으며 이로 인해 여러 유전자 변형이 발생하게 된다. 암세포는 단일 유전자 변이로도 생길 수 있지만, 대개 여러 유전자 변이가 동시에 발생해 암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처럼 표적 치료가 가능한 시대에는 이런 유전자 변이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많은 환자들이 자신의 유전자 변이와 그에 맞는 치료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NGS 검사는 여러 유전자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어 FGFR 변이를 검출하는 데 매우 적합한 검사다. 하지만 NGS 검사는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전문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병리과에서는 적절한 검체에서 DNA나 RNA를 추출해 검사하는 과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방광암 환자의 경우, 조직검사를 통해 나온 검체가 가장 많이 사용되며, 파라핀 조직 블록 형태로 보관되어 오랜 기간 동안 DNA와 RNA를 보존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NGS 검사나 RT-PCR 같은 유전자 검출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현재 키아젠의 RT-PCR 방법으로 FGFR 검사가 허가된 상태이며, 많은 병원에서 NGS 검사를 통해 FGFR 변이를 검출하고 있다. NGS 검사는 복잡하고 많은 단계를 거치는 검사이지만, 국내 병원들은 이미 이러한 분자 검사를 위한 충분한 인증과 검증을 거친 상태”라고 밝혔다.
끝으로 “국내의 NGS 검사 시스템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잘 갖춰져 있으며, 많은 병원들이 자체적으로 이러한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시작된 NGS 선별급여 제도로 인해 다양한 암종에서 필수 유전자 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FGFR3 유전자는 아직 필수 유전자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존슨앤드존슨 항암제사업부 총괄 김연희 전무는 “발베사는 그동안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서 최선의 치료 성과를 기대할 수 없었던 많은 환자들과, 그들이 곁에서 함께 고민해 온 의료진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항암제는 단순한 약물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고 환자들의 삶을 연장하고 더 나아가서 우리의 소중한 가족과 사회의 일원을 지켜내는 역할을 한다. 미충족수요가 있는 환자들을 찾아내고 최적의 치료제를 제공하는 것이 제약회사로서 추구해야 할 가치다.”라고 전했다.
또 “급여 등 환자 접근성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과 고민들을 기울이고 있다. 발베사를 통해 FGFR 변이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