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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얼굴 여드름 환자 상담 시, 몸 여드름도 적극적으로 상담해야”

얼굴 여드름 환자 50% 이상이 몸 여드름 동반
몸 여드름 동반 시, 일상생활에 더 큰 고통 느끼나 전문가 상담엔 언급 꺼려

여드름은 가장 일반적인 염증성 피부 질환 중 하나로 12~25세 중 85%가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지만 감정적인 고통이나 자존감 결여, 사회불안장애와 연관돼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얼굴 여드름은 천식, 당뇨, 뇌전증, 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가진 것과 유사하게 심리사회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몸 여드름은 환자들이 심리적인 위축을 느끼게 하며 환자들의 사회생활에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그간 환자들은 몸 여드름에 대해 먼저 나서서 의료진에게 말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의료진들도 몸 여드름에 관해 환자에게 물어보는 일이 적기 때문에 치료가 제한됐다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 환자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몸 여드름 

시장조사기관 Kantar Health는 얼굴 여드름 환자들에게 몸 여드름이 동반될 때 나타나는 정서적 부담을 알아보기 위해 ‘Combined burden of facial & truncal acne’ 조사를 진행했다. 

미국, 캐나다, 브라질,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의 환자 1232명과 의료진 4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몸 여드름은 높은 유병률을 나타내지만 보고가 잘 되지 않아 제대로 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 방치되고 있었다. 



조사에 의하면 몸 여드름은 옷으로 가리기 쉽지만 얼굴 여드름만 있을 때보다 환자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나타났다. 

얼굴과 몸 여드름 둘 다 있는 환자들의 약 ⅓은 얼굴 여드름만 있을 때보다 창피함을 더 느끼거나 자신들이 못생겼다고 느꼈고, 약 ⅔는 세상과 단절된 것 같다고 느낀다고 응답했다.

뿐만 아니라 얼굴 여드름과 달리 몸 여드름은 청결하지 못하거나 위생 관리에 소홀, 또는 전염병처럼 주변에 퍼질 수 있다는 인식을 준다고 나타났다. 환자 중 65%는 타인으로부터 자신이 청결하지 못해 몸 여드름이 생겼다고 인식될 것을 걱정했고, 73%는 창피함과 타인이 자신을 판단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여드름은 환자의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자 60%는 얼굴과 몸 여드름 때문에 언어적, 신체적으로 놀림 또는 학대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10대 환자의 50%는 학교에서 불공평한 대우를 경험했고 얼굴, 몸 여드름이 학교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응답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한 25세 여성은 몸 여드름이 자신에게 주는 영향에 대해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해서 이성과의 연애를 하지 못한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대해서도 주저하게 되고 메이크업을 하지 않으면 친구들과 놀러 나가지 않는다.”라고 응답했다.

또한 몸 여드름이 있는 사람들은 사진 찍기, 화상 대화나 운동과 같은 일상적인 활동을 제대로 하기 어렵고 사회생활을 기피하게 되는 경향을 보였다. 낮은 자존감 때문에 사회적인 상호작용과 친밀감을 가지는 데에 있어서 회피하게 되는 환자들도 있었고, 환자의 약 33%는 여드름으로 인해 로맨틱한 관계나 데이트도 회피한다고 응답했다. 
 

환자의 60%는 얼굴 여드름이 삶의 질에 2배 이상 악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으며 얼굴과 몸 여드름이 동반될 시 해당 비율은 75%에 달했다. 여기에는 몸 여드름으로 인한 창피함과 타인의 시선을 걱정하는 감정적 부담이 포함됐다.

특히 환자들은 의료진과의 상담 시 자신들이 몸 여드름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받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75% 이상의 환자들은 몸 여드름 치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고, 얼굴과 몸 여드름에 작은 호전이라도 있다면 치료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85%에 달했다.

◆ 몸 여드름 치료를 위한 적극적 문진의 중요성

국내에서는 청담리더스 피부과 노낙경 원장이 병원을 방문한 얼굴 여드름 환자 290명에 대해 직접 연구하고 대한여드름주사학회에서 발표한 내용에서 얼굴과 동반되는 몸 여드름에 대한 정서적 부담을 확인할 수 있다.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진료를 다르게 했을 때, 몸 여드름에 대한 보고가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는 연구였다.

노낙경 원장은 해당 연구에서 한 그룹은 환자 진찰 시 얼굴 여드름에 진료만 실시하되 몸 여드름이 있다고 설명한 환자들에 대해서만 추가적으로 몸 여드름 진료를 시행했다. 반면 다른 그룹은 적극적으로 등이나 가슴 등에 여드름이 있는지 묻고, 육안으로 확인했다. 

그 결과, 적극적으로 확인한 그룹에서는 얼굴 여드름 환자 52.4%에서 등과 가슴 여드름이 확인됐다. 그러나 다른 그룹에서는 소수의 6% 환자만이 몸 여드름에 대해 자발적으로 언급해 환자들이 몸 여드름 언급을 꺼리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또한 성별∙나이와 무관하게 얼굴 여드름이 심한 경우 가슴과 등에서 여드름이 관찰되는 경우가 많았다. Korean Acne Grade (KAG) 1, 2 (경도~중등도)환자의 경우, 46.8%에게 얼굴과 몸 여드름이 동반됐고 KAG 3, 4, 5 (중등도~중증)의 경우에는 동반율이 71%에 달했다. 

노낙경 원장은 특히 “여성 환자들의 경우, 몸 여드름은 가려져서 보이지 않더라도 일부 노출이 될 수 있어서 얼굴 여드름 못지않게 혹은 더 심각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제언하였다.

이처럼 Kantar Health와 노낙경 원장이 연구한 바를 종합하면 환자가 스스로 몸 여드름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더라도 몸 여드름 치료에 관심이 높고, 얼굴 여드름이 있는 환자에게는 몸 여드름이 공존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의료진은 환자들에게 몸 여드름에 대해서도 반드시 질문해 개방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시작해야 하며, 적극적인 문진을 통해 치료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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