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망자를 낸 대구경북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되돌아보고 다가올 2차 대유행에 대비해 새로운 대비책을 세워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병원협회가 향후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대비하고 예방적 접근을 통한 선제적 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14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코로나19 위기극복 위한 병원인 및 병원계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결의대회에는 병원 직능단체 대표들과 병원협회 산하 시도 및 직능병원 회장들이 참여해 코로나19 위기극복에 대한 결의를 다지는 한편, 상호 공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서 대한감염학회 백경란 이사장이 ‘코로나19 재유행 대비, 병원인·병원·병원협회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백경란 이사장은 국내 코로나19 대비태세가 경계 단계로 격상된 이후를 “병원들의 고난이 시작됐던 시기”라며 운을 뗐다.
경계 단계 때 지역사회 전파를 예방하고 의료기관 내 집단감염 예방을 위해 병원들은 ▲출입구 동선 관리부터 ▲방문객 관리 ▲선별진료소 설치 ▲원인미상 폐렴 관리 ▲직원 관리 등을 실시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코로나19 환자 전문치료병원으로 전환됐다. 이후 심각 단계로 격상된 후 드라이브스루 등의 선별진료소가 대량으로 설치되고, 생활치료센터 개소, 개학 연기 등이 이루어졌다.
백 이사장은 “결국 장기전으로 가야하고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데, 치료제는 금방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대비해야한다”며 “대구경북 코로나19 유행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되돌아보고 새로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구경북 코로나19 사태 당시 대응 과정의 문제점으로 ▲병상 부족 ▲의료인력 부족 ▲의료장비 부족 ▲시스템 부재 ▲법규 부재 ▲정보공유 부족 등을 들었다.
백 이사장은 ”임상자원 부족에 대비해 병상이나 인력, 의료장비가 얼마나 있는지 현황을 파악해야 하고, 유행역학과 발생 환자수 예측, 지자체 및 의료기관의 유행 규모별 대응 시나리오 마련이 필요하겠다“고 제언했다.
중증도에 따른 진료체계 개선과 겨울철 대비 진료방안 강구도 강조됐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19 환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비(非)코로나 환자도 있기 때문에 중증도에 따라서 진료하는 의료체계를 준비해야 하겠고, 어떻게 합리적으로 치료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며, 겨울철이 되면 호흡기 환자가 대거 늘어날 텐데 어떻게 구분해 진료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현재 국가지정격리병상과 민간 상급종합병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중환자 진료가 앞으로 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되겠다“며 ”간호사 인력을 미리 뽑아 훈련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국가지정격리병상의 시설이나 장비의 보완, 공공의료원의 합리적인 운용도 피력했다.
백 이사장은 ”국가지정격리병상의 시설이나 장비가 노후화된 게 많아서 시설을 보완하고 개보수를 위한 유지비가 지원될 필요가 있다“며 ”생활치료센터를 개소·운영하기 위해서 행정인력도 많이 소요되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계획을 세울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