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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한여름에 에어컨도 못 튼다” 한랭응집소병, 지원 절실해

사노피, 한랭응집소병 알아보는 미디어세미나 개최
국내 치료제·질병코드 없어…수혈과 대증요법만으로 버텨와

한랭응집소병(Cold agglutinin desease, CAD). 이름마저 생소한 이 병은 정상체온 아래에서 보체가 활성화되면서 자가 항체의 일종인 한랭응집소가 용혈을 일으켜 발생하는 질환으로, 쉽게 말해 적혈구의 비이상적 파괴가 지속되는 자가혈액 질환이다. 

환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현실적으로는 치료와 진단은 그림의 떡이다. 특히 의료진들조차 이 병명에 대해 아는 경우가 드물 만큼 인지도가 낮은 희귀질환이다.

이에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는 한랭응집소병에 대해 알리기 위해 7일 ‘의료 사각지대의 극희귀질환 ‘한랭응집소병’ 환자들의 삶에 대하여’를 주제로 미디어세미나를 개최했다. 미디어세미나에서는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의 장준호 교수가 주 연자로 나서 한랭응집소병 질환의 현실에 대해 짚어냈다.



한랭응집소병은 100만명당 1명 꼴로 발생하며 우리나라에는 약 100여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단되고 나면 5년간 사망률은 3배 증가하며, 진단 후 생존 여명은 8.5년에 불과하다.

한랭응집소병 환자는 빈혈이나 호흡곤란, 혈색소뇨증, 말단 청색증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이에 허가된 치료제가 없다. 때문에 현존하는 유일한 치료법은 임시방편으로 수혈을 받는 것이지만 그마저도 피가 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따뜻한 물을 지나가게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온도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냉장고나 에어컨 등 체온보다 조금만 온도가 떨어져도 그 피로도는 암환자의 피로도와 맞먹는다. 이에 한랭응집소병 환자들은 한여름에도 따뜻한 차림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물론 직장생활, 빨래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사실상 어려운 수준이다.

장 교수는 환자들이 수혈을 받더라도 환자들이 사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그 이유는 혈전 때문이다. 

한랭응집소병으로 인한 혈전은 △보체를 통해 생기는 것 △적혈구 자체에 의해 생기는 것 △응고시스템에 의해 생기는 3가지 요인이 있는데, 응고 시스템으로 인한 혈전을 해결하더라도 나머지 두 요인을 차단하지 못하면 혈전으로 인해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일반인들이 한랭응집소병의 빈혈 피로도에 대해 이해를 못한다는 한계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장 교수는 “혈액이 깨져 극심한 피로가 발생하는데, 깨지는 것만 막아준다면 빈혈 개선이 안 되더라도 삶의 질이 완전히 달라질 정도다.”라며 “일반 빈혈환자들의 혈색소 수치와 큰 차이가 없는데 높은 피로도를 환자의 가족들까지도 환자를 정신병으로 몰아붙이기도 한다. 환자 본인은 힘들지만 아무도 이해를 못해주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랭응집소병은 질병 코드도 없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는 한랭응집소병이 아닌 용혈성빈혈로 코드가 들어가고 있다.

장 교수는 “코드를 만드는 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학회 등에서 신청해야 하고, 논의 후 1~2년에 한 번씩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데 현재 그 작업이 잘 안 된다. 환자 수도 파악이 안 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용혈성 빈혈 코드로 잡히고 있어 비급여는 아니며 수혈 등은 보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장 교수는 “나이가 젊든 많든, 조기 발견을 하면 예후는 좋다. PNH 역시 보체 활성화 때문에 생기는 병으로 제일 윗단계에 결합해 치료하는 약제들이 개발됐으며 비슷한 곳에서 결합하는 약제들이 훨씬 더 좋은 효과를 얻는다. 보체 질환에 있어서는 약제 투여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삶의 질이나 생존율이 일반인들과 같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장 교수는 희귀질환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하며 교육과 홍보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또 PNH(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의 사례를 예를 들면서 희귀질환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만약 치료제가 나오더라도 근로는 커녕 일상생활조차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고 있어 환자단체가 결성되기도 어렵다. 때문에 질환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많은 노력을 해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홍보나 교육, 국가와의 긴밀한 협조 등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제 도입이 제일 큰 문제로, 약들이 너무 비싸다. 개인적으로는 할 수 없고, 국가 예산이 들어가야 한다.”며 “다른 질병들도 처음에는 국가 예산이 많이 들어가더라도 신약이 점점 나오면서 국가 예산이 점점 적게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남는 예산은 더 소외된 환자들을 위해 사용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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